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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일취월장 - 나날이 성장하는 나를 위한 그 한마디 ㅣ 공병호의 우문현답 시리즈 2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1년에 300권 이상을 읽는다는 공병호 씨의 신간이다. 그 분의 독서량을 들먹이는 이유는 이 책이 저자가 읽은 책들에서 뽑은 인상 깊은 구절들과 그것에 관한 저자의 해설이 딸린 책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기계발서인데 나는 자기계발서를 정말이지, 싫어한다. 맹목적인 경계는 비합리적인 것일 테지만 어떻게 힘을 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힘내세요', '열심히 사세요' 라는 진부한 말들을 하는 책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그런지 모르겠다. (엄밀히 말하자면, 예전 읽은 자기계발서들이 그래서 이제는 아예 안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면서 에세이이기도 하다. 게다가 새 책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구태여 공병호 씨의 해설이 없더라도 마음을 흔드는 책 속 글귀들, 그것들은 그것 자체로 성실하게 나를 감동시켰다. 공병호 씨의 가슴을 파고들었듯이 내 가슴을 파고든 문장들에 포스트잍을 붙이다 보니 이건 뭐 끝이 없었다. 결국은 성가셔서 다 떼고 말았다. 이 책 한 권을 송두리째 포스트잍에 싸두어야 할 것 같았다.
이 책은 '이렇게 사세요' 하는 식의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렇게 살아야 겠구나' 라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딱 사회초년생이거나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는지, 그들에게 선물할 일이 없는지 애써 생각해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은은하게 퍼지는 허브향은 너무 상쾌했다. 책의 내용과 의도와 너무 잘 맞는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또한 감성적이고 멋진 사진들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일깨워주기도 했다. 딱 새벽에 걸맞은 책이다. 동이 트기 전 어슴푸레 밝아오는 푸른빛을 보듯, 이 책은 동이 트기 전 이제 막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 공병호 씨의 새벽 향기가 이 책에도 묻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이 책 후미에 딸린 인용된 구절이 담긴 원 도서 리스트도 참 좋았다. 어떤 책은 저자가 옮겨놓은 글귀가 너무나도 와 닿아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좋은 책을 소개받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더 즐거운 것은 그 책을 소개해 준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인 것 같다. 그 서로 다른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최고로 흥분되고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공병호 씨가 내게 소개해 준 몇 권의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설렌다.
사람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 시간에 담긴 내용과 색깔은 모두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지옥 같은 24시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늘 아쉬운 24시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그럭저럭한 24시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즐거운 24시간일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성실하게 또 즐겁게 살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한 두 가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나에게 그런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독서' 가 바로 그런 일이다. 매일 몸을 씻는 물처럼 따뜻하고 개운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독서인 듯 싶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들이 정말 너무 좋다.
이 책이 내게 주는 격려와 용기처럼, 하루를 빛나게 빛나게 살아보련다. 일취월장. 나는 날로 달로 나아가고 발전해 간다.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