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올 해는 많은 영화가, 좋은 영화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방금, 불현듯 들었다.

갑자기 엄습해 오는 뒷목덜미의 불안감 같은 것이었다.

올 해 조금 심심하겠다.

여름 영화 목록을 살펴보는 데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환장할 만한 영화도 물론 없었다.

아무리 기대하지 않아도 다소 실망하게 될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그나마 여름 블록버스터 중 기대되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 <원티드>

때 맞춰 개봉할지도 알 수 없지만 드라마 만큼 솔직하다면 좋겠는 <섹스 앤 더 시티: 더 무비>

제발 방학 때 맞춰서 개봉했으면 원이 없겠는 <맘마미아>

그리고,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한 편, 아, 히스 레저의 조커 변신 <다크 나이트>

아, 정말이지, 영화가 보고 싶다구!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ardboiled Oz 2008-04-2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전에 한 예쁜 친구가 와서 물었다. "뭐 볼 만한 영화 없어요?" 방금 전에 윗 글을 올렸는데 바로 그런 질문을 듣다니. 정말이지 불길하다. 내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고는 "없어, 없어. 볼 만한 영화가 없어." 정말이지 불길하다.

Hardboiled Oz 2008-04-2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세련된 맛을 기대했다. 기대는 기대일 뿐이다. 락을 쫓는 사람을 뭐라 판단할 수는 없다. 흥을 쫓는 건 나도 못지 않으니까. 다만 어떤 것은 돈을 아주 많이 들여 사람을 황폐하게 하고 어떤 것은 그 반대의 경우이다. 내가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스는 것과 그들의 도박이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국 즐겁자는 것 아닌가. 허나 다행인 것은 전자 쪽은 비굴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던 흥을 쫓을 지는 각자가 정할 일이다. 비굴한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Hardboiled Oz 2008-04-3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지 말라고 온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소리치던 그녀가 가엽다. <너를 보내는 숲>의 그녀는 그렇게 소리쳤다. 나는 소리 치는데 내지르는 소리 하나 없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렇게 가지 말라고 허공에 대고 불렀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Hardboiled Oz 2008-05-0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놓고 시리즈를 만들려고 작정한 영화를 보는 건 뒤를 닦지 않고 화장실을 나온 것 같은 더러움보다는 손을 씻지 않은 정도의 가벼운 거림직함이라 해두자. <황금 나침반>도 그렇더니 <아이언맨>도 그렇더군. 이 '맨'도 시리즈 대열에 합류다. 기네스 패트로라는 나이 많은 배우가 '맨' 곁에 미녀로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느물거림과 뺀질거림은 나이가 들어도 빛바라지 않더라. 맘에 드는 배우다.

Hardboiled Oz 2008-05-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르세폴리스>는 다소 의아한 영화였다. 한 무슬림 소녀의 독립기 쯤 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허나 이 영화는 이란에서 여자로 사는 것이, 나라를 피했다 해도 무슬림 여자가 사는 것에 대해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게 표현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여자로 사는 것도 힘든데, 강요받는 삶이라니. 나는 차도르가 그녀들의 율법에 의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차도르를 강요받은 것이 고작 2~30년 사이의 일이었다니, 게다가 강요받은 것이었다니. 정말이지 참담하다.

Hardboiled Oz 2008-05-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고개를 갸웃하지 않고, 석연치 않음도 없는 영화 <스피드 레이서>. 워쇼스키 남매는 나날이 영악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그렇게 매끈하게 이야기를 영상으로 이끌어가는지 정말로 감복한다. 꽤나 재밌었고, 꽤나 신나는 경험이었다.

Hardboiled Oz 2008-05-1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갈 때만 해도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서둘러 씨네큐브에서 DVD 선물 받아 챙기고 나와 <내일의 나를 만드는 방법>을 보고 나오니 세차게,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벅찬 마음도, 그렇게 허전한 마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구나, 그랬구나, 그러면 좋겠다, 하는 마음들이 퐁퐁 샘솟아 기분이 좋아졌다. 비 오면 잘 나가지도 않는 녀석이 비 소리도, 진공된 곳에서 듣는 것 같이 음악을 듣는 것도 참 좋았다. 그랬으면 된거지.

Hardboiled Oz 2008-05-28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하지도 않고, 잠시 딴 생각을 하지도 않았지만 두 번은 볼 수 없었던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1, 2, 3 편을 잘 버무려 놓았더라. 맨 처음 등장해주셨던 숀 코넬리 옹의 사진보다 3편에 나왔던 리버 피닉스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