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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 천연자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새로운 냉정의 시대 ㅣ 세미나리움 총서 17
에리히 폴라트.알렉산더 융 지음, 김태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신문광고를 읽고 있던 친구가 이 책 광고를 보고 "재밌겠는데?" 한 것이 내가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친구에게 주려고 이 책을 주문했고 받아서 휘뤼릭 들추어보는 과정에서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자원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자원에 대해 무지하다 못해 무관심했던 내가 읽기에는 조금 버거운 책이었다. 독일 시사지 '슈피겔' 기자들의 보고서들인데 세계 자원의 실태, 분쟁지역, 수요와 공급량, 생산자들에 대한 내용들이 내겐 생소했기 때문이다. 책을 다 덥고 난 지금도 내가 이 책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아마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계자원에 관해 상식 상의 지식이 없던 내가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었지만 은근히 재미있게 읽었다. 놀이터에 버려진 사탕 하나에 온갖 미미한 벌레들이 몰려드는 것과 같이 자원 하나를 두고 각 나라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계략, 정치 움직임 그리고 분쟁들. 왜 그토록 자원에 집착하는 것일까? 왜 욕심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러한 자원들이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내고 고갈된다는데 있다.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될 날이 머잖았기 때문이다. 어서 빨리 석유와 가스 등의 자원들을 확보해 자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막대한 자원을 가진 나라가 권력을 갖게 된다는 것 또한 무시못할 이유다. 이 책은 이런 나라와 나라간의 이해관계를 한 눈에 짚어볼 수 있다. 또 그 뿐 아니라 앞으로의 국제 정세를 짐작하고 예견할 수도 있다. 자원은 인류가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요한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나라와 나라간의 분쟁과 협력 가운데에는 반드시 실리적인 것들, 즉 자원이 놓여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자원을 이해하는 일은 국제 사회를 이해하는 일이나 매한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한국, 우리나라. 돈을 내고 자동차에 주유를 하고 보일러에 기름이나 가스를 넣어 가동시키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돈이 없어 주유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기름이 없어 주유를 하지 못하고 기름이 없어 보일러가 멈추는 날이 곧 도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 매립된 자원의 많은 량이 이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최대발굴의 정점을 지나 종모양의 그래프 오른쪽 하강곡선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제 부의 여부로 자원을 취하고 그렇지 못하고의 문제는 넘어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물이 증발하듯 유전이 마르고 가스가 바닥난다면 이 자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연료의 개발이 시급하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다. 문제가 꼬리의 꼬리를 무는 격이다. 새로운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고갈되고 있는 이 자원들이 충분히 있어야만 가능하다. 공장도 그냥 돌아가지 않고 자동차도 그냥 구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원의 고갈은 단순히 석유와 가스, 금, 은등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것은 아주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안이 그 뿐은 아니다. 어딘가에 묻혀있을, 발견되지 않은 그 보물들을 찾아나서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자원이 매장된 곳을 찾아내기 위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만큼의 돈과 인력을 투자해 개발하고자 혈안이 되어있다. 남극, 북극 할 것 없이 이미 많은 나라들이 자원발굴을 진행 중이며 유조선없이 석유를 나를 수 있도록 대륙을 가로지르는 엄청관 크기의 파이프를 땅에 묻고 있다. 막대한 돈과 인력을 투자해서라도 자원 매립지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이 가져다주는 이익은 실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지금도 그런 투자는 계속 되고 있다. 이 책은 자원발굴을 위한 국제적인 동향을 고스란히 비춰주고 있다.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책 <자원전쟁>은 석유, 가스, 석탄, 우라늄, 금, 은, 다이아몬드, 철광석, 보크사이트, 구리등.... 이런 귀한 자원들이 어느 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며 그 생산률이 세계 생산량의 어느 정도인지 부터 어떤 나라간의 이해관계와 분쟁이 있어왔는지 또 국제 정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자원이 고갈됨과 동시에 세계 변화의 추세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 책은 자원에 관해 혹은 국제적 이슈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몇 몇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하는 또 그러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