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를 위한 수필 (양장) 태아를 위한 행복한 글읽기
김용택,신경림 외 지음 / 프리미엄북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내 임신 사실을 안 지인이 선물해준 책이다.  나도 책이라면 적잖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 비교적 수필은 읽지 못하는 것 같다.  기회가 잘 없다는 편이 맞을까?  그런 내게 이 책은 다른 장르의 책들과는 또 다른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표제가 '태교를 위한 수필'이라 아가, 엄마, 사랑 이런 소재들을 글감으로 삼은 수필들만 모아 둔 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굳이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편안히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삽화다.  한 페이지 이상의 올컬러 삽화가 파스텔 색상의 부드러운 선으로 책장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그림이 얼마나 포근하고 따뜻해 보이는지.  이 책의 잔잔한 감동의 수필들과 너무 잘 어울렸다.  그래서 이 책은 참 예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수필들도 태교가 되겠지만 이 책의 삽화들이 엄마의 마음을 더욱 포근하게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요즘 예비맘들은 참 부지런히들 태교를 한다.  그림 태교도 한단다.  무슨 태교, 무슨 태교....  너무 조기교육(?)을 시키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이런 그림을 보며 그림 태교를 한다면 왜 하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작은 액자에 넣어 여기저기 붙여두어도 좋을 것 같은 그림들. 

  태교의 원칙이 그러하듯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기를 낳는다' 는 말은 정말 그럴 것 같다.  아이와 엄마가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열 달을 지내는데 긍정적이고 밝고 행복한 엄마가 그와 닮은 아이를 낳으리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간혹 부부사이를 일심동체라고 하는데 나는 아이와 엄마 사이가 더 그렇지 않나 싶다. 

  어느 수필이건 수필은 자극적이지 않다.  고즈넉하다.  마치 작은 돌 하나가 호수에 퐁당 빠진 후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은은하고 찬란하다.  일상의 세세한 것들을 보는 이가 감성적으로 전해주고 그걸 읽음과 동시에 글쓴이의 마음이 되어 버리고 만다.  하나의 풍경화를 감상하듯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그런 글이다.   

  그리고 임신하고 나서는 간혹 일부러 소리내어 책을 읽기도 하는데(오랜 시간 조용하게 책만 읽으면 아기가 너무 심심하고 따분할까봐 그렇다. 호호.) 이 책은 그렇게 읽기에 아주 좋았다.  정확한 발음으로 부드럽게 읽다 보면 더욱 글에 집중할 수 있기도 하다.  아마 뱃속 아가도 엄마와 같은 기분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산모라면 고운 목소리로 소리내어 읽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취향이겠지만.   

  마지막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수필들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선량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