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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의 칠성검 1
야마모토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일단 거슬리는 점. 쓸데없이 여자를 벗긴다. 나오는 여자들은 대개 짐이 되거나, 아니면 일견 드센척 보여도 알고 보면 현모양처형의 그야말로 '여자'다. 그러나 어쩌랴. 이 책은 남자 작가가 남자 독자를 위해서 그린 것인데. 거슬리는 여성상을 제하고 본다면, 이 만화는 재미있다. 잔혹한 장면이 많고 사람이 죽어라고 죽어나가는 것이야 전쟁 시대물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니 넘어가자. 오히려 그점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하는지 모른다.
이 이야기는 허구의 일본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쟁 물로 같은 출판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패왕전설 타케루>와 일견 비교 대상에 놓일 수 있을 것이나 그 책보다는 백배 낫다. 유려한 연출, 극적인 화면 구성에 몹시 능하거니와, 어디선가 본듯한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더라도 이 작가 야마모토 아키라는 그것에 독자들이 손에 땀을 쥐고 보게 하는 긴장감을 불어넣을 줄 안다.
14살밖에 안 된 녀석 치고는 주인공이 전술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너무 지나치게 강하긴 하지만 어차피 판타지 역사물인데 어떠랴, 넘어가자.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재미가 이 책에 있다. 극적인 연출에 이은 또 하나의 미덕은 캐릭터의 개성일 것이다. 사실 개성이라고 해봤자 어디서 본듯하긴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그럼에도 여기의 캐릭터들은 호감을 준다. 그리고 전개의 스피디함.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곳곳의 통쾌한 승리는 이 책을 빌리느라 지불한 대여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