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남 - The Man Behind the Scisso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슈노 마사유키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설이 얼마전 국내 출간되었는데 마침 영화가 있길래 궁금하기도 해서 별 기대없이, 아무생각없이 시간 떼우기 용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뭐야 이거 재미있잖아! 일종의 반전물로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사실 반전 자체는 중반정도에 유추가 가능한 반전이었기에 크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외려 추리적으로도 딱딱 들어맞는 전개, 거기에 음산한 음악이 잘 어우러진 잘 만든 웰메이드 추리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은 아마도 1인칭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 텍스트 트릭물의 영화화 성공사례가 아닐 정도로 잘 각색한 것이 마음에 들더군요.

추리적으로 본다면, 일단 전혀 연관이 없는 불특정한 피해자들의 선정 방법이 특이했지만 합리적이었습니다. 범인의 네트워크 만으로 뽑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을텐데 그 맹점을 잘 파고들었더군요. 그리고 그 외의 몇가지의 단서-버려진 가위의 존재, 피해자들의 상태, 운동화 자국 등-를 공정하게 던져놓고 그 모든 단서들이 영화 안에서 전부 정보로 소모되면서 결말까지 이르는, 한마디로 깔끔한 마무리가 무척 인상적이네요. 억지스러운 점도 별로 없고요. 물론 주인공 캐릭터 설정이 억지라면 억지겠지만....

무엇보다도 도요카와 에츠시의 냉정하고 감정없는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정말 "가위남" 이 존재한다면 그처럼 말하고 행동할 것 같더군요. 아베 히로키의 예상외의 모습도 반가왔고요. 몇몇 특수촬영 부분이 눈에 거슬리는 등 저예산으로 제작한 영화 같지만 잘 짜여진 추리물이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단, 후반 20여분은 주인공 치카의 거듭나기(?) 와 같은,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짜증나게 그려지는데 좀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또한 치카가 아무 죄의식없이 앞으로의 인생을 이소베와 함께 살아갈 것 같이 그려지는 엔딩도 좀 찜찜했습니다. 미모의 여고생들로 나오는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미모가 아니라는 문제도 있었고, 여주인공 역의 아소 구미코는 뭐 그냥저냥이었지만 중간에 잠깐 등장하는 회상장면의 고교생 복장은 너무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즉, 여자 캐릭터를 보기 위해 보는 영화는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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