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스위트 홈 1
가메이 타카히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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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다카하시 치하루는 어머니는 애저녁에 도망갔고 단둘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의 새남편이라 주장하는 이상한 남자의 손에 이끌려 이상한 집-겉은 대저택인데 속은 다 썩어가는-에 들어가 살게 됩니다. 아직도 그 정체가 다 드러나지 않은 기우치와 통칭 포치, 좋게 말하면 신선이오 나쁘게 말하면 생활 무능력자인 소설가 새아빠. 그러나 사실 새아빠라 주장하는 그가 엄마와 결혼도 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을 등쳐먹고 뛴 여자의 자식을 맡아 기르겠다고 나선 것이 밝혀집니다.

치하루와 새 식구들의 기묘한 동거 관계. 그리고 가끔 출몰하여 생활을 더더욱 황당함에 빠뜨리는 엄마. 비현실적인 묘한 이들 가족은, 그러나 단 한 가지의 면에서 초지일관 읽는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스위트 홈'. 그리고 그 따뜻한 집을 만드는 가족 간의 사랑이죠. 이들 유사가족을 통해 펼쳐지는 비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무척 가슴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일단, 그림이 예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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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세아린 1 - 테롤드 크로워드의 서(書)
임경배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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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환타지 소설은 대여점에서 빌려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이 책 <카르세아린>은 감히 사서 보아도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교만과 배덕에 대해서 이토록 통렬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낸 환타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고, 지구의 먹이사슬 최정점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소를 잡아먹고 개를 죽이고 열대림을 짓밟으면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우리보다 못한 존재이기에. 하물며 인간 사이에서도 그런 차별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데 '다른 종족'간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인간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먹이 사슬의 더 윗고리에 존재한다면? 그것도 마치 개미가 코끼리에게 대항할 수 없듯이, 그런 절대적인 힘과 강력함으로 군림하며 인간들이 개미를 짓밟듯이 인간을 짓밟는다면?

이 책은 끊임없이 우리의 인간 중심, 아니 인간 우월의 시각을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그것은 10살 어린애만도 못한 지혜를 가진 무지막지한 최강종족 드래곤들을 통해 강력히 형상화되죠. 그들이 지혜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너무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개미를 밟아 죽이는데 아무런 머리를 쓸 필요가 없듯이, 드래곤은 인간과 무릇 모든 생명체들을 짓밞는데 아무런 머리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드래곤들은 무리를 지어 사는 종족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와 관계 속에서 길러지고 필요한 '지혜'라는 두 단어가 필요하지 않은 종족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짓밟힌 인간은 오열하고 울부짖습니다. 그들의 고통은 분명 동정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드래곤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우리 발밑에 죽은 개미가 우리에게 항의하더라도 우리는 가당치도 않아 코웃음을 칠 것이 뻔하듯이, 그들 절대자 드래곤은 인간이라는 개미가 아무리 앵앵거려도 코웃음만 칠 뿐이고, 또한 그것이 당연합니다. 그들은 인간의 위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드래곤에게 당하는 인간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라는 제 2위의 종족에게 짓눌리는 몬스터가 있고 오크가 있습니다. 7권인가의 뒤에 실려있는 어느 오크의 원망과 비통에 찬 단편은, 정녕 인간이 드래곤을 나무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통감시킵니다. 아무 죄도 없이, 인간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마침내 힘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륙당하는 그들 오크를 보며, 과연 인간은 드래곤에게 무슨 낯으로 항의한다는 것인지.

그러나, 역시 인간은 뻔뻔하고, 그들은 대반역을 획책합니다. 그러나 그 반역은 양날의 칼. 드래곤을 멸절시키는데 성공했으되, 인간 역시 위기에 빠집니다. 그리고........... 인간의 위기는, 인간의 가장 추악한 배덕과 더불어 종언을 고합니다.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해피엔딩을. 그러나 그 진상을 아는 자들에게는 수십년이 지나도록 끝나지않을 죄의식과, 한없이 되뇌어야 할 자기 합리화를 동반한 끔찍한 악몽의 엔딩을.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은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하며 주인공이 행복하게 끝나기를 바랍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비참하고 억울한 고통을 당한 자가 행복해져서 사필귀정, 정의는 이긴다는,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정의가 픽션 속에서만은 구현되길 바라며.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독자들의 기대를 무참하게 산산히 부숩니다. 마지막, 주인공 일행 내부의 배덕과 그에 따른 주인공들의 비참한 최후를 보며 정말 처음엔 저도 배신감에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읽어보았을 때, 이 책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된 것이죠.

