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를 어디서 봤더라.. 싶었는데

바로 이 친구였다.

등장인물들이 소속된 곳이 해체 전문 공업회사라는 독특한 배경 설정에 학교물의 요소를 간간이 넣고 대세가 된지 오래인 음모론과 소년만화의 정석인 격투기와 열혈 주인공, 거기에 빈곤물까지 집어넣은 이 복잡다단한 물건은 일반적인 소년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소재에 있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즐겁게 퍼뜨려놓고 있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은 소년만화적 원칙에 따르느라 안타깝다 싶을 정도로 뻔한 도정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얕은 침몰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지만 밑에 깔아놓은 설정들의 운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즐거운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물건. 4컷만화를 주욱 늘여놓은 듯한 김빠지는 스쿨럼블의 성공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본인으로선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 위에서 정석을 따라가는 이런 작품이 반갑게만 느껴진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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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2023

읊조리고 비아냥거리고 뱉어내다. 나의 90년대. 결국 살아남다. 하지만 앞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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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언제고, 자금난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있느냐만은, 원래대로라면

http://www.soundholic.co.kr/home/clubsch_view.php?uid11=661

못과 피터팬컴플렉스의 이 조인트 공연에 간다고, 가격도 나름껏 저렴한 12000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http://www.dcinside.com/panasonic/DMC-LC20.htm

이놈이 걸려버렸다.... 중고 매물. 64 추가메모리에 충전지 충전기 포함해서 저렴한 가격 9만원.

뭐... 일단 거래가 이루어지는 토요일에 결론이 나겠지만, 청량리 모 오락실에서 호혈사일족-투혼을 플레이하느라 손빠른 어느 도선생의 손끝에서 사라져버린 CX-4200의 비극이 있은 이후로 다시 디카를 구입하는 것은 나의 꿈이었던 바, 이 LC20은 라이카 렌즈를 탑재한 루믹스 시리즈 소속으로 200만 화소급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멋진 성능으로 매물이 올라왔을 때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던 모델이었던 탓에 아마 별 문제가 없는 한은.... 구입하게 될 성 싶다.

이로써 콘스탄틴도 일단 보류해야 하는 운명인 것인가... 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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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괜찮았다. 삼국지를 시대의 텍스트로 치환하여 보다 사실에 가까운 사료들과 증거들, 논리적 판단을 기초로 기존의 삼국지 안에서 의도적으로 축소된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그들의 도와 인감됨을 다시 물으며 거시적인 영역으로 삼국지를 확장하여 경제, 사회, 군사, 정치에 이르는 소위 실용적이라 불릴 법한 모든 범위에서 삼국지를 활용한 바, 그 의도도 지금까지의 비슷비슷한 무리들에선 눈에 띌 정도로 충실한 편이었고 그만한 작업을 몰아부치기 위한 의욕 또한 충분히 보여진다.

그런데 뭐 이렇게 반복되는 사설들이 많다더냐.

인물론, 역사적 사실, 평가 등등 모든 것들에 있어서 재활용의 수준을 넘어서 앞 장에 나왔던 것들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고대로 징하게 반복해서 써먹어주는 미덕이 돋보인다. 마이리뷰에 실린 혹자의 비판처럼 뒤에 실린 방대한 분량의 인명사전은 사족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더군다나 모든 것을 아우르려 한 의도에 맞추느라 사유와 판단들이 순간순간의 편의에 맞춰 자잘한 결론을 내리는데 집중된다는 느낌이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산만함과 매너리즘의 영역으로 독서를 몰아넣는다.

