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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영혼 2 -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데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면 바로 '프랑스판 살인의 추억' 이라는 카피 때문일지도. 개인적으로는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게 미궁에 빠진 사건이기 때문에도 그렇고, 경찰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도 그럴 것이다. 실은 '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이라는 영화를 본 것도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 책 <악의 영혼>과 살인의 추억과의 연관성이라면 연쇄살인이라는 점이겠지.
참 빨리 읽혔다. 마음만 먹으면 서너시간이면 읽을것 같은 소설이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다. 영화의 장르는 당연히 공포, 호러, 스릴러쯤 되겠지? 이 책의 작가가 배우지망생이라는데.... 혹시 알겠는가? 그를 주인공으로 이 작품이 영화가 될런지. 스물 여섯의 데뷔작이라고? 아, 곤란해 곤란해!! 그렇데 이렇게 치밀하고 다분히 '계획적'인 소설을 써내다니.... 실제로 그가 이 소설을 쓰기 이해 범죄심리학을 수강하고 실제 부검에도 참여했다지? 역시 사실이나 입증할 만한 근거나 자료가 충분한 것들은 신뢰가 간다. <악의 영혼>의 매력 또한 이런 점 인듯 싶다. 실제 수사법, 범죄심리, 시체 부검.... 데뷔작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잘 썼잖아, 당신!
그런데 역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야기 구성이 아닌 책의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다. 불행히도 2권으로 넘어올 즈음 스토리 유추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물론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눈치챘냐고? 간혹가다 보면 친절하게 등장인물 소개에 지면을 할애한 책들을 보게 된다. 이 책 또한 그러했는데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에서는 절대 써서는 안될 방법이다!! 어째서 그러하냐면, 등장인물 소개란에 유심하여 읽다 보면 등장인물로 소개는 되어 있으나 이야기 속에서 실명이 거론되는 일이 적거나 베일에 가린 인물이 있다. 십중팔구 그가 범인이거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자다! 등장인물에 소개가 된 자라면 적잖은 활약을 하는 사람인데 소설 속에서는 정작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은둔할 수 밖에 없는 그 누군가' 라는 역설이 된다. 결국 범인이라는 얘기. 이 책 역시 그런 실수를 철저히 범했다. 책을 읽기 전부터 범인을 공포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더 큰 실수는 또 있었다! 또 한 가지가 있었지만 그것은 이 책의 범인에 대한 너무 직접적인 스포일러가 될 듯 하여 밝히지는 않겠다.
아! 줄리에트. 그녀를 질책하고 싶다. 마지막에 왜 그리 미련한 용기를 발휘한 것인지. 그렇게 큰 죽음을 대면한 여자치고는 간이 부어도 너무 부었다. 이제 막 당신을 사랑하게 된 가엽은 브롤린씨는 어쩌라고. 흑흑 (나 로맨스 소설을 읽은게 아닐지....하하) 사실 이 책은 로맨스의 기본을 갖고 있는 책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설 도서관에서의 뜬금없는 '짓' 은 너무 생뚱 맞았어. 여하튼 굉장한 속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전 읽은 이갑재씨의 <로맨틱한초상>이 떠올랐다. 사지절단(요약하니 많이 끔찍하군), 정신병, 광기, 박제.... 너무 닮았다. <로맨틱한 초상>이 인간의 정신분석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소설 <악의 영혼>은 시체부검과 수사과정을 면밀히 소개한 작품이다. 데뷔작이라기엔 너무 주도면밀했던 작품! 막심 샤탕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할 이유, 이만하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