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논개에 대한 사전지식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 장수를 품에 안고 진주 촉석루에서 투신한 조선의 기생.

몇 년전 홀로 떠난 여행 중에 들른 진주성의 촉석루에서 그녀에 대해 한 번 떠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때도 그녀가 왜  왜군 장수를 품에 안고 투신했을까?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다. 기생이라고 애국심을 가지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는가하고 촉석루에서 내려다보이는 남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논개는 전라도 장수의 한 작은 마을에 가난하지만 심성 고운 아버지 주달무와 어머니 밀양 박씨의 늦둥이로 태어났다. 가진 것을 없었지만 부모님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고, 작은 아버지 주달문의 계략으로 여섯 달의 어린 나이에 부자님 민며느리로 억울하게 팔려갈 위기를 겪는다. 당시 부사 최경회의 공정한 판결 덕분에 억울함은 벗었지만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된 어미 박씨와 논개는 양반의 체면보다 생존을 위해 관노가 되기를 자청한다. 그렇게 두 모녀는 최경회의 부임지마다 옮겨 다니면서 삶을 연명하게 된다. 힘들게 노비 생활을 하는 논개가 겁탈의 위험에 빠졌을때 최경회가 구해주게 되면서 시작된 최경회와 논개의 사랑. 이후 논개의 최경회의 부실이 되어 최경회를 지아비로 섬기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최경회의 삼년상으로 인해 곧 이별하게 되고, 그 와중에 임진왜란이 발발해 최경회는 나라를 위한 막중한 임무를 맡고 전장에 나가게 된다. 논개는 진주성으로 달려가 그를 뒷바라지 하였으며 꼭 살아남으라는 최경회의 유언을 끝내 지킬 수 없어 관기에 이름을 올려 왜군의 연회장에서 지아비가 자결한 남강으로 왜군 장수를 품에 안고 짧은 생애를 마감하였다.

2권으로 나누어져있는 이 책은, 1권에서는 논개의 성장 과정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고, 2권에서는 최경회와의 사랑과 임진왜란 당시의 시대상을 전하고 있다. 전쟁 중의 고통을 겪는 서민들의 고통과 의병활동 장수들의 고뇌와 치열하고도 비극적인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이것을 밑받침하고 있는 작가의 풍부한 지식에 또 한 번 놀랐다. 2권에서는 논개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임진왜란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데 더 큰 비중을 둔 듯하여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1권 마지막에 싹튼 최경회와 논개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더욱 기대되었는데, 이 기대 심리가 2권을 보는 내내 나를 감질맛나게 했다. 전작 <미실>에서 보여줬던 사랑의 묘사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논개>에서는 그런 사랑의 묘사는 기대할 수 없다. 다만 이심전심의 믿음으로부터, 작은 눈빛 하나에서, 오랜 침묵을 깨고 전해지는 말 한마디가 가슴을 파고든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그들은 정말 플라토닉 러브만을 나눴던 것일까? (소설에서는 정말 그렇다)

<미실>에 이어 <논개>에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의 발견과 쓰임은 작품을 더욱 빛나게 했다. 그녀의 차기작이 궁금해진다. 다음 작품에서도 역시 역사 속의 여성 인물을 재발견 해낼까? 아니면 더 새로운 무엇가를 가지고 올 것인가? <미실>을 통해 그녀를 알았고, <논개>를 통해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긴다는 건 내게 설레는 일이다. 짝사랑이라도 좋다. 그들을 통해 나는 사춘기 소녀처럼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기에.

덧. 이번 금요일. Y인터넷서점에서 주최한 김별아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지난번 박완서 선생님을 뵈었을 때만큼 기쁘다. 내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소 하고 싶었던 질문들을 정리해서 가야겠다. 내일 강연회는 정말 기대된다. 앗싸라비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7-20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별아씨와의 만남 축하드립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을 조금 해소하고 갑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미실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Hani 2007-07-20 23:58   좋아요 0 | URL
오늘 김별아 작가와의 만남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다녀온 후기는 정리해서 간단하게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