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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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아동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온라인에서 '우리 동네에 거주하는 성범죄자 조회하기(http://www.sexoffender.go.kr/)'가 시행되었고 최근에는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순화하여 약물치료)' 에 대한 논란 또한 뜨겁다.  이는 아동을 대상으로하는 범죄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나 오늘날 아동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서 학부모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이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당시 이 프로그램을 직접 보았고 여기서 소개하는 범죄 예방 교육에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 이것을 우리 유치원 학부모들과 함께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우리들의 안전교육.  너무나 허점이 많았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 돼' 이제는 이 말도 통하지 않는다.  아동 성범죄의 적지 않은 부분이 친인척, 동네 아저씨 등 즉 면식범으로부터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쁜 사람'을 그린 우리나라 아이들의 그림과 미국 아이들의 그림을 비교해본 결과 그 그림은 판이하게 달랐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그린 나쁜 사람은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했거나 얼굴에 흉터나 많고 웃지 않고 더럽고 무서운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미국 아이들이 그린 나쁜 사람의 모습은 일반인과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이것은 무엇을 시사할까?  우리네 아이들은 나쁜 사람은 나빠 보이리라 믿는다.  선량하게 생겼거나 잘 웃거나 깨끗하고 청결하며 상냥하면 호감을 가지고 경계를 늦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범죄자는 무섭고 불친절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도리어 아이들을 꾀고 속이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 잘 들어주고 친절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미국의 아이들은 어릴때부터 범죄는 일반인들이 일으키는 것이며 사람의 기분은 날씨와 같아 좋을 때도 있지만 화가 나거나 나쁜 생각을 갖게 되면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배운다.  이쯤되면 어떤 것이 더 현실적인 교육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심어준 나쁜 사람의 대한 이미지.  아이들은 이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넘어가기 쉬우며 그들의 표적이 되면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착한 아이이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착한 아이 신드롬'은 범죄자를 만났을 때에도 그의 착한 본성을 들추고자 유도해내면 쉽게 무너지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물론 이 아이들 역시 '낯선 사람과 말하면 안 돼'를 교육받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이 '좀 도와줄래?' 앞에서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아저씨 좀 도와줄래? 차 바닥 안에 열쇠가 떨어졌어. 근데 아저씨는 손이 커서 꺼낼 수가 없네.  니가 좀 꺼내줄래? 넌 아저씨를 도와주는 착한 아이같아서 내게 부탁하는 거야" 열이면 열. 모두 넘어갔다.  차 안에 완전히 몸을 넣었고 문만 닫고 범죄자가 차를 몰면 어디든 끌려가게 된다.  범죄자는 아이의 입을 막고 차 안에 구겨넣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이처럼 쉽게 '나는 착해.  내 착한 모습을 보여줄래' 하며 아무런 경계없이 선행을 베풀더라는 것이다. 

  미국 역시 다르지 않았다.  늙은 백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무거운 박스를 차에 실어달라고 하자 대다수 어린이가 그를 도와주었다.  그러나 한 여자아이만이 유독 그것을 거절했다.  그 여자아이의 대답은 놀라웠다 "도와줄 만한 어른을 데려올게요. 기다리세요" 촬영진은 그 아이에게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물었다.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요. 어른은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정상이죠"  아차 싶었다.  정말 그렇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것을 지도해야 한다.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단다.  그럴때는 일단 자리를 뜨고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렴" 하고 말이다.  이 간단한 이치가 그 아이를 위험에서 지켜주고 있다면, 어떤가?  지금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다.  초등학교를 가보면 저학년 교실이지만 목에 열쇠 목걸이를 달고 있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아이들에게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해 주어야 하는데, 첫째, 낯선이와 엘리베이터를 동승하게 되었을시 다시 내린다.  둘째, 낯선이가 먼저 자신의 층 번호를 누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가 내릴 층을 누른다. (낯선이가 누른 층보다 일부러 높은 층을 누른다) 셋째, 만약 같은 층에서 내리게 됐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그가 먼저 방향을 정하도록 잠시 기다리는 것이 좋다.  넷째, 집 앞에서 비밀번호는 보이지 않도록 누른다.  다섯째, 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듯 행동한다.  "다녀왔습니다" "엄마, 문 좀 열어주세요" "저 왔어요" 등등의 말을 하며 문을 여는 것이다.  집에 누가 있건 없건 아이에게 귀가 시에는 "다녀왔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인사하게끔 미리 훈련을 시켜두면 좋다.  또 택배 등 우편물이 배달될 것을 아는 경우 아이에게 미리 말해주고 가급적이면 아이가 집에 있더라도 경비실로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미아 방지를 위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놀이동산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길을 잃게 되면 무조건 '매표소' 쪽에서 만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도 하고 어떤 부모는 이조차 하지 않은 채 아이들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데려간다.  일단 아이가 부모를 잃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리고 울기 십상이다.  부모가 잃어버린 그 자리에 있으라고 했던 아이라면 그 자리에 서서 울 것이다.  그 놀이 공원 안에 나쁜 사람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도리어 그 아이는 '나는 지금 부모를 잃었어요' 하고 광고를 하게 되는 꼴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매표소일까?  길을 잃었을때 "매표소 어디로 가나요?" 하고 물으면 누구나가 알기에 아이는 매표소를 찾기가 쉽다.  그리고 대부분 매표소에는 사람이 많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 표를 사기 위해 서 있다.  즉, 많은 사람이 아이의 행방을 눈으로 보고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 사람이 적은 경우는 매표소 창구 안에 직원이 아이를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공장소에 갈 때는 항상 매표소 혹은 입구를 반드시 확인시켜주고 잃어버리게 될 시 만날 장소를 미리 약속해두어야 한다.   

  모든 범죄가 악하겠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그 어떤 범죄보다 더욱 악하다.  왜냐면 이들은 연약하고 순진하기때문이다.  반격을 당할 위험도 없고 의심이나 경계도 낮아 사람을 잘 믿고 따르는 아이들의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인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서만큼은 정당방위라는 것이 설립되지 못한다.  반드시 악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되고 범행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동안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 온 범죄예방 교육이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으로 아이들을 더욱 안전히 보호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들도 보았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가 반드시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나쁜 어른들로 하여금 우리 아이를 지키자.  내가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을 바르게 지키도록 지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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