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었어도 스무날이 한결같이 여름처럼 덥더니만, 이제 가을이 와주시는 건가.

날이 잔뜩 지푸려 우산 꼬챙이로 푹 찌르면 비닐봉지 안에 가득했던 물폭탄이 떨어질 것만 같다.

그래선지 뭔가 석연치 않은 날들의 연속.

감정이 개운치 않다. 아직 무언가 남았다.

책을 읽어도 정리되지 않은 어떤 것이 남아있다. 영화를 봐도, 당연히 끝까지 보았는데도 남아있다.

과잉과 부족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잘라내지 못한 미련도 도사린다.  절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정한다, 10월의 영화, 영화들.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모던보이>, <고고70>, <비몽>, <내 친구의 사생활>,

<구구는 고양이다>,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미쓰 홍당무>, <언더 더 쎄임 문>, <사과>,  

<하우 투 루즈 프렌드>, <아내가 결혼했다>, <바디 오브 라이즈>, <그 남자의 책 198쪽>,

<도쿄!>, <나는, 인어공주>, <멜로디의 미소>, <굿' 바이>,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컨트롤>

 

역시 가을엔 영화.

 

 

 

 

하지만 개봉하겠다던 <눈 먼 자들의 도시>, <체-게릴라>는 역시 감감 무소식?!

<바빌론 A.D> 같은 영화는 보기 싫은데 왜 감독이 <증오>의 마티유 카소비츠 냐구.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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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boiled Oz 2008-09-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승우가 왜 이리 노래를 못하나 했다. 스토리 전개는 빠른데 재미가 없었다. 이게 뭔가 싶더라. 노래도 나오고 춤도 나오는데 이건 영화가 영 신나지가 않더라. 허나, 역시 조승우. 중반 이후에 터지는 그의 노래는 정말 신나서 부르는 예의 그 선율이었다. 의외의 발견, 노래 참 잘하던 홍광호. 역시 <고고70>의 가장 슬픔은 신민아의 연기력 부재이며, 피나는 노력에도 리듬을 탈 수 없었던 그녀의 댄스였다. 열심히 추는 거는 같은데, 음악과 딱 맞아 떨어지는 그르부감은 없어서 안타까웠다. 김아중이 했더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Hardboiled Oz 2008-10-0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를 책으로 읽지는 않았겠다 싶다. 할리퀸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보기에 무난하긴 했지만 재밌었다고 할만 하지는 않은.

Hardboiled Oz 2008-10-0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키판 <운수 좋은 날>이랄까, <아이스크림, 아이 스크림>은 터키의 현실과 마치 아지즈 네신의 책을 읽는 듯이 민초의 우메함을 그리고 있었다. 무겁지도 않게. 그저 하하 여러번 웃을 수 있게. 뭔가 크게 남지도 않게. 터키 영화다웠다.

Hardboiled Oz 2008-10-0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 속에서 우리가 잃은 것>에서 로멘스가 들어나지 않아주어 다행이었다. 덮어놓고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몸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버렸다면 영화의 여운은 남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전적으로 이해는 됐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해가 되지 않았고, 여운이 남았다. 요즘은 계속 감정이 남는다. 내 감정을 잘 추스리지 못한 탓이다.

Hardboiled Oz 2008-10-1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캐릭터가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봐주기가 쉽지 않다. 신경증의 잭 블랙이라니. 니콜 키드먼 여사는 퍽 어울리기도 해. <마고 앳 더 웨딩>은 뭐가 그리 불안한 걸까. 그래서 어디 결혼식이나 제대로 하겠어?!

Hardboiled Oz 2008-10-1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사랑의 레시피> 재밌네. 마지막 장면은 본 거 같은데, 어서 봤을까. 뻔하디 뻔한, 가볍디 가벼운 허나 자꾸 보게 되는 로멘틱 코미디의 전형.

Hardboiled Oz 2008-10-1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몽> 보고 싶어효!