한마디로, 지루했다. 문화일보에 연재됐던 장정일의 삼국지 칼럼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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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가 아니라 이제야 3권.... 전작들과 다른 특이사항은.... 거의 없다-_- 쌍둥이 이야기가 드디어 끝을 보게 되고, 미려한 작화와 미친 듯한 수다빨에 비해 후까시에 정력이 집중된 나머지 막판 맥이 풀리는 스토리와 영 신통찮은 액션씬에서의 동선은 별로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는 점은 그대로. 그리고 있는 개폼 없는 똥폼 다 잡는 인물들만 한다스지만 이번 권에선 삼합회의 보스인 양반이 주윤발의 재래를 보여주는 건액션을 펼쳐주신다. 또한 레비의 록을 향한 애정 고백도 약간....-_- 본편보다 훌륭하다는 생각까지 드는 보너스만화도 건재.


이번 권에선 보다보면 이슬람 투쟁전선에 몸을 담은 일본인이 하나 등장한다. 그 양반이 공산권이 무너지고 민주화 운동은 프롤레타리아를 가장한 잠재적 프티부르주아들의 놀이터가 되버린 이 시대에 대한 우화를 들먹이면서 그러면서도 왜 아직도 그런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 다음과 같다.


-내가 싸움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말야, 형씨. 그 무렵의 내가 아직 살아있단 걸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야. 내 신념을 거짓으로 만들고 싶진 않아.


일본은 1960년대 초에 전세계에 몰아닥친 민주화운동에서 파급된 전공투와 그것이 극단적으로 승계된 적군파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몰락이란 것이 아직 민주화 운동의 당사자들이 살아서 사회 일선에서 있고 그 공과가 이제사 드러나기 시작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일찍 이루어졌기에 그 이후에 시작된 일련의 후유증들 또한 우리나라보다 빨리 나타났다(물론 우리나라도 같은 시기에 이승만 영감을 몰아낸 4. 19 혁명이 있었지만 5.16 군사 쿠데타에 의해 그 싹은 아작이 난다. 이후 우리나라의 운동권이 일본 전공투 세대의 몰락과 같은 길을 걷게 되기까진 영삼-대중옹이라는 양김씨들 간의 통합 대선 후보 도출 실패에 따른 민주화 세력의 대선 패배와 연세대 점거 사태에까지 이르는 근 30여년 뒤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기존 가치관의 붕괴와 바탕을 상실한 세대의 등장, 보헤미안적 정서와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자기모멸적 태도, 그리고 그에 반발한 극우적 가치관들의 난입 등등.


블랙 라군 3권에서 저 중년 아저씨의 입을 빌어 얘기되는 것도 그런 세상을 떠나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야 했던 사람의 변명이자 그 시간이 남긴 파장 안에서 자라난 밀리터리 취향의 작가가 몰락한 시간을 위해 준비한 나름의 변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아저씨가 하는 짓이나 발언들은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총과 전쟁을 사랑하는 이들(레비, 미치광이 쌍둥이 등등)과 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까 이 양반이 지켜내야 할 신념이란 결국 전쟁터와 같은 격렬한 공간이 전해주는 그 치열함과 자극이란 말이 된다(앞서서 이 아저씨는 세상 모든 일이 놀이와 같다는 발언도 한다). 이 부분에서 히라노 코우타가 일찌기 <헬싱>에 수록된 단편에서 보여줬던 건액션을 사랑하는 범죄자들과 고리타분한 혁명광, 혹은 나치와 칼잡이 수녀들의 험악한 만남들이 보다 사랑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했던 이유에 대한 대답이 나오게 된다. 작가에 따르면 그들은 모두 그 난폭함을 사랑하는 족속들이기 때문인 것이다.


극좌와 극우는 만나기 마련이다 라는 진중권의 탁견처럼 극좌나 극우나 아나키나 결국 그 모든 것들의 극단들이 만나게 되는 지점은 폭력에의 매혹이라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여기서 보여준 작가의 견해는 그 탁견의 연장이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결국 이 작품 또한 그에 대한 매혹을 먹이 삼아 만들어지는 그리 진지하지는 않은 작품이란 걸 감안해 볼 때....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진실 혹은 의견, 그리고 작가가 가진 무의식적인 영역의 도출, 가장 중요한 결론은 그냥 재밌으면 된다는 것이겠다-_-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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