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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여행을 멈추다 - 멈추는 순간 시작된 메이의 진짜 여행기
메이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인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인 것 같다. 그 첫 번째는 중학교 2학년때 처음 사귄 나의 첫 해외펜팔이 인도친구였다. 당시 마드라스(현, 첸나이 지방)에 살았고 서로 생일이 같다는 이유로 친구가 되어 꽤 오랫동안 편지를 교환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강석경씨의 <인도기행>을 읽고나서인 것 같다.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이미 오래라 기억 나지 않지만 나에게는 아주 깊이 와닿았던 책인 것 같다. 인도에 관한 몇 권의 책들을 읽었지만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 그 책이 지금도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도.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나에게는 줄곧 그리움의 땅이다. 왜일까? 막연한 인도를 향한 나의 끌림은.... 그저 그 땅이 이국적이고 신비롭기 때문일까? 아니면 갠지스강에서 몸을 씻는 그 짙은 피부와 그윽한 눈매에 매료당해서일까? (실제로 나는 인도사람들의 눈을 좋아한다) 잘은 모르겠다. 아무튼 나에게 인도는 생경한 땅이지만 무한히 그리운 땅이다. 인도를 생각하면 '언젠가는 이 곳에 가볼꺼야' 하고 다짐하게 된다.
이 책은 기존의 여행기들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대개 여행기들이 여행과정과 그 곳 지역의 문화 및 건물탐방이라면 이 책은 그 보다는 몇 인도인들과 지은이 메이와의 우정을 중점적으로 담은 책이 아닐까 싶다. 메이의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책이었는데 여행기는 뭐니뭐니 해도 그 곳의 정경과 모습들이 잘 담긴 사진을 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메이의 화려한 삽화 그리고 책의 현란한(?) 편집. 물론 이것은 '민무늬 니트냐, 앙증맞은 프린트 티셔츠냐?' 하는 책을 든 독자 개인의 취향의 문제일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사진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진이 있어야 할 자리에 대신 메이의 정겨운 그림들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심훈의 <상록수>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들 그리고 사람들. 단연 그 주인공으로 꼽을 수 있을 '람' 그리고 '메이'와 '지니' 가 궁금하단 말이야.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가 보다. 속이는 사람도 있고 돕는 사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고.... 인도도 다르지 않았다. 지구 어디를 가본들 사람이 사는 곳이 '이 곳만은 특별해' 라고 할만한 곳이 있을까? 그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가보면 모두가 같은 삶이고 생활이다. 낙후한 도시, 빈민들이 많은 도시라고 하지만 온기가 있고 잘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가득한 땅이다. 그런 삶의 사람들, 나와 다르지 않은 그 사람들을 만나고 확인하고 비추어 보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곳 저 곳을 돌아보고 눈에 담아오는 것은 '관광' 이고 그 생활 속에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 비로서 '여행' 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보자면 이 책이야말로 진정한 여행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