Hardboiled Oz 2008-10-1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분만 장면이 없었으면 어쩔뻔 했어. 여자들끼리 질질 짜는 영화 싫어하는데 뻔한 그런 장면이 나와 다소 실망하던 중에 솔직한 분만 장면은 참 좋았다. <내 친구의 사생활>은 배우로 보자면 재미난 장면이 많았지만 영화로 보자면 클리셰의 천지.

Hardboiled Oz 2008-10-2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가 결혼했다>를 원작과 비교하자면, 생활의 극적 해석, 정도. 뭐, 재미는 있더군. 한 건 올린 김주혁과 손예진.

Hardboiled Oz 2008-10-24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본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김광석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듣고 찾아봤더니 밥 딜런의 <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라는 것을 알자마자 그의 목소리가 신이라 하는 영화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락커>를 본 것은 정말 우연의 일치?! 뭔가 우주가 손잡은 이 대단한 우연에 의미가 있을 것만 같다.

Hardboiled Oz 2008-10-2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바보들>도 봤구나. 이제 르네 젤위거도 조지 클루니는 더더욱 삼십대 연기 하기가 쉽지 않겠구나, 했었지. 그래도 이런 로멘틱 코미디는 언제 봐도 좋아.

Hardboiled Oz 2008-10-2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양이에 관한 영화인 줄은 몰랐다.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일본 영화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없이 작아져서 내 얘기 아냐?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모토 같다. 우에노 주리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그렇다고 딱히 주인공이 아니었나 되돌아보면 그것도 아니었고. 그저 일상이다. 일상에 숨어드는 작은 행복 같은 것.

Hardboiled Oz 2008-10-3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 만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볼 수 있었던 <굿' 바이>는 예를 차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스튜디오 영화였다. 다소 촌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던 전형적인 일본영화라 할 수 있겠다.

Hardboiled Oz 2008-12-25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준호 감독이 가게에 온 날, 그를 보고 그의 언잖은 도도함에까지 매혹되었었다. <도쿄!>를 보지 않을 수 없었고, 영화를 보자 그가 변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튼이라니. 러브 버튼이라니. 그녀도 사랑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Hardboiled Oz 2009-02-1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에 팩 붙이고 <미스 홍당무>를 보다가 확 웃어버렸다. 어떤 사람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할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잖아요, 선생님?!

Hardboiled Oz 2009-04-0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그런 영화를 만들었던 것 뿐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바디 오브 라이즈>를. 그리고 두 배우는 그저 출연했던 것 뿐이고. 시리아든 요르단이든 두바이든 카타르든 죄다 미국과 모로코에서 찍어놓구선. 거짓부렁 영화 같으니라구!

Hardboiled Oz 2009-04-2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비몽> 기다렸던 사람 맞아?! 반년이 다 지났잖아. 일본말의 음역과 우리말의 음역은 상당히 다른 것 같다. 마치 한 나라 말을 하는 것처럼 일본말과 우리말이 섞여있는데도 말은 섞이지 않고 맴돈다. 모래 알을 씹는 것만 같이. 오대기리 죠가 연기를 저리 어색하게 하는 사람이었던가, 이나영이 그랬던가. 차라리 하나의 나라 말로 통일시키지 그러셨어요.

Hardboiled Oz 2009-05-06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오다기리 죠는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

Hardboiled Oz 2009-05-2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도 촌스러운 <너를 잊지 않을거야>를 보면서도 가슴이 저릿했던 것은 그가 피와 살을 가지고 살아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소 뻔하게 그린 가족과의 관계도,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아닌 고 이수현 바로 그 자체의 감동이다.

Hardboiled Oz 2009-07-07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필이면, 그런 마음일 때 볼 영화가 아니었다. 오래 된 영화 <사과>. "미안해."라는 말은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허나 허투로 던진 말이 진심일 수도 있다. 그렇게 외면 당하고 볼 영화가 아니었다. 외면을 당했다 생각했지만 외면을 당하지는 않고 그저 다시 그런 사이가 된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