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김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유니클로.  최근 가장 대두되고 있는 기업인 듯 싶다.  사실 유니클로라는 기업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전부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 기업에 더욱 관심이 간다.      

  이 책은 경영자가 읽으면 경영서, 사원이 읽으면 자기계발서가 됨 직한 책이었다.  역시 훌륭한 기업이란 실력있는 경영자, 신실한 직원, 효율적인 조직 시스템으로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이 책 역시 이와 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CEO 야나이 다다시와 여러 점장들의 인터뷰, 그 기업 종사자들 그리고 독특한 사내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니클로 사무실의 물리적 환경이었다.  대개 사무실은 자신의 책상이 있다.  그리고 회의는 응당 '앉아서' 한다.  그런데 유니클로 사무실은 그렇지 않단다.  개인 물건은 락커에 보관하고 노트북과 서류만을 들고 오늘, 내일 어디든 마음에 드는 자리를 선택해 앉을 수 있단다.  이는 단순히 사원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함이 아니고 각자 프로젝트나 업무를 수행하기에 협력할 자와 함께 앉아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신선하고 새로운 발상이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르리라 생각되지만 이것이 이 기업에서 잘 운영되고 있다면 업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좋은 방법이 될 듯 하다. 

  또 하나.  회의는 반드시 5분 전에 집결하고 서서 진행이 된단다.  내가 늦음으로 인해 다른 사원들의 시간을 뺏게 된다는 아주 기본적인 배려가 지켜지고 있다.  '겨우 5분전이 뭐 어쨌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내 경우를 들자면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데 회의를 소집하고 교사들을 제 시간에 모이게 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회의를 소집하면 학부모와 통화 중이거나 일어날 듯 말듯 하며 옆사람 눈치를 살피며 개인 업무를 계속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5분, 말이 5분이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타인의 시간'을 고려하면 절대 지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서서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  다시 말해, 회의가 길지 않다는 내용이다.  회의가 길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안건을 깊이 자각하고 있으며 적절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역시 내 경험을 들자면, 회의가 1시간 아니 그 이상 길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면 위에서 업무내용과 처리 내용을 정확히 하달하는 형식의 조회 밖에 되지 않았다.  안건의 의미나 개념에 대해 재설명을 해야 하거나 '업무량을 늘리는 안건과 행사'는 결사반대라는 교사들의 입장들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서서 회의를 마칠 정도로 속전속결 마음을 모으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다. 

  그리고 하나.  유니클로는 7시면 소등을 한단다.  '사원 개개인의 행복이 회사 내 업무효율을 높인다' 이 얼마나 선진화된 마인드인가?  참으로 안타깝게도 대개 회사원들이 칼퇴근을 하지 못함은 물론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것 또한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기 일쑤다.  그리고 평일에 사적인 약속을 잡거나 여가시간을 갖는 것 또한 여간 부지런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이렇게 대다수 사원들이 파김치가 되서야 퇴근을 하고 축 쳐진 어깨로 출근을 하고 주말을 기다려 밀린 잠을 잔다.  그런데 퇴근 시간을 보장해주고 그 이후 연장근무를 해야 할 시에는 왜 그래야 하는지, 다음에는 연장근무를 하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할지를 작성해 제출까지 해야 한다니.  모든 회사원의 로망 '칼퇴근'을 회사가 나서서 지켜주겠다니.  물론 칼퇴근을 한다고 무작정 '놀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절처하게 투명한 능력위주의 인사 승격을 한다는 것은 업무 외 시간에도 자기 개발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 분명하지 않을까?  결코 퇴근시간 엄수는 '편한 직장' 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업무 효율을 위한 부가적인 시간 허용' 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이 부럽다.  자신과 일과 회사를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만으로. 

  획기적이고 쇼킹한 전략은 하나 둘이 아니었다.  구입 후 3개월 안에는 무조건적 교환, 환불.  사원들도 우려했던 이 제안은 성공했다 '그에 따른 손실보다 기업이 주는 신뢰가 더 크면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다'는 야나이 사장의 직감은 적중했다.  지금 내 손에 떨어질 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줄만한 방법으로 결단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 손실을 입고 추후에도 영향력이 없는 방법이라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에 대한 불확신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선택이 누구나에게 잠시 잠깐의 인내로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준다면 그리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하기에 지금 현실의 수익에 연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소신이다!  그렇게 되리라 확신하고 결단하는 실천력이다.   

  그리고 '제대로 불평불만을 하는 고객에게 100만엔을 주겠다' 했었단다.  '사기 싫으면 사지 마.  사고 싶은 사람한테만 팔아도 우리는 잘 돌아가거든?' 하는 안일한 생각의 기업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자사 제품을 제대로 깍아내리는 고객에게 100만엔을 준다니.  현재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을 넓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이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라 짐작된다. 

  유니클로는 역시 혁신적인 기업임에 틀림없다.  모든 성공 기업에는 성공 신화가 따른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죽도록 열심히 일하자' 보다는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일하자' 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유니클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깨어있는 사고를 하고 경영진과 회사에 헌신할 사원들과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과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과 사회적 환기가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이 로망일 뿐인 신화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변화와 새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바꾸어 갈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미래란 열려 있다.  아버지께 물려 받은 작은 양복점을 유니클로라는 기업의 시발점이 되었듯이 성실하게 근무하는 오늘, 내일이 모여 더 큰 미래가 우리에게 있을지 모를 일이니 말이다.  가장 쉬운 것은 나부터다.  나부터 애사심을 바로 잡고 내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성실한 자세로 근무하겠다는 마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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