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후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남자 나이 마흔에는 결심을 해야 한다 - 전직 CEO 인생선배의 36가지 충고
김종헌 지음 / 정신세계원 / 2005년 10월

작년에 회사를 정말 때려치우고 싶었을때 미친듯이 자기계발서를 읽어댔다. 비슷비슷한 뻔한 내용의 책들임에도 그 책이 나에게 특별한 해답을 내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참 많이 읽었었다. 여기에서 버텨야 하는 이유를, 혹은 당장 여기를 떠나야 하는 이유를 어리석게도 책에서 찾고자 했던 것이다.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스스로 져야하는 것인데 그 선택조차 책에 의지하고 싶을 만큼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헤맸고, 그 선택의 책임을 책으로 돌리려 할 만큼 나는 나약했다.

그즈음에 <남자 나이 마흔에는 결심을 해야한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남자도 아니고, 마흔이 되려면은 아직 한참은 남았는데,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클릭하게 되어 목차와 개요를 살펴보다가 '북베이커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주저없이 구매버튼을 눌렀다. 언젠가부터 내 인생의 후반에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막연하게나마 북카페를 떠올렸다. 물론 준비도 전무하고, 그저 멋있지 않을까하는 허영기 때문이었지만 '책'과 연관된 일을 하는 것은 나의 오랜 로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나에게 북베이커리 성공기는, 나의 오랜 로망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김종헌 사장은, 억대연봉의 CEO직을 사직하고, 자신의 오랜 꿈을 찾아서 북베이커리를 열었다. 처음에는 억대연봉의 CEO까지 했으니 모아놓은 재산도 많을테고, 아는 인맥도 많을테고, 부인이 제빵 전문가이니 그리 어렵지 않게 차렸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사를 읽으면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자신의 현재 일에 그는 항상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우뚝 설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마음 속에서 잃어버리지 않았고, 그 꿈을 위해 젊은 시절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투자했다. 그의 아내 역시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제빵 전문가가 되기까지 열심히 노력했다. 그들의 땀과 노력 끝에 강원도 홍천에서 북카페를 열었고, 지금은 춘천으로 확장 이전했다. 그들의 북베이커리에서는 바깥 주인이 직접 강의하는 여러 강좌가 열리고, 안주인의 요리 강좌도 열린다. 꿈을 이룬 그들의 인생 후반이 부럽고, 아름답다.

책 자체는 아주 특별한 비법이나 허를 찌르는 비법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다만 그들의 경험과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쉬우면서도 중요한 '꿈'의 존재를 일깨워준다.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고 싶다면 최소 10년은 준비해라.  50대 후반을 위해서 마흔에 결심을 하고 준비하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기회가 있으니 근성을 가지고 노력하다보면 내 꿈을 이룰수 있는 날이 더 빨리 다가올지도 모른다. 요즘 참 이상하게도 책에서든, 강연에서든, TV에서든 꿈을 이루고 싶다면 10년 이상 꾸준히 노력하라는 말을 말이 듣게 된다. 이렇게 내 귀에 쏙쏙, 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을 보면, 지금 내게 힘을 내라고,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는 내게 꼭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 그 작은 노력으로, 작은 계획들을 세워보고 있다. 내 인생 후반을 함께할 사람과 함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준비해야할 것들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찾아보려고 한다.

하루하루 힘이 들때도 많지만 꿈이 있기에..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춘천의 베이커리&북카페 peaceof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