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전의우 옮김 / 양철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트친(트위터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책이다.  딸이 생긴 날부터 아내와 함께 읽었던 책이라는 메모와 함께.  마침 임신한 나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았다!  역시 안목 있는 트친의 추천도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번을 읽고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내내 감동하며 무릎을 치며 읽었다.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기본 관념과 마인드를 갖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이럴 땐 이렇게 하세요, 저럴 땐 저렇게 하세요' 하는 지침이 담긴 책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마인드나 신념을 재정비하기에 좋은 책이다.  나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남편에게 말했다.  "자기도 이 책 꼭 읽어봐"   

  이 책의 저자는 비폭력과 무소유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설립자인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손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철학과 사상들이 자녀교육, 어린이 교육에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았다.  '용기가 필요한 시대' 라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총 9장으로 각 장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무관심, 돈, 지나친 기대, 잘못된 훈계, 위선, 회피, 문제아를 위해, 존중의 발견, 아이를 떠나보내라.  그리고 에필로그는 '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로 맺고 있다.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부모의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구구절절이 옳았고 밑줄 치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는 책이었다.  부모가 된다는 것, 정말 중요한 것이다.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그러나 너무나 많은 부모들이 부모가 무엇인지, 나는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부모가 된다.  물론 살면서 기르면서 체득하는 것들로 어떻게든 자녀를 기르게는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먼저 부모가 되기 전,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이며, 자녀 양육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지, '이것만은 반드시 지키고 싶어' 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후자의 부모 역시 자녀를 양육하면서 여러 순간 자신의 믿음대로, 의지대로 되지 않으며 또한 '그것들이 과연 옳은 것이었나' 회의를 갖게 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이 일을 어떻게 하고 싶고 이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나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듯이 부모됨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내게 맡겨진 하나의 생명을 귀하게 길러 내는 일, 이것은 하늘의 사명이라는 숙연함과 진지함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될 사람이자 십여 년을 유아교육을 해온 교사로서 이 책은 참으로 유익했다.  그리고 '어린생명들을 다시 한 번 귀히 여기도 소중히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나 그가 속한 공동체의 정신이 기독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그런지 더욱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부모됨은 아주 귀한 일이며, 한 생명을 책임지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하는 일은 세상 무엇보다 존엄한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일에 심사숙고하고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며, 배우자와 자녀양육에 관한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이 책은 부모에게 어떤 것이 옳다고 논설하지 않는다.  단지 부모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다.  (그렇다고 저자의 견해와 입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두 저자의 생각에 수긍하며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게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바로 지금 부모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옮기면서 글을 맺는다. 

  "내가 이렇게 일하는 것은 아이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예요." "어서 대출금을 갚아 자식들에게 얼마라도 남겨 주고 싶어요." 사실 부모 자신과 시간을 자식들에게 주는 것에 비하면 '아이들을 위해' 일하거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 다시 말해, 돈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사는 것은 훨씬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유산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원합니다.  그것도 나중이 아니라 바로 지금 말이죠.(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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