현실의 가장 추악한 배덕을, 눈돌리지 않고 직시하여 독자들에게 제시한 책. 그것도 당의정을 입혀 재미를 동반하면서요. 인간 세상의 거울이니 뭐니를 다 떠나, 재미있는 내용과 마음에 드는 많은 캐릭터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고두고 음미할 가치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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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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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타나토 노트>의 엄청난 상상력에 반해서 이 책도 몹시 기대하고 사 보았습니다만, 솔직히,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그럭저럭 재미는 있어서 끝까지 보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친구에게 권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끼어드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인용은 '아무리 자기 책이라지만 광고가 너무 심하잖아'라는 반감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작중 인물이 썼다는 형식을 빌렸어도 자신의 책으로 출판되어있는 책일진데, 자화자찬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수호하는 세 인간들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조명한 것은 인간사에 대한 다양한 면을 조명하고자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제대로 통합되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도 마지막의 천사들끼리의 전쟁은 신문의 서평을 보고 기대를 잔뜩해서 그랬는지, 기대 이하였습니다. 이고르의 허무한 죽음, 그의 분노, 그리하여 천사 대전을 일으키는 그의 심리가 별로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고, 그 천사들의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꼭 동네 골목 싸움같은 느낌이 든건... 제가 비뚤어져서일지요.

전작 <타나토노트>에 비해서 확실히 범작이며, 뭔가 더 심층적인 것을 파고들려고 했지만 결국 피상적 수준에 머무른 태작이라는 것이 제 독후감입니다. 재미는... 예, 재미는 있었습니다. 세 인간들, 특히 이고르의 수난기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서평이 더 거창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꿈보다 해몽이라는 속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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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20대에 결정된다
요코다 하마오 지음, 장미화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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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서 말한 부자는 그리 큰 부자를 말하는 건 아닐 겁니다. 평범하게 자기 집 갖고 자기 자식 공부시키는데 지장이 없는, 은퇴후에도 살 궁리에 그리 쫓기지 않을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부자'가 되는 법을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경험이 있었지요. 아는 선배들 중 대부분이 술이다 뭐다 흥청망청 써버리는데 반해서 한 선배는 집도 그럭저럭 사는 데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한 돈을 악착같이 모아, 대학 졸업 쯤에는 이 책에서 말하는 2천여만원을 손에 쥐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선배에게 돈이 있음을 알게 된 그 친구들에게서, 그때부터 돈 빌려달라는 전화가 쇄도하더랍니다. 심지어는 3년이 지나 그동안 단 한번의 연락조차 없었던 후배에게서 어느날 돈빌려달라는 전화가 오더라는. (그것도 자기도 아니고 자기 친구를 위해서 돈빌려달라는 뻔뻔한).

그 선배와 다른 선배들을 비교하면서, 사람들의 어리석은 심리를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선배가 놀 줄 몰라 안 놀았겠습니까? 유혹을 참고 한푼두푼 모은 돈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탱자탱자 논 다른 사람들은 몇년 후 목돈을 손에 쥔 그 선배를 질투하고 '저렇게 돈이 많은데 나 안 빌려주나(사실은 나 안 주나)'라는 소리를 하더군요......

지금, 그 구두쇠 선배는 동기 중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 선배와 다른 사람들의 차이점은 생활 습관의 차이일 겁니다. 친구들이 옷 사고 차 사고 술 살 때, 그런 거 안 쓰고 굿굿하게 돈을 모으는 그 습관 말입니다.

이 책은 어찌보면 견강부회로 보일지 모르는 예시도 많이 들고 있습니다만,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있어서 목돈을 쥐느냐 마느냐는 평소의 '생활 습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책 전체를 들여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는 점에서, 우리같은 보통 젊은이들은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카드론 권유의 추악한 이면이라든가, 은행 하이에나 이론 같은, 우리가 잘 모르는 이면적인 부분에 대해서 상식의 허를 찌르는 훌륭한 '상식'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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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에 끝내주는 이규형 일본어
이규형 지음 / 해냄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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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별 하나 주기도 아까운, 심하게 말하자면 쓰레기요 공해에 가까운 책입니다. 일본어에 흥미를 갖게 하겠다는 기획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이 책을 집어든다는 자체가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그것은 그리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거의 일본에 가서 어찌어찌 임기응변으로 때우면 된다... 를 알려주는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만, 그렇다면 그것이 '일본어'를 가르친다고 할 수 있는지요. 우리가 한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그것으로 별 불편없이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일 겁니다. 그러나 이 책에 있는 방식이라면, 처음에야 '아, 나도 통했다'라는 뿌듯함은 있을지언정 그 방식을 10번 100번 지속적으로 써먹으면서도 '아 나도 통했다'라는 감격이 유지될지는 심히 의아스럽습니다. 기초 어학 실력도 없이 임기 응변으로 땜방을 한다는 건 지극히 피곤한 일이거든요.

이 책은 '일본 문화의 수박 겉핥기'에 차라리 더 의미가 있을지언정, '일본어 교재'로서는 정말 빵점입니다. 차라리 책 제목을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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