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으기 아래에 제가 썼던 글을 보면, 그때만 해도 모든 일이 술술 되면되면 잘 풀리길 바랬던 마음이 보이는군요.... 하지만 결국 사태는 최악의 결과를 내놓고 말았네요.
이번 건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탈감과 자괴감에 휩싸여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합니다. 결국 결론이라고 나온 게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다'였으니까요. 조사위원회에 포함된 서울대 모교수가 오늘을 국치일이라고 이름 붙인 게 각 포털에 붙어다니고 있군요.
하지만 전 이 상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국치일? 황우석이 곧 대한민국 자체도 아닌데 무슨 국치일입니까.
이번 사건이 밝혀지는데는 이 나라의 소장파 생물학, 생명학자들과 민간연구자들, 파시즘을 경계하는 인문계 사람들 모두가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황우석박사의 전세계를 상대로 한 거짓말을 밝혀낸 거죠. 바로 우리 손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열고, 우리가 끝낸 일입니다.
또한 세계 과학계의 두 중심축 중 하나인 사이언스지의 검증능력의 문제점을 그대로 증명해냈구요. 외국에서 먼저 밝혀졌으면 톡톡히 망신 당했을 수도 있었던 일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찾아내서 정화해낸 겁니다. 이 과정에서 본체인 브릭과 놀이터였던 디시 과갤에서 보여줬던 작업과 성과들은 과학에 대한 맹목적 신앙을 부정하는 합리적 비판정신과 우리나라 과학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 보게끔 만든 결과들이었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허무함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낙담하고 있을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낙담이야말로 진실이 그분들에게 있어 아직 죽지 않았다는 증거도 됩니다. 그러니 너무 절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그분들이 자신들을 갖고 놀았던 어용언론들에 대한 분노만큼은 참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제발 이참에 그들의 물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쓴맛은 위장의 힘을 키워줍니다. 저는 미래를 보고 싶습니다.
....사족이랄까 이 양반(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90&article_id=0000010450§ion_id=102&menu_id=102)은 과연 어떻게 될지.... 죽자니 명분이 없고 살자니 쪽팔리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