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나리오의 법칙 -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에서 배우는
톰 스템플 지음, 김병철.이우석 옮김 / 시공아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좋은 시나리오란 어떤 것일까?  모르는 몰라도 재미있는 게 아닐까.  책이든 영화든 감동, 감독, 저자의 하고 싶은 말....  뭐 이런걸 다 떠나서 첫째,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 책의 기능 중 유희도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다음 좋은 시나리오를 위해 필요한 요소는 또 뭐가 있을까? 

  이 책은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영화를 분석했다는 점이 흥미롭게 여겨져 선택한 책이다.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에서 배우는 좋은 시나리오의 법칙>이라니.  내심 좋은 영화, 나쁜 영화가 궁금했다.  그저 그런 영화는 나 역시 그저 그런 정도로 궁금했고.  호호 

  제일 아쉬운 점은, 미국 영화를 분석 대상으로 하다 보니까.  국내 미개봉작이나 비인기 영화들이 몹시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내가 못 본 영화들이 너무 많았다.  저자는 독자는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맞아 맞아' 혹은 '작가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의 소통은 일어나야 하는데 못 본 영화들에게 대한 이야기에서는 저자와 아무런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따분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 책에 별 일곱 개를 주고 세 개를 삼킨 이유는 '독자의 무지로 인한 공감대 결여'로 볼 수 있겠다.  그러니 순전히 내 탓이다.  (바람직한 독자의 자세.  홍홍) 

  이 책에서 다룬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로 분류된 각 영화들을 언급할지 말지에 대해 잠시 고민을 해봤다. (아무리 개인적인 서평이라지만 책을 읽지 않은 독자의 흥미를 일순간에 사그라지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각 분류대로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각 분류의 영화를 공개하는 것이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도리어 '왜 이 영화가 나쁜 영화야?  왜 이건 좋은 영화라는거지?' 하고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되었건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있을 이들에게 이 부분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 보기에 각 분류별로 나열해 보겠다.  (아, 쓰잘데기 없는 고민이었네.  온라인서점들에서 책목록을 친절히 제시하고 있구먼! ㅡㅡ;;) 

  '좋은 영화'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19번째 남자>, <이창>, <파고>, <킨제이 보고서>, <이 투 마마> 그리고 <재즈는 나의 인생>, <E.T>, <용서받지 못한 자>, <클루리스>, <사랑 게임>, <바운드>, <니모를 찾아서>, <아메리칸 스플렌더>, <즐거운 여행>, <러브 액츄얼리>, <이터널 선샤인>, <기품 있는 마리아>, <비포 선셋>, <세이빙 페이스> 이다. 

  '그저 그런 영화'로는 <콜래트럴>, <쥬라기 공원 1>, <쥬라기 공원 2>, <쥬라기 공원 3>, <아라비의 로렌스>, <트로이>, <킹 아더>, <알렉산더>, <킹덤 오브 헤븐>,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아메리칸 파이 1>, <아메리칸 파이 2>, <아메리칸 파이 3> 그리고 <스피드>, <딥 임팩트>, <아마겟돈>, <슈렉>, <진주만>, <슬립오버>, <인크레더블>, <미스언더스탠드>, <준벅>이다.  

  '나쁜 영화'로는 <타이타닉>, <앵커맨>, <스타 워즈 에피소드 1>, <스타 워즈 에피소드 2>,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그리고 <사구>, <하워드 덕>, <윌로우>, <청혼>, <신의 영웅들>, <신밧드: 7대양의 전설>, <스텝포드 와이프>, <맨츄리안 켄디데이트>, <브로큰 플라워>이다.   

  위 영화들의 표기중 '그리고' 를 기준으로 앞의 영화들은 심도있게 분석한 영화들이고 뒤의 영화들은 가볍게 살펴본 영화들이다.  개인적으로 <킨제이 보고서>, <E.T>, <용서받지 못한 자>, <러브 액츄얼리>, <이터널 선샤인>, <비포 선셋>은 좋은 영화라고 나도 인정한다.  물론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두루 보았을 때 인상적이었던 영화로 기억되고 있는 영화들이다.  의외의 것은 <타이타닉>이 나쁜 영화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여러부분을 짚어 그렇게 설명했는데 특히 여주인공 로즈의 캐릭터가 일관성이 없다고 했다.  '나는 잘 모르겠소이다' 다.  가만 생각하니 내가 얼마나 영화를 허투루 봤는가 싶다.  물론 나는 <타이타닉>이 시나리오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땠는지 몰라도 좋은 영화로 기억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 의 분류 기준은 시나리오다.  그러니 이 구분이 답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의 대부분을 나 역시 좋은 영화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 역시 무의식중에 영화에서의 '이야기'를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각 영화들을 어떤 이유로 그렇게 분류했는지 상세한 설명이 따른다.  그것들을 읽다 보니 왜 그렇게 분류되었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다.  또 영화에서 시나리오가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들이 오로지 배우들과 감독에게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일은 참 애석한 일이다. 

  나는 이 영화들을 먼저 보고 이 책을 봐야했다.  그렇다면 분명 더 재미난 책이 되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다룬 영화들이 다국적 영화라면 더욱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 영화라든지.  또는 우리나라 영화들도 말이다.  그리고 어렴풋이나마 어떻게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지를 알 것 같다.   

  이 책은 시나리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책인 것 같다.  시나리오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따봉이다.  나는 찬찬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을 한 번 봐야겠다.  그리고 한 챕터씩 다시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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