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런 점이 좋아요 마음을 전하는 작은 책 시리즈
호리카와 나미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사랑하는 남편의 생일이다.  새벽 일찍 일어나 어젯밤 끓여 두었던 미역국을 데우고 밥과 반찬, 케익으로 생일상을 차리고 생일축하 카드와 함께 선물을 전했다.  선물은 들키지 않게 준비하려고(사용 중인 신용카드가 남편 명의로 되어 있어 긁으면 바로 남편 핸드폰으로 문자가 '삐릭' ^^;;) 언니 카드로 결제하고 대신 언니 통장으로 송금해서 구입하리만치 치밀하게(?) 준비했다.  요며칠 서울로 출장을 다녀 평소보다 출근 시간은 더 일찍었다.  이른 새벽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생일상을 준비하고 마주 앉았지만 긴 시간이 아니었다.  그래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할까 했는데 '오늘 일이 일찍 마친다면'이라는 가정하에 가정한 일이었다.  며칠내내 남편이 출장에다 퇴근이 늦었는데 오늘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남편과 저녁을 함께하지 못해 서운하기보다는 생일날조차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남편이 참 안쓰러웠다.  할 수 없이 혼자 미역국과 저녁을 먹고 책을 펼쳤다.   

  <당신의 이런 점이 좋아요>  정말 얇은 책이다.  앉아서 읽으면 10분이면 족히 읽을 만치 얇은 책이다.  그런데 내 눈에는 눈물이 송골송골 맺히고 말았다.  어쩜 이렇게도 나와 남편의 이야기 같은지....  어쩌면 이렇게나 우리 사랑과 닮았는지.  너무나도 일상적이라 의미조차 두지 않을 소소한 행동과 말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사랑이었다.  뭐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작은 책 한 권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려 버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할 정도였다.  포근하고 소박한 느낌의 삽화들 역시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한 것 같다.      

  장황하지 않고 길지 않은 책이다.  오히려 단조롭고 간략하다.  그래서 더 이 책이 좋다.  '이래서 행복하고 이러해서 이것이 사랑이며....'  따위로 설교하지 않는다.  그냥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고 '아,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저자인 호리카와 나미는 현재 그림책 작가로 활동 중이며 따뜻하고 감성적인 글과 그림이 담긴 그림책을 출간하고 있단다.  <또 다른 우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 <LOVELY DAYS>, <내 꽃이 피기를> 등이 있단다.  국내에 출간된 도서로는 <당신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또 다른 우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랑이 나를 깨울 때>가 있단다.  이 중에서는 일본에서와 달리 표제만 다르게 출간된 작품들이 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들도 몽땅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모조리 품절이구나;;)      

  이 책을 덮고 너무 후회가 됐다.  이 책은 오늘 아침 출근길 남편 손에 들려줬어야 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렇게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한 공간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고 있는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 따스하고 행복한 기분을 전해주었다면 자신의 생일을 맞는 아침이 더욱 사랑스러웠을텐데.  오늘 밤, 남편이 퇴근해 들어오면 잠들기 전 읽어주는 것으로 대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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