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여름이면 항상 여행이 생각난다.  사계절 중에서 유독 그런 이유는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여름이면 여행을 갔었고 겨울에 갔다 해도 매번 더운 나라에 갔던 탓이다.  올해는 우리 딸이 태어나 집에서 쉬기로 해서인지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컸다.  그러던 중, 내 눈에 이 책이 들어왔다.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이 100곳을 언제 다 돌아볼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다 돌아볼 수나 있을까?  이 세상 내가 발 딛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아쉬운 일이다.  내가 살아생전 가볼 수 있는 곳은 기껏해야 지구의 아주 작은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참 애석한 일이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한다는 건지 궁금했다.  컨셉별로 정리되어 있는데 '여자라서 행복한, 그래서 더욱 눈부신 곳', '황홀한 사치, 그 치명적인 쾌락 속으로', '몸과 영혼을 정화시키는 자유 그리고 평화', '소녀로 돌아가는 짜릿한 모험의 세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가봐야 할 곳들', '역사를 빛낸 당신, 그대 이름은 여자입니다', '깨달음과 영감을 선물하는 초자연적인 힘', '혹독한 겨울이 있어 더욱 찬란한 우리의 봄', '세상의 시작과 끝, 지구의 모든 곳'.  이렇게 9가지 컨셉으로 여행지를 정리해 두었다.  여성 독자를 겨냥한 책이라 그런지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저자가 여자라서 그런지 여자를 위한 여행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었다.  말만 '여자라면' 이 아니었다.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여성여행가의 안내서답다.  그런데 우리네의 정서랑은 약간 거리가 있기도 했다.  여행 필수 준비물에 콘돔이 들어가다니 말이다.  (정말 필수품인겨?) 

  보기만 해도 즐겁고 읽기만 해도 떠나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여행서적의 매력이다.  이 책의 컨셉별 여행지 소개도 좋고, 비교적 숨겨진 여행지의 소스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참 좋은데 여행지의 사진이 많이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인 아쉬움이었다.  여행지에 실린 타국의 사진들은 그것만으로도 보는 이를 즐겁게 해주는데 말이다.  차라리 50곳으로 줄이더라도 그 여행지의 풍경과 분위기를 담은 사진들이 충분히 들어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여행 칼럼니스트의 10년간의 기록이라니 그때그때 칼럼에 충실했을 것이고 그것을 모은 것이 이 책이라면 더욱 풍성한 여행지에 대한 안내는 적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그렇다.  하지만 아내와 함께 꼭 가봐야 할 100곳이 될 수도, 여친과 함께 꼭 가봐야 할 100곳이 될 수도, 엄마와 함께 꼭 가봐야 할 100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이렇게 여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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