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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 16장
한스 옐루셰크 지음, 김시형 옮김 / 교양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솔직히 사랑하기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 그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사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는게 맞겠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이십년을(대개 많은 연인들이 그 남짓되리라) 넘게 자라왔으니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방식이 다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망각한 채 내 생각과 같지 않은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옳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이 나의 연인을 좀 더 잘 이해하게 해주기를, 더 제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정말 빨리 읽혔던 책이다.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다. 다시 말해, 대화다. 그것이 친구건, 연인이건, 부부건 간에. 잘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일게다. 이 책 역시 의사전달법 그리고 대화법을 잘 설명해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남녀가 서로 다른 이해와 표현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술함으로써 나의 연인 혹은 배우자인 그 사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정말 놀랐던 것은, 예전부터 내가 궁금해 했던 사실에 대해 명쾌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오늘 나는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고 그것이 속상해서 남자친구에게(몇 안되는 내 남자친구로 존재했던 이들 모두가 그랬다) 털어놓으면 대개 '그럴 수도 있지' , '다 힘든거야' ,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지', '너의 상사는 이런 점 때문에 화가 났었나보다'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래서 니가 힘들엇겠구나' '힘내, 내가 있잖아' '너의 상사는 왜 그런다니?' 이런 식의 대답을 기대했다. 문제에 대한 어떤 방향 제시나 설명, 정리가 아니라 순전히 나의 기분을 동조해주고 공감해주는 한 마디가 몹시 기다려 졌었다. '왜 남자들은 그럴까? 나라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는 것이 더 쉬울텐데.....' 하고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이 그 이유를 말하고 있었다.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남자들은 이성적이고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고 이야기 하며 여자는 그와 반대로 사람과 인간관계를 생각하고 이야기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나는 참 일반적인 여자고 나의 남자친구들은 참 일반적인 남자들이었나 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너에게 빌려주고 싶은 좋은 책이 생겼어" 라고. 이 책은 이미 결혼한 배우자 관계에서 일어날 일들과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었는데 비단 연인관계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이 책이 말하는 것을 빌어 표현하자면 관계노동을 서로 적절히 한다면.... 이 세상 많은 연인들이, 많은 부부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행복해지리라 생각된다. 꼭, 연인과 함께~ 부부가 함께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