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 - 사회불안장애 아이들을 위한 두려움 극복 훈련 클리닉
바버라 G. 마크웨이, 그레고리 P.마크웨이 지음, 이애리 옮김 / 알마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요즘 나의 도서 선택, 영락없는 애 엄마다.  내 서평에서 자주 하는 얘기지만 내가 이런 자녀 교육서나 유아교육 서적을 읽는 이유는 첫째, 내 일(유아교육)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읽고 둘째, 언젠가는 애 엄마가 될 테니 미리 자녀교육을 공부하고 싶어 읽고 셋째, 우리 조카 생각이 나서 읽는다.  이 책은 내가 교육서를 읽는 이유의 그 세번째인 '조카 생각' 때문에 읽은 책이다.   

  조카는 이제 4살.  어린이집을 다니는 남자 아이다.  한 날은 언니가 속상하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무슨 일인고 가만히 들어봤더니 조카가 '어린이집에 가서는 소극적이고 줄을 서도 가장 뒤에 서고 음악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었다.  언니는 증거자료(?)로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나 역시 속상했다.  음악시간 생기 없는 얼굴로 앉아 있는가 하면 모두가 신나하는 물총놀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이, 항상 이런 것이 아니다.  집에서는 춤도 잘 추고, 장난도 심하다.  물론 기질적으로 친숙하지 못한 대상 앞에서는 적극적인 표현을 안 하는 아이이긴 하다.  그런데 집에서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조카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나도 마음이 아팠다.  언니에게는 '아직 적응단계일 거야',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 저런 것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 '사전 경험이 있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하긴 했지만 진심 반, 언니를 달래주고픈 마음 반이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조카가 더 당당해지고 적극적이 될 수 있을까?  내가 그 방법을 안다면 나는 언니에게 '이렇게 도와줘봐' 라고 할텐데....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 책은 사회불안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위한 부모 지침서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자신감 있게 기르려면' '당당하게 기르려면' 같은 책은 아니었다.  조금 더 엄밀히 말하자면 치료(내지는 극복)를 목적으로 하는 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역시 자녀 교육(혹은 유아 교육)이라는 것이 명확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탁월한 묘책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대하는 일은 정말 어렵고도 복잡하고도 오묘한 것 같다.

  이 책은 마크 웨이 부부의 공동 저서다.  먼저 사회불안장애를 정의하고 사회불안이 일어나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사회불안장애 극복을 위해서 7개의 기본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인정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하라, 둘째, 부모와 아이의 문제를 분리하라, 셋째,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라, 넷째, 아이의 긍정적인 면에 관심을 가져라, 다섯째,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 라는 꼬리표를 달지 말라, 여섯째, 스스로 부끄러움을 이겨낼 시간을 주라, 일곱째, 과잉보호를 하지 말라.  그리고 자녀와 함께 목표를 세우고 아동을 위한 연습, 가르칠 수 있는 인지요법, 노출 치료, 친구사귀기와 적극적 행동 입문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선택적 함묵증, 등교거부, 다다른 장애도 있는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사회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 책이라 예방의 의미로 보기에는 어려웠다. 

  또 아쉬웠던 점은 조카는 겨우 4살인데 이 책은 그보다는 좀 더 연령이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인 듯 싶었다.  적어도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말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방법들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은 그러했으나 구체적인 맥락은 여느 유아교육 서적들이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아이를 인정해주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낙인 찍지 말 것이며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 것들이 그러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보니 조카는 '그냥 소극적이고 조심스럽고 침착한 아이일 뿐' 사회불안 장애는 아니었다.  이 아이들이 느끼는 정도는 그보다 훨씬 심각했기 때문이다.  조카의 그런 안타까운 특성은 그냥 그 아이의 기질이려니 생각하고 좀 더 칭찬과 격려로 자신감을 길러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 다행이다 싶다가도 뭔가 뾰족한 대책을 알 수는 없었기에 아쉽기도 했다.  또 '참 많은 아이들이 불안장애를 갖고 있구나' 싶어 안타깝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역시 부모가 가장 쉽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것 같다.  쉽지 않지만 부모 또한 자신의 양육방법을 점검해보고 아이가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대로 굉장히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 책이기에 실제로 '사회불안장애'를 겪는 아이의 부모라면 꼭 읽어보고 실천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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