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 클린(페이셜 워시) - 남성용 250ml
지르
평점 :
단종


한 반년쯤 전인가, 세바메드 이벤트에 이어서 이번엔.... 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작년 말 즈음에 지르 클린 이벤트에 당첨되서 잘 쓰고 있다가 드디어 얼굴에 아무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확인, 이제야 리뷰글을 올리게 된다.

지난 세바메드 때는 화장품 리뷰가 처음이기도 하거니와 화장품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입장이기도 해서 빙 둘러서 우회한 리뷰를 걸었었는데, 이번 지르 클린 또한 어떻게 써야 할지 적잖이 고민했다. 문학적 적자들을 불러오는 방법을 재탕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인생은 스트레이트, 니트족으로서의 생활을 영위중인 나로선 지금 눈에 뵈는 게 없다. 그래서 철저하게 기능적인 면에서 지르 클린을 보고자 한다.

앞서 말했듯 난 화장품과는 거리가 멀다. 내 화장품이라고 해야 3년 전에 받은 선물세트 속에 들어있는 두보레 비누와 이제야 슬슬 바닥이 보이는 세바메드, 이니스프리 로션이 전부로서 한마디로 얼굴 컨디션 공정엔 당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그 결과는 뭐,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_-). 그런 사람이 27000원 짜리 얼굴 세정제에 대해서(그리고 뒤로도 관련된 공정이 5개는 더 배치되어 있다) 풍부한 화학적-경험적 지식으로 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그러나 되려 그렇게 무식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하나의 얼굴 닦는 도구로서 지르 클린을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일단 지르 클린 페이셜 워시의 첫번째 눈에 띄는 장점은 남자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단단한 스틸 몸통과 푸른색의 절제된 선과 글자로 새겨놓은 디자인적인 면에서의 즐거움이다. 자연스럽게 자기절제적 엄격함과 스페셜리스트적 인상에 대한 공상을 불러오는 이 의도된 디자인은 전문직으로 바쁘게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최면적인 경지에 이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내용물은 그레이프 후르츠향을 내는 점액질의 약간 불투명한 액체인데 보습제가 함유되어 있다. 난 천성적으로 도브 같은 보습제가 많이 들어간 세정류는 싫어한다. 웬지 물로 씻어내도 제대로 닦인 느낌이 안 나고 번들거린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르 클린은 그런 면에서 어떤 절충점을 보여준다. 보습기능을 하되 너무 과하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함유된 멘톨성분을 통해 사용자에게 상쾌함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세정능력은 탁월하다. 과도한 알칼리 화학작용의 우수성으로 인해 피부를 손상시키며 기름과 때와 각질을 벗겨내는 세정제품들에 비해 지르 클린은 적절한 보습효과로 얼굴이 땡기는 불쾌감을 동반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땀구멍과 이물질들을 정리해준다. 확실히 우수해서, 비싼 건 꽤 좋은 거구나.... 라는, 당연히 그래야하지만 지금 세상에선 쉽게 느끼기 힘든 가치를 체감하게 만들었다.

단점이라면 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포함된 펌프인데, 점액질인 내용물의 속성 탓인지 내가 악력이 약해서인지 한 번 누르려면 생각외로 꽤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걸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라면 벤치프레스라도 들어야 하는 건가. 어쩌면 지르 클린을 쓰는 이라면 당연히 헬스장을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도.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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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전 이거 선물해본 적! 있지요
재밌어요 펌프를 누르기 위해서 벤치프레스를 들어야 한다니요.
우연히 들른 서재에서 좋은 글들 잘 읽고 갑니다.
종종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