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스탭만을 동원하여 제작하기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은 그 특유의 작업방식에 따르는 묘한 아마추어리즘의 이미지를 거두기가 힘들다. 그런데다 그가 다루는 영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불러일으키는 시대착오적 아우라는 순수함이라는 키워드로 작업과정이 가지는 아마추어리즘과 공명한다.

그러나 그 모든 매너리티한 인상들을 잠재워버리는 것은 압도적인 이미지의 힘이다. 실제사진에 그래픽 작업을 거친 결과물을 베이스로 하여 만들어내는 풍경들은 그 정적인 이미지 자체로 충분히 매혹적이고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다소 어설프게 만들어진 인간 캐릭터들의 연기보다 보는 이의 머릿속을 휘감아버리는 것은 그 풍경들이다. 신카이 마코토는 저녁노을의 아련함과 막 날이 개인 아침의 상쾌함, 오후의 나른함과 들판의 평온함, 지하철 안의 고독한 단면과 도시 뒤쪽 오래된 시공 아파트의 황량한 기억들을 소름끼칠 정도로 아름답게 꺼내보인다. 그리고 그 풍경들은 고독과 외로움에 지친 그의 인물들이 운명적으로 가지는 아우라를 증폭시킨다. 그의 이야기가 가지는 환상성만큼이나 그가 가공해낸 세계는 초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다만 다음엔 이것만이 미덕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싶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5-11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llonin 2005-05-1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정리를 모르는 사나이-_-

+소카냥+ 2005-07-16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잘 쓰셨잖아요. >_< 내 리뷰..[OTL] 어쩐지 별의목소리보다는 전해지는 느낌이 흐릿흐릿.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조금 실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ㅅ'(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