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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 반짝반짝 빛나는 오색의 도시 ㅣ All That Travel!(위캔북스) 6
김동운 글 사진 / 위캔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과 나. 그러나 언제나 따로 다닐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함께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작년 봄,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체코,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 올해도 여름 휴가를 기다리다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부처님이 금요일날(2010. 5. 21. 금) 와주시는 바람에 짧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을 잠깐 염두에 두긴 했었지만 곧 중국으로 결정. 왜냐하면, 지금 상하이에서는 엑스포가 성황리에 치뤄지고 있다는 사실. '그래, 상하이다!'
남편이 건내준 책 한 권. <상하이> "이 책 한 번 읽어보고 가보고 싶은 곳 체크해봐" 남편은 결혼하기 전 중국여행을 혼자 여러번 다녀왔다. 우리 집은 "어디 여자가 결혼 전에 남자랑 놀러가?!" 하는 집안이라 함께 갈 수 없었고 또 나는 "아, 혼자서 외국으로 나가는건 왠지 겁나" 한지라 혼자 다녀올 엄두도 못냈다. 아쉽게도 번번히 "잘 다녀와, 선물 사오고" 하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남편과 함께 맘 편히 갈 수 있다는 사실. 나는 벌써 행복해진다. 그리고 받아든 이 책.
책의 속지에는 남편이 중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쓴 짧은 메모가 있다. 그것부터 흐뭇하게 읽으며 본문으로!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정말 맞나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 생각되는 곳, 먹고 싶은 음식에는 번번히 남편의 √ 표시가 있었다. 역시 우리는 취향이 비슷하다는데 안도하며 내 마음대로 이 곳 저 곳을 지목했다. 다행히 상하이 곳곳을 잘 아는 남편 덕에 콕, 콕 집기만 하면 되었다. 으하하~
이 책은 정말 보기 쉽게 되어 있다. 장소별 사진과 저자의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다. 그리고 과감하게 '그냥 지나치라'는 설명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행정보서를 보다보면 모두 매력적인 장소 뿐이다. 결국 그 모든 곳을 둘러보기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여기도 강추, 저기도 강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솔직하다. '음식 값이 비싸니 건물 앞에서 사진만 찍어라', '싼게 비지떡' 이런 식의 코멘트가 아주 적절하게 가미되어 있다. 그렇기에 좀 더 실질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또 몇 박 몇 일이냐에 따라 여행 코스를 예시로 제시하고 있다. 이 코스를 참조해서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넣으면 우리만의 여행코스가 만들어지게 된다. 가이드투어도 해봤고 자유여행도 해봤지만 우린 역시 자유여행이 제 격인 커플이다. 여행코스를 짜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교통편, 먹거리는 따로 빼서 소개했다. 교통편에서는 믿을만한 택시회사의 상호까지 명시되어 있다. 유명한 관광지는 여행정보서 없이 누구나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곳을 찾아가고 스쳐가는 모든 순간들에 Tip을 주는 것이 진정 여행정보서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여행의 정취에 푹 빠진 감상적인 소개가 아니라 유용하고 놓치기 쉬운 것들을 소개하는 여행정보서였다. 게다가 올컬러니 보는 맛도 쏠쏠하다. 그리고 상하이 인근 지역들도 소개하고 있고 그 곳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몇 차례, 여행지 정보가 갱신되지 않아서 현지사정과 다르거나 잘못 표기된 여행책자를 들고 떠났을 때 그 곳에서의 난감함과 황당함을 겪은 일이 있다. 그래서 여행정보서는 말 그대로 출간되지 얼마지 않은 책이 제 구실을 한다. 책은 절대 유통기한이 없지만 이 여행정보서만큼은 유통기한이 있다. 꼭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남편의 메모와 흔적이 있는 한 권의 여행 책을 받아드니 이미 이전 여행도 함께 한 듯하다. 이번 상하이 여행은 남편과 이 책, 두 메이트와 함께 떠나게 될 것이다.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아 벌써 가슴이 부푼다. 가자, 상하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