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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좋은 아이 - KBS 특집 다큐멘터리 : 읽기혁명,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
KBS 읽기혁명 제작팀.신성욱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대학원 동기 선생님이 권해준 책이다. <뇌가 좋은 아이> 는 읽기 교육, 독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뇌가 발달된다는 이야기다. 실로 많은 육아, 교육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데 그 책들의 목소리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상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어떤 보고서를 더 신뢰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대개 육아, 교육서적의 내용은 뻔하다. 자기계발서 같은 소리다. 차라리 논문 한 편 제대로 읽는 것이 도리어 낫다 싶을 정도로 독창성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상반된 주장을 하는 책들 역시 많다. (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이것들 틈에서 독자가 유용한 정보를 가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읽기 교육이야 말로 아이의 뇌를 발달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하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 눈에 띄게 혁신적이거나 '오~ 놀라워' 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이 책은 먼저 '독서영재' 라는 개념에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조기교육을 지양하라고 말하며 대신 '읽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선진국과 읽기지도가 잘되는 나라와 학교의 실례를 보고하고 있다.
모든 유아교육 서적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부모의 무릎이다' 특히나 어머니와의 애착형성은 모든 것의 기초라고 할만큼 강조되고 있다. 이 책 역시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긴밀한 애착이야말로 완전한 교육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육아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을 절대적으로 강조한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의 취업을 권장하고 도우려는 분위기다. 나는 정말 고민스럽다. 나를 위해서는 '일'도 무시할 수 없으며 아이를 위해서는 '휴직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싶다. 혹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부모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요?' 하겠지만 나는 자녀에게 극소한의 교육만을 원할시에만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의 반응에 응해주고 눈을 맞춰주고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것들에 반응해주고 제대로 상호작용 제대로 해주기 위해서는 엄마는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에 함께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맞벌이 부부들이 그러하듯이 출근 전 아이를 깨워 유아교육기관에 보내고 퇴근하며 데려와 저녁을 먹이고 재우기에 급급한 게 사실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은데 이 책에서 권유하는 읽기 교육과 무분별한 영상 시청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 애착형성을 도모하려면 취업모에게는 역시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말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취업모의 자녀가 발달에 더욱 불리하다는 연구결과를 담고 있다. '출산을 하고 정말 일을 쉬어야 하는가? 그러나 나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내가 아이를 다 키워놓고 복귀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참 슬픈 현실이다. 앞으로 더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2세 이전의 영아에게 TV를 시청하게 하는 행위는 뇌 발달의 독이 되므로 절대 금하라고 한다. 텔레비젼, 컴퓨터 이들이 편리하고 재미있기는 하나 유아들의 발달에는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들이 많다. 한편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멀티미디어 교육을 강조하기도 하다. (역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내가 근무한 유치원에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교수, 하면 안되요' 하며 교실마다 컴퓨터를 비치하지 않고 멀티비젼 역시 없는 기관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또 다른 기관에 근무하며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수업발표대회에 출전하였을 때는 '멀티미디어를 적절히 사용하는가?' 가 평가항목이었고 세련되게 기계를 조작하는 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양측다 핵심은 '과유불급'이다. 너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렇게 상반된 견해와 환경 앞에 교사나 부모가 소신을 갖기는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이 같은 혼란은 어린 영아(이를테면 2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논지는 아니기에 나중에 내가 아이를 갖고 출산하게 된다면 2세 이전의 내 아이에게 TV를 시청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이 책은 조기교육은 지탄하지만 영유아기에 뇌 발달 및 지능과 인성이 대부분 갖춰진다고 말한다. 후자를 맹신하기에 조기교육을 하는 것이 아닐까? 조기교육을 지탄하고자 한다면 좀 더 명백한 근거를 들어 조기교육과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적인 행위를 분명하게 구분해주어야 할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적인 행위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이가 보기에는 이것이 조기교육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호한 저술은 육아, 교육서적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히라고 하면서 이는 조기교육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일반적인 통념을 보면 조기교육은 외부의 도움을 얻거나 학습지 혹은 교사를 두고 하는 것이며 부모가 집에서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어떤 방법인지를 막론하고 적극적인 상호작용이라는 식으로 오개념에 빠져있다. 이 책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부분은 많은 책들에서 다루고 있지만 좀 더 명확한 차이점과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하는 말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유아들에게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독서의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가급적이면 다정하게 안은 상태에서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림 또한 아이들에게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언어이기에 그림책은 반드시 부모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유아들이 청각(이야기를 듣는 귀)과 시각(삽화를 보는 눈)이 함께 반응하도록 도우라 한다. 또 출산 후부터 무조건 말을 많이 걸어주라는 것이다. 태담을 중요시 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유아들은 소리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부모 자식간의 애착과 소리에 대한 반응은 발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믿는다.
또 자녀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이 사회성 발달인데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이것 저것 참여해보는 아이들일수록 성취의 기회와 빈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반드시 자녀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육아, 교육 서적에 혼재되어 있는 모호한 개념이나 상반되는 주장들에 고민스럽기는 했지만 최소한 내 아이의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았고 이것들을 실천하고 싶다. 요약하면 2세 이하의 영아에게 TV시청은 절대 안되며 책은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보도록 하고 엄마는 15분 정도 무릎 위에 자녀를 앉혀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을 하지 못하는 시기의 아이에게도 많이 말을 걸어주고 가급적 많은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내가 아이를 갖고 낳아 기르게 된다면 이것은 꼭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