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 - We Shall Overcome Somed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968년이라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격동적인 시기를 무대로 하여 재일 조선인들을 스토리라인의 전면에 부각시킨 점이 무척이나 특이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싸움을 주요 모티브로 한 재일 한국인에 대한 묘사와 스토리의 힘은 "GO"보다 떨어지고 음악을 주요 모티브로 하여 과거의 청춘을 묘사한 이야기는 "청춘 덴데게데게데게" 보다 음악적 효과와 활용이 낮다고 생각되었거든요.

사실 적대하는 두 그룹과 그 사이에 속한 젊은 청춘남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쎄고 쎘죠. 설정과 배경이 되는 시대가 독특할 뿐 내용면에서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한걸음도 진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영화의 메인 테마가 무엇인지 자꾸 헛갈렸고요. 젊은 청춘들의 한때를 그린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한때의 주요 포커스가 싸움인지, 음악인지, 방황인지 확실히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요컨데 이 영화에서는 음악과 사랑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주인공 코우스케와 경자의 이야기, 그리고 조선에 돌아가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조선인 학교의 짱 리안성과 그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지게 된 모모코의 이야기, 그리고 두 학교의 주먹 전쟁이라는 3개의 큰 축으로 이야기가 돌아가고 있는데 그다지 편집과 내용 정리의 묘를 살리지 못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주인공이 누구인지 중심축조차 흔들리고 있는 정도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는 보는 내내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좀더 이야기의 중심축을 잘 살려나가는 것이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설정 자체도 뻔하지만 주인공 패거리 중의 한명이 죽어서 사건이 급 진전 되는 것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너무 교과서적인 전개로 보이더군요. 최종 클라이막스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이 친구의 죽음을 설정해서 이후 민족간의 갭과 마지막의 큰 싸움, 그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전개로 이어지는데 솔직히 너무 뻔했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 처럼 친구가 그냥 도망간다고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상큼한 여주인공과 효과적은 음악의 활용, 앞서 말했듯 특이한 시대 배경을 잘 살린 여러 설정으로 평균적인 재미는 선사하는 작품이긴 합니다. 당시의 전공투 상황이라던가 히피 문화, 그리고 조선인 학교의 디테일들과 (일본인 배우들의 한국말 연기는 최악이었지만요) 여러 노래들 등 향수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이 많더군요.

또한 마지막에 주인공이 라디오 방송국에서 "임진강"을 포크송으로 부르며 겹쳐지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뻔하다고는 했지만) 한번 볼 가치가 있습니다. 노래도 좋지만 상황을 다 정리하는 여러 장면들의 편집이 꽤 괜찮거든요. 

덧붙여 재일 한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시각 또한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여기 나오는 각종 한국인의 수난사는 지금 한국에서도 잊혀진 것이 대부분이기에 더욱 그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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