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의 사생활>  이 책은 트위터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어 자녀 문제로 자주 상담을 하던 한 아이 아빠가 보내주신 책이다.  내가 뭐라고 아이 아빠와 자녀에 대해 상담을 할 수 있겠느냐마는 십 여년 간 유치원 교사로 근무한 덕인지 나의 조언들이 아이 아빠에게는 꽤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제아무리 유능한 유아교사라 한들 아이 하나와 살 부대끼며 사는 아이의 엄마 이상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혼이거나 혹은 자녀가 없기에 이 땅의 엄마들보다 아이에 대해 더 모른다고 할 수는 또 없다.  그간의 교사생활을 돌아보면 생각외로 자신의 아이에 대해 모르는 부모들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 하고 싶은 말은 자녀를 잘 알고 오랜 시간 적극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부모와 객관적으로 아이를 보고 도와줄 수 있는 교사가 함께한다면 아이 양육이 좀 더 쉽지 않을까 싶다. 

  위와 같은 말을 한 이유가 바로 이 책의 필요성이 되겠다.  자기 배로 낳은 자식이지만 때로는 참 모를 때가 많다.  그런데 전문가의 실험이나 연구를 통한 이러한 책이 때로는 자녀를 객관적으로 보게 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그렇기에 부모는 내 아이만 보고 '얘는 이래서 이런가 봐'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이렇기에 우리 아이가 이런 거였구나' 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오로지 육아는 실전이자 체험이라고만 고집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각설하고, 요즘 EBS에서 출간하는 책들을 보면 내용이 참 좋다.  무엇보다 연구와 실험을 통한 실례들을 다루고 또 국내외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집필되고 있어 개개인의 사사로운 해석이나 견해가 가급적 배제되어 객관적이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해보는 실험들 역시 특수한 장치나(간혹 그렇기도 하지만) 약품 등을 사용하는 실험들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을 연출하여 준비하고 그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이러한 반응은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 비슷한 사전 연구를 찾아 소개하거나 다른 전문가의 고견을 싣고 있다.  이 책 역시 최근 보았던 여러 책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쓰여 있었다. 

  이 중에서는 방송으로 본 내용이 있기도 했는데 그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활자로 옮겨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또한 방송에서 다룰 수 없는 분량의 이야기들을 이 책은 담고 있기에 단지 방송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 전부인 책이 아니라는 점 역시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 '남과 여, 그들의 차이', '다중지능, 나만의 프로파일을 찾아서', '도덕성, 작지만 위대한 출발', '또 하나의 경쟁력, 자아존중감' 이렇게 5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아이의 생물학적이고 해부학적인 부분들과 표준 발달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점과 그에 맞는 다른 양육 관점을 소개하고 있다.  남과 여의 차이는 굉장히 흥미있게 읽었던 파트이기도 했다.  단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남, 여 간에 보이는 차이에 대해서도 일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것은 검지와 약지의 길이가 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는데 검지는 에스트로겐에 민감하고 약지는 테스토스테론에 민감하단다.  그래서 여성은 검지가 약지보다 길고 남성은 검지보다 약지가 길단다.  검지와 약지의 손가락 길이비교로 뇌의 성별을 알 수 있는데 검지가 긴 경우 여성적인 뇌, 약지가 긴 경우 남성적인 뇌를 가지고 있단다.  그런데 나는 약지가 검지보다 더 길다.  여자가 남성적인 뇌를 가지고 있거나 남자가 여성적인 뇌를 가지고 있을 확률은 전체 인구의 17% 정도라고 한다.  다시말해, 나는 이 17%에 포함되는 남성적인 뇌를 가진 여자란다.  이게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연구 결과라니 신기하다.   

  그리고 하워드 가드너가 말한 다중지능이론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는 7가지의 지능영역이 있으며 개개인에 따라 이 영역 중 발달 영역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자녀의 강점지능을 발견하여 그것을 살리면 성공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었다.  6명의 각계 인사(성공했다고 사료되는)의 다중지능을 분석한 결과, 모두 자신의 분야와 자신의 강점지능이 동일했다.  결국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하는 자들이기에 성공의 궤도를 걷고 있다고 보아도 무관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같은 소시민이 어떤 검사없이 이 다중지능을 분석하고 식별해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그리고 끝으로 도덕적이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참 다행스러운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내심 흐뭇했다.  오늘날은 남보다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사람들이 간혹 손해를 보는 것 같기도 한 상황들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도덕적인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으며 이는 모방을 통하고 학습을 통해서 강화될 수 있기에 부모가 도덕적으로 아이를 길러야 하고 자녀가 부모의 도덕성을 의심할 만한 일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권선징악이 동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했는데 이는 당연히 그럴 듯 싶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아이가 당연히 더 열등감을 가진 아이보다 모든 일에 앞서리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러니 우리는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길러야 할 것이다. 

  위 모든 내용은 비단 아이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기에 꼭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인간 자체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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