오늘의 바람은 헝가리 발라통 호수의 소도시 케스트헤이의 바람. 

온 종일 비가 왔었다.  성수기가 아니어선지 호객행위를 하는 인파따위도 없었다.  

기차역에서 숙소가 몰려있는 곳까지 20여분을 배낭 메고 걸었다.  

겨우겨우 숙소를 잡고 한 여름인데도 한 겨울처럼 오돌오돌 떨었다.

비가 그친 밤 조도 낮은 전등 아래서 저녁을 먹는데 멀리서 폭죽이 터졌다. 

그 때는 몰랐지만 다음 날 유명한 요트 축체의 전야의 일환이었다.  

내가 와서 이 소도시에서 축제를 벌여주는 것이라고  

스파게티를 해먹으면서 후후 웃었다.  

크로아티아에서 들어오던 길이라 헝가리 돈은 하나도 없었는데 

그리 큰 돈이 아니라며 케스트헤이까지 가는 기차표값을 두 명분이나 기꺼이 내어준 마흔이 조금 못된  

아리따운 여인에 대한 기억도 있었지.  

 

오늘의 바람은 헝가리 케스트헤이의 바람.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바람이 지금,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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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9-04-2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내내 굴라쉬가 먹고 싶더니만, 헝가리가 그리운게로군.

Hardboiled Oz 2009-04-2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비 온 다음 날 이 가시 거리와 청량한 공기까지 오늘은 헝가리 헤비츠의 바람.

Hardboiled Oz 2009-04-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운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 스스로 점점 내 몸을 여행자 모드로 바꾸고 있는 탓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