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닉 혼비의 작품을 읽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그의 이름은 많이 들어왔으나 여지껏 읽어보지 못했었다.  소위말해 그는 요즘 잘 나가는 작가다.  그런 '그의 작품을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던 참이었다.  그런데 소설가인 그가 에세이를 내놓았다는 소식을 알고 이번에서야 그의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닉 혼비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일까?    

  닉 혼비의 노래(들).  이 책은 말 그대로 '닉 혼비의 노래'다.  닉 혼비가 좋아하는 노래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좋아하는 35곡에 대한 감상을 담고 있다.  실지 나는 팝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책으로 따지자면 스테디셀러가 될 법한 곡들 몇 곡을 좋아할 뿐이다.  이를테면, 빌리 조엘의 Honsty, 비틀즈의 Hey jude, 에릭 크랩튼의 wonderful tonight, 라이오넬 리치의 three times lady 같은 류의 곡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팝에 문외한인 나도 책을 읽는 내내 닉 혼비가 소개하는 그 곡들을 들어보고 싶어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내게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을 부른 반면 따분하기도 했다.  팝을 즐겨듣지 않는 내게 이 책은 쉴새 없이 팝을 들려주는 카페 같았다.  혹은 클럽 같았다.  누군가가 마주 앉아 내 눈을 보고 '난 이 음악이 이래서 좋아.  이 곡은 몇 백번도 더 들은 것 같아.  이 곡은 말이지....' 하고 이야기 한다면 나는 필시 그 곡을 몹시 들어보고 싶을 것이다.  아, 내가 그(그녀)에게 호감이 있을 경우에 해당되려나?  그런데 이 책이 딱 그랬다.  닉 혼비가 다가 앉아서는 정신없이 자기가 좋아해 마지않는 그런 음악들을 내게 한 곡 한 곡 소개하고 있었다.  반면 따분했다는 것은, 너무나 간단히 관심사의 문제였다.  닉 혼비는 클래식은 거의 듣지 않는다고 했는데, 내가 그에게 오페라나 좋아하는 가수의 아리아에 대한 감상을 쉬지 않고 늘어놓는다면 그 역시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무지가 무관심이 되고 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이 이는 반면 좀 따분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닉 혼비는 그의 색깔이 분명했다.  모르긴 몰라도 그가 좋아하는 팝 역시 비슷한 느낌들일 것 같았다.  그런 그는 자신의 색깔의 음악을 신나게 이야기 하다 보니 나처럼 팝에 큰 재미를 못느끼는 독자에게는 너무 깊이 들어가는 듯 느껴졌다.  그래 오타쿠들의 범접할 수 없는 기운 같은 것 말이다.  팝을 아주 좋아하진 않더라도 내로라 하는 팝아티스트 정도의 이름만은 알고 있는데 이 책에 소개한 팝가수들의 이름은 모두 생소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줄곧 다른 생각이 떠오르고 다시 닉 혼비의 이야기를 듣다 또 한 눈을 팔다 그랬다는 것을 고백해야만 할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닉 혼비의 에세이를 먼저 읽게 되었지만 그를 약간은 알 것 같다.  물론 한 차례 미팅만으로 상대를 다 알기는 힘들지만 말이다.  적어도 '아, 이런 사람이구나' 정도는 알게 된 듯 싶다.  물론 그의 필치가 작품마다 팔색조처럼 시시각각 변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한담이지만 그의 글과 그의 생김새는 상당히 닮아있어 놀랐다.)   

  닉 혼비의 이 책을 음악의 한 장르로 따져보자면 내게는 힙합 같았다.  내숭 없는 말투, 직설적인 표현, 모자를 삐딱하게 눌러쓰고 침을 튀기며 정신없이 쏟아놓는 라임을 듣는 듯 했다.  나도 그의 훌륭한 라임을 잘 들어보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 책은 그의 열정이 담겨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가 얼마나 이 노래들을 사랑하는지 충분히 알 것만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닉 혼비가 소개한 그 곡들을 들어보고 싶게 했다.  그가 소개한 곡들을 한 곡 한 곡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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