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피치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8
엘레나 지난네스키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우피치 미술관?  '글쎄, 처음 들어보는 미술관이네?'  미술 문외한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나다!  절대 자랑하거나 떠벌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지만 나는, 솔직하고 싶다.  나는 '그림에 관심이 있어' 라고 말하기에는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대신 '그림을 알고싶어' 라고 말한다면, 이 것은 내게 진솔하고 솔직한 표현이다.  그래, 나는 그림을 알고 싶다.  그래서 이런 책도 보고 싶은 것이고.  지금에야 어떤들 미술읽기에 출발선상에 선 내가 얼마나 무식하냐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알면서도 표지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의 표지가 바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의 비너스이다.  이 책의 편집자는 'Zoom 한 번 땡겼을 뿐인데....' 하고 중얼댈지도.  후훗  아, 그나저나 책을 읽으며 안 일이지만, 우피치 미술관은 내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다른 미술관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곳이라는 사실.  '사람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것이요' 뭐 이런 말로 대충 정리하고 부끄러운 고백은 그만 하자.  가야할 곳이 있다.  지금, 우피치 미술관, 그 곳으로 가보자! 
 
  이 책은 이 미술관의 역사, 이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 그 그림을 그린 화가들, 그림에 대한 해석....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올컬러로 이 방대한 량을 싣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자에게나 나처럼 문외한인 자들에게나. 
 
  마에스타, 수태고지, 피에타에서부터 초상화들과 신화를 담은 다양한 회화작품까지 담고 있는데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림을 '전체와 부분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림 속 대상의 눈빛과 손동작, 머리칼의 움직임과, 주름진 천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것은 사뭇 이질적이다.  그런 것들을 가아만히 보고 있노라니 그린 이의 영혼까지 읽을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태리에 있는 이 '우피치' 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데에는 한 여인의 지혜로움이 아니었나 싶다.  이 여인은 바로 우피치를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볼 수 있는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이다.  그녀는 '첫째, 미술품들은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영예'를 위해 양도되어야 하고, 둘째, 미술품들이 피렌체 시민들의 공익에 보탬이 되어야 하며, 셋째 그것들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p.9) 했다.  그녀의 혜안()이야말로 우피치를 지켜낸 힘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나에게 우피치 미술관만 소개해준 것이 아니다.  그 곳에 소장된 그림들을 통하여 미술작품의 구석구석을 보는 눈을 깨워 주었다.  나는 그 동안 그림이나 조각 이 모든 것을 한 덩어리로만 보았으며 그들의 배열, 갖춰진 모양새를 통해 이것들을 인식했는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조개 위에 올라서 가슴과 음부를 가리고 있는 비너스를 그린 그림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인 줄은 알지만 비너스의 얼굴만 보고는 이것이 그것과 같은 것인지 알아채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무엇이든 한 번 보고 전부를 알 수는 없다.  그것이 미술이든, 문학이든, 음악이든....  그 어떤 것이든 간에.  그런렇게 보자면 이 책은 더 가치있는 책이다.  급하게 (그림을) 읽어낼 필요가 없다.  천천히 천천히 미술에 한 발작, 한 발작 다가가면 될 것이다.  미술에 한 걸음 다가갈 용기을 준 책?  이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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