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사건.사고 전담반 존 딕슨 카 시리즈 5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불가사의한 사건, 사고를 전담하는 런던 경시청의 D-3 부서에서 마치 대령과 로버트 경위가 접수된 다양한 사건, 사고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7편과 기타 단편 4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입니다.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전담부서라는 것은 <미궁과 사건부>나 현대의 X-Fil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변주된 설정일텐데 이 작품은 1940년이라는 발표 시기를 볼 때 거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D-3 부서로의 직접 의뢰보다는 마치 대령이 활약하는 전형적인 명탐정물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러한 설정이 별로 의미가 있어보이지는 않지만요. 또 마치 대령 캐릭터가 여러모로 딕슨 카의 다른 명탐정들 - 펠 박사 / 헨리 메리베일 경 - 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도 색다른 설정을 보강하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네요.

어쨌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이 첫 발표된 것은 1940년. 때문에 이 작품을 보는 시선은 두가지로 나뉠 것 같습니다. 한가지는 낡고 진부한 트릭이 가득한 낡아빠진 작품이라는 것, 또 다른 한가지는 트릭은 뻔하지만 거장의 솜씨로 완성도높게 마무리한 고전 명작이라는 것이겠죠. 그런데 제가 읽고 내린 결론은 후자쪽입니다.
등장하는 이야기들의 트릭들이 낡고 진부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를 감안한다면 적절하지 못한 비평일테고 오히려 이러한 낡은 트릭과 구성으로도 한편의 이야기를 조리있게 진행하는 딕슨 카라는 거장의 솜씨에 더욱 감탄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뻔한 내용이라도 동기를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던가, 기발한 발상으로 단서를 포착하는 묘사들과 전개방식은 추리소설 작법 측면에서라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생각되네요.
게다가 D-3 부서와 마치 대령 시리즈 이외의 4편은 고딕 호러, 역사극 스타일의 추리소설을 많이 창작한 딕슨 카의 필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기에 아주 반가왔고 말이죠.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탓에 추리물로서 가장 중요한 재미를 많이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전 정통 본격 추리 단편소설의 맛이 잘 살아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생각되네요. 고전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별점은 전체 평균하여 2.7점, 대충 3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