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2003년에 마지막으로 2권이 나온 다음, 당최 언제야 3권이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주 최근에야 이 작가가 [blood alone]을 만드느라 이 [크로노스 헤이즈]의 연재를 중단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2권까지 부담없이 질러버렸다. 연재가 일시 중단된다고 했지만 그게 벌써 2003년 7월의 얘기. 이쪽 업계 사람들의 정신 세계 속에서 일시라고 하는 시간관념은 대개 십수년을 넘나들기 때문에 아마 얌전하게 포기하는 편이 나을 듯.

학원물을 기반으로 [이그젝션]의 아이디어를 파트너쉽 재킷 개념으로 가져온 [크로노스 헤이즈]는 달랑 두권뿐이 안 나온데다 그 전개도 초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학원물의 전통과도 같은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가능성의 세계를 지배하는 힘이라는 제법 신선한 개념이 더해져서 꽤 볼만한 만화로 만들어졌다. 물론 문제는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멈춰버렸다는 점.... 잘 생각해보면 작가가 동인지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설정상 요소들이 다 어디서 봐왔던 것들이다. 비비기를 잘했다고나 할까. 적어도 재킷 개념에 있어선 지나치게 색기가 넘쳐서 거부감이 일었던 [이그젝션]의 그녀보다는 여기서처럼 밋밋하게-_- 생겨먹어가지고선 소녀다운 꽥꽥거림-_-으로 일관하는 인조인간이 더 맘에 듦이다....


요것이 [blood alone]. 소위 오니상 패치라고 불리는 이들에게 미친듯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중.

요즘 연재하고 있는 [blood alone]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이 작가의 동인혼을 느낄 수가 있다고나 할까. 생각해보면 메이저 데뷔작인 [부기팝 듀얼]에선 누님 취향 코드가 보였고 [크로노스 헤이즈]에서 재킷 파트너 개념이란 것도 어찌보면 주인님 코드.... 은근하게 파더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설정과 시스터 컴플렉스를 눌러대는 묘한 색기가 있는 작화가 어우러지는 작가의 꾸준한 취향은.... 역시 좋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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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llonin 2005-07-1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땡스.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album=29409

에미넴의 크루인 D12의 멤버 중 한명인 이 양반의 솔로 앨범은 듣기 전엔 솔직히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간간이 D12로 나와서 보여준 래핑은 뇌리에 분명하게 박히기엔 너무 허약한 느낌이 들었고 살집 있는 래퍼만 보면 노트리우스 비아이지와 비교하게 되는 습관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데 20트랙에 스킷으로 빠지는 세곡을 빼고 17곡이라는 적지 않은 트랙들을 책임져야 하는 이 앨범에서 비자르는 자신이 그저 크루의 존재성 없는 래퍼가 아님을 분명하게 천명한다. D12에서의 희극스러운 분위기가 다소 잠재워지고 그간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던 특유의 한 템포 뒤쳐지는 듯한 플로마저도 확실하게 귀에 익게 만드는 재주를 선보이는 아주 쓸만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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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예고편에서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가 쏙 떨어지게 만든, 참으로 드문 영화였기 때문에 본편은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그랬는데....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봤기 때문인지 의외로 그럭저럭 볼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대로 이 영화는 도대체 어디에 주안을 둬야 할지 난감한 영화다. 영화의 스펙터클은 이런 류의 대하서사물에선 드물다 싶을 정도로 박진감이나 쾌감이 거세되어 있고 극적 드라마를 위해 음모론적 시각이 배치된 말미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맞먹는 긴장감을 보여준다. [JFK]에서의 정신 없지만 박진감 넘쳤던 전개나 심지어 [닉슨]에서조차도 그 지루했던 인물의 생애를 그리는데 있어서 압도적인 극 장악력을 보여줬던 올리버 스톤은 어디로 갔는지 과잉의 미학을 지향하던 그의 손길은 이 영화에선 더없이 억제되고 신중하려는 '척'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태도는 영화의 호흡이 무척 쳐지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보는 이가 완전하게 이해하기 힘든 알렉산더의 끝없는 정복욕이란 것도 결국 그 해답을 찾으려면 여기서 거의 완전한 인간으로 그려지는 알렉산더의 인류애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낭만적인 시선이 거부감으로 작용해서인지도 모르겠다.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26284

글쎄.... 영화를 저리 봐서 그런지 사운드트랙도 흐음.... 반젤리스가 맡은 만큼 기본기 이상은 해주겠다 싶었지만 사방에서 쏟아지는 상찬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냥 기본기 즈음으로 들려왔다.

그리고 진짜 얘기하고 싶었던 건 이것. [기생수]의 이와아키 히토시가 [칠석의 나라] 이후 드디어 장편 연재로 개시한 [히스토리에]는 작가의 역량을 증명하듯 근간에 나온 만화들 중 최고 수준의 가독성을 자랑한다. 알렉산더의 서기관이었고 알렉산더 사후 그의 제국을 놓고 부관들과 싸웠던 에우메네스를 주인공으로 만들어낸 이 매력적인 이야기는 작가가 전작들에서는 인간과 괴물의 경계로 풀어냈던 인간의 야만성에 대해서 보다 무게있는 접근을 시도하며 [알렉산더]와 그 지향점은 공유하지만 완전히 반대되는 지점에서부터 풀어나가는 보다 극적인 드라마이자 흥미있는 고찰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아직 [알렉산더]를 보지 못했다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추천하고, 남는 시간에는 이 만화를 보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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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07-1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스토리에, 굿!
 

뭐 자주 왔었으니까.... 훗~ 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빠방한 스폰서를 잡은 덕에 티켓 공구가격이 무려 15000원이라는 대폭적으로 저렴한 가격!

-_-.... 아, 이거 고민되네... 아... 시파....

http://cafe.daum.net/towat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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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긁적 2005-07-1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산으로 거처를 옮겨버려 이너넷을 할 수 없음은 오히려 축복이라고 해야 할까? 플루토는 싸이파이물을 가장한 나오키식의 또 그렇고 그런 스릴러물로 보이는데.. 확실히 재미는 있다. 의외의 생일축하, 늦게 인지하였다. 네 생일을 뒤집은 숫자라 기억이 잘되는 것인가. 훗. 게시물좀 많이 쓰게나. 몰아보는 재미가 쏠쏠허이.

hallonin 2005-07-16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루토는 뭐.... 이제 나오키 보고 지겹다고 할 사람이 나올 성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구만.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23775

'짬뽕집 주인님' 칸노 요코가 내놓은 공각기동대 TV 시리즈의 두번째 사운드트랙은 첫번째 사운드트랙에서 영 헤매던 느낌을 주던 부담감이 사라지고 어깨에 힘을 푼, 가볍지만 차분해진 인상을 주는 앨범으로 만들어졌다. 웬만한 곡은 10분에서 15분 정도만에 만들어낸다는 이 짬뽕가게 아줌마의 음악은 그 분치기 제작속도 덕분에 사카모토 마야의 앨범을 제외한 사운드트랙류에선 베끼기 및 짜집기의 의혹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하지만 대량생산의 와중에서도 대부분의 트랙들이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며 몇몇 트랙들은 아예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점에서 그 재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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