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코폴라, 스필버그가 벌이는 막간 만담극이 꽤 재밌다. 우선 이 세 사람이 나왔다는 것부터가 스콜세지의 날이라는 걸 알려주는 거였겠지만....
이미 오스카상 따위야 아무 의미 없는 양반이긴 하지만, 세친구와 함께 하는 이 뒤늦은 축복은 묘한 즐거움을 느끼게 만든다. 이미 1980년에 받았어야 할 것이 무려 27년이 지난 다음에야 찾아왔다.
사실 시대정신을 따지라면 [바벨]이야말로 그 지위에 어울리는 것이었지만 거장에 대한 이 뒤늦은 헌사를 위해서라면 조금은 미뤄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떤 의미에선 감정적인 승화를 불러 일으키는 복고적 찬사라는 점에서 아카데미다웠고, 소통의 부재를 얘기하는 [바벨]이 결국 소통을 못했다는 점에서 아카데미다웠던(또한 그 시대정신에 정확하게 부합된다는 점에서 극적인), 여러 모로 아카데미 영화제 본연이 잘 드러난 79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