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이렇게 크고 있어요! - 감동 280일의 태아일기
크리스틴 해리스 지음, 조용균 옮김 / 열린생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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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임신기간 280일.  그야말로 하루하루 변화가 일어나는 기간이다.  다시 말해 잠잠할 날이 하루도 없다고 보면 된다.  입덧, 소화불량, 감정 기복이 극심해지기도 하고, 태동, 진통 등.  여자의 배뿐 아니라 신체 곳곳의 변화들이 관찰되는 시기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들도 많이 일어난다.  그 중 가장 큰 변화이자 모든 산모들이 체험하는 변화는 무엇일까?  바로 태아의 성장이다.  혹자는 입덧이 없을 수도 있고 임신선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고 식욕에도 변화가 없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기를 가진 그 순간부터 출산까지 뱃속 아기의 급격한 성장은 어느 산모에게든 예외가 없다. 

  이 책은 그 임신 280여 일 동안의 태아의 변화와 산모에게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을 매일매일 기록해둔 책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이 책에서의 내용과 우리 아이의 성장은 약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불투명한 피부로 감싸여진 자궁 내에서의 아기 성장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산모들이 정기검진 때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움직임과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뱃 속 280일 동안 하나의 세포에서 완벽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귀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려면 임신을 확인한 직후부터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임신을 확인한 초기부터 매일매일 하루하루 읽으며 임신 기간 내내 옆에 두면 좋을 책인 것 같다.  내 경우는 이 책을 인제야 읽게 된 터라 초기부터 200여 일은 한꺼번에 읽게 되었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 '이렇게 컸구나'  그리고 앞으로는 뱃속 아기가 또 어떻게 자랄지, 얼마나 더 완전해질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매번 병원을 다녀오며 느끼는 사실이지만, 참 의학의 발전과 기술이 놀랍다.  예전 할머니 때에는 밭을 갈다가 아기를 낳고, 달거리가 끊기면 임신인 줄 알았고 임신 기간 중 선호하는 음식에 따라 태아의 성별을 짐작하기도 했단다.  내 뱃속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몰랐음은 물론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에 반해, 요즘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태아의 성별은 물론 손가락, 발가락 개수도 알 수 있고 신체의 각 기관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 머리 둘레도 모르고 사는 마당에 태아의 머리 직경이 얼마나 되는지 심지어 허벅다리의 뼈 길이는 어느 정도 되는지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뱃속 태아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산모에게 큰 위안이 된다.  또한 이로 인해 280일 내내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임신 기간 아기의 성장과 산모의 변화를 잘 알려주는 책 한 권은 임신이라는 여정 동안을 밝히 비춰줄 등불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매일매일 하루 하루의 변화에 따른 코멘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누군가가 써둔 임신 다이어리같은 것이다.  그리고 아기의 성장에 관한 코멘트, 산모의 변화에 관한 코멘트 또 영양정보나 임신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아, 우리 아기가 지금은 이렇게 자라고 있구나' 하며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엄마, 나 이렇게 크고 있어요!>라는 표제와 초음파 사진을 담은 표지를 보았을 때는 이 책은 엄마와 아기의 교감과 감성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진 책이 아닐까 싶었다.  감동 280일의 태아일기라는 부제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러나 내용이 그렇지는 않다.  임신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과 정보를 다룬 책이라 뱃속 아기를 더 사랑스러운 존재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선을 끌어주는 책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표제와 표지, 그리고 디자인 등으로 독자는 책이 말하고자 하는 늬앙스와 이미지,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디자인과 편집의도와는 조금 다른 내용을 수록한 책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임신기간 280일을 잘 알고 잘 준비하고자 한다면 이런 책 한 권쯤은 참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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