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승객 - Mystery Best 5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심상곤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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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의 패트리셔 하이스미스의 소설 데뷰작입니다. 서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 2명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원수를 바꿔서 죽여준다는 설정은 프레데릭 브라운의 "교환살인"과도 거의 동일한 아이디어이기도 하고 이미 영화로도 접해서 그다지 새로운 소재는 아니었습니다.그리고 이 작품은 아주 예전에 히치콕 감독 영화로 먼저 접했기 때문에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읽어보니 왠걸! 영화와 소설이 굉장히 딴판이라 무척 놀랐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중반부까지 이야기는 동일하게 가져가지만 후반부 부터 달라지기 시작해서 결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끝납니다.

영화에서 테니스 선수였던 주인공 거이는 건축사로 나오며 영화에서는 결국 교환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데 비해 소설에서는 브루노의 협박에 의해 심신 상실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전개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영화는 거이가 아내 살인범이 브루노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과정을, 소설은 범죄 이후 두명의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붕괴하는 과정을(주로 거이 중심이지만) 중반부 이후부터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비교해 보니 보다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영화쪽이 더 나은 것 같군요. 소설적인 심리묘사의 디테일때문에 소설쪽도 재미있는 편이지만, 영화에서는 거이가 발버둥치면서 끝까지 버티다가 결국 브루노가 결국 아내를 살해했다는 것을 꽤 타당하게 밝혀내는데 비해 소설에서는 두 사람이 우연히 과거에 서로 만나서 서로가 원하는 사람들을 각각 살해했다..라는 것을 사립탐정이 추리해 내지만 이후의 검거 과정에서는 아무런 물증을 제시하지도, 찾아내지도 못하고 단지 마지막에 미행에 의한 도청으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다는 점은 너무나도 안일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마디로 기차에서 사람 한명 잘못 만난 것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게 되는 내용이라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거이에게는 연민의 감정이 들더군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며 해피 엔딩인 영화쪽의 전개나 결말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소설도 묘사 하나만은 치밀하고 극적이므로 충분히 읽으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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