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로도 유명한 로얄드 달의 단편집입니다. 마지막의 반전으로 서늘한 공포를 주는 몇편의 단편들을 이미 다른 앤솔로지에서 접해보아서 꽤 큰 기대를 하고 구입했던 책입니다.그런데 읽어보니 제가 원했었던 서늘한 반전의 단편은 '맛'과 '남쪽에서 온 사나이', '바다속으로' 정도였고 나머지 단편들은 단편집의 제목인 '당신을 닮은 사람' 처럼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기묘한 이상심리를 비꼰 듯한 순문학에 가까운 단편들입니다.그 중에서도 '목' 이나 '피부', '고별'같은 작품들은 기대에 어느정도 부응할 정도로 흥미진진하지만 나머지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너무 순진할 정도로 문학적인 단편들이었습니다. 재미를 떠나서 (어느정도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 의식의 흐름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요?흉기를 숨기는 가장 유명한 트릭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맛있는 흉기'는 이 작품집에서 가장 추리적인 향취가 강한 작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긴 합니다만 다른 앤솔로지 등에 너무 많이 실려있어서 신선함이 떨어지죠.한마디로 기대에 비해 너무 정제되어있고 얌전하며 지루하기까지 해서 불만이었습니다. 스텐리 엘린의 '특별요리'와 비슷한 류의 단편들을 기대했었고 몇 편은 기대에 부응하지만 전반적으로 추리매니아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단편집이었습니다.로얄드 달이라는 작가의 그야말로 모든것을 느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단편집임에는 분명하지만 저같은 보통 추리매니아가 아닌 보다 폭넓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