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X 15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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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엔 신선했습니다. 헌데 나중엔 지겨워지는군요. 일단 스케일. 세상의 운명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것 치곤 스케일이 너무 작습니다. 비슷한 소재로 세상의 운명을 다룬 <공작왕>과 비교하면 정말 황당할 정도로 작죠. 무대가 전일본도 아니고 도쿄입니다. 도쿄에서도 일부의 현대식 건물들이 전세계를 지키는 결계라. 한국과 중국과 미국과 이집트와 페루와 인도와 헝가리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럼 죄다 들러리란 말인가? 게다가 톤을 덕지덕지 처바르는 액션 씬은 볼만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 처리도 상당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쉽게 상대방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것도 그렇고(던지려면 그만큼 상대를 좋아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란 말이다. 대사로 '좋아해' 한다고 다가 아니야!!),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예를 들어 사랑)를 위해 세상을 멋대로 파멸시키려는 사람들도 그렇고, 일본 사회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파편화되어간다고는 하지만 황당합니다. 게다가 연출 면에서, 과연 클램프는 ' '에 의한 강조 표시 없이는 대사조차 제대로 전달 못한단 말인가... 날이 갈수록 ' '의 남발도 거슬립니다. 내용도 항상 반복입니다. 그놈의 카무이의 운명 타령은 이제 지긋지긋하기까지 하군요. 갈수록 실망스럽습니다. 처음의 참신함도 15권씩 계속되면 진부함이 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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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1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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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만화가 처음 등장했던 것은 90년. 아니 89년인가? 하여간 10년은 확실히 넘은 옛날이었다. 아직 나리타 미나코 풍의, 선으로 승부하는 평면적 그림과 잔잔한 내용이 대세이던 시절, 클램프는 과감한 톤 사용과 대범한 액션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나역시 그중 한명이었다.

' '를 이용한 대사 강조법 처리도 신선했고, 뭔가 색다른 느낌에 많은사람들은 열광했었지만...다시 본 <성전>은 이런 류의 시도, 이런 류의 그림이 처음이었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무릇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수라와 야차, 건달파와 소마, 그리고 모두의 뒤통수를 친 제석천과 선대 아수라 왕과의 관계는, 진하고 절절하다고는 하지만 대체 왜 그렇게까지 진하고 절절해야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특히 아수라에 대한 야차의 헌신은, '왜?' 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불쌍한 애에 대한 동정만으로 그렇게까지 열성이 될까?

게다가 나중에 반전이라고 깔았던 건달파왕의 소속과 제석천의 과거. 건달파왕의 경우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갔고 나름대로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지만, 제석천의 경우는 무리가 있었다. 그가 1권부터 9권까지 해댔던 그 수많은 잔인한 폭정이, 단지 아수라왕에의 사랑의 마음이었다기엔 너무나 지나친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제석천은 바보란 말인가? 그런 식으로 정치해서 아수라왕-연인의 소원이 제대로 들어질 것 같았나? 사랑에 중점을 두건 학정에 중점을 두건, 둘중의 한쪽은 억지스러워진다. 대사 처리에서 ' '의 남발도 이제는 지겹다;; 지금 와서는 역시... '당시를 풍미했다'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두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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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룡 할아버지 297시간만에 귀를 뚫다 -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에피소드 1 (영어뉴스 듣기편)
이재룡 지음 / 사회평론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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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시간이라지만, 그 300시간은 순수 청취 시간이다. 사람이 300시간 동안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갈수는 없는 노릇. 우리가 공부할 때도 책상 앞에 6시간 앉아봤자 4시간 집중해서 공부하면 잘 하는 것이듯이, 300시간이란 사실은 600여시간의 공부시간을 의미한다. (책상 앞에 앉아서 교재 펴고 라디오 틀고 가끔 물마시고 숨도 돌리고... 할 일이 좀 많은가)

이게 왜 영절하 에피소드1인지는 모르겠다. 전혀 내용도 다르고 연관은 쥐꼬리만큼밖에 없는데, 아무리봐도 상술이지만, 뭐, 시류를 잘 타서 심지어 나같은 사람까지 집에 한권 구비해놨으니 훌륭한 상술이라고 할 밖에. 하지만 내용은... 솔직히 별로 도움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단순한 성공담일 뿐이랄까. 영절하와는 달리 독자에게 실제로 이렇게 따라 해봐야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는 미흡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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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세요 1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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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다. 이런 여자가 이런 가족이 실제로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행동은 정말 통쾌하고 유쾌하다. 그녀가 가진 것 많은 부잣집 딸이라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회사 안에서 그녀가 하는 온갖 엽기적 행각, 회사 밖에서 해대는 온갖 심술, 그 모든 것이 상식을 깨고 부담없는 웃음을 주고 있다. 스트레스 쌓일 때 한번 읽어보자. 황당하긴 해도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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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의 칠성검 1
야마모토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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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거슬리는 점. 쓸데없이 여자를 벗긴다. 나오는 여자들은 대개 짐이 되거나, 아니면 일견 드센척 보여도 알고 보면 현모양처형의 그야말로 '여자'다. 그러나 어쩌랴. 이 책은 남자 작가가 남자 독자를 위해서 그린 것인데. 거슬리는 여성상을 제하고 본다면, 이 만화는 재미있다. 잔혹한 장면이 많고 사람이 죽어라고 죽어나가는 것이야 전쟁 시대물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니 넘어가자. 오히려 그점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하는지 모른다.

이 이야기는 허구의 일본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쟁 물로 같은 출판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패왕전설 타케루>와 일견 비교 대상에 놓일 수 있을 것이나 그 책보다는 백배 낫다. 유려한 연출, 극적인 화면 구성에 몹시 능하거니와, 어디선가 본듯한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더라도 이 작가 야마모토 아키라는 그것에 독자들이 손에 땀을 쥐고 보게 하는 긴장감을 불어넣을 줄 안다.

14살밖에 안 된 녀석 치고는 주인공이 전술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너무 지나치게 강하긴 하지만 어차피 판타지 역사물인데 어떠랴, 넘어가자.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재미가 이 책에 있다. 극적인 연출에 이은 또 하나의 미덕은 캐릭터의 개성일 것이다. 사실 개성이라고 해봤자 어디서 본듯하긴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그럼에도 여기의 캐릭터들은 호감을 준다. 그리고 전개의 스피디함.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곳곳의 통쾌한 승리는 이 책을 빌리느라 지불한 대여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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