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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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남은 달동네 괭이부리말. 실제로 이런 지명의 마을이 있는 줄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습니다. 신문으로 방송으로 본 난곡과도 비슷한 이곳은, 달동네라는 말의 뜻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마을일 겁니다.

작가는 그 속에서 굳이 독자들의 동정심을 억지로 짜내려고 하지 않고, 그 속에서, 진짜로 그 속에 함께 녹아 담담하게 서술해갑니다. 동정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 역시 한 사람의 사람으로, 대등한 사람으로서. 따스하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동준이 동수 명희 숙자 영호... 그들의 이야기를. 그렇기에 이 책은 가슴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며 따스한 감동을 주는 게 아닐까요. 오랜만에 가슴 훈훈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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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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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제 마음 속에서 이 <교코> 하면 투명한, 한없이 맑고 가볍고 투명한 느낌으로 남아 있는, 그런 하늘과 같이 공기와 같이 깃털과 같이 가벼운 영혼의 책입니다. 이 책에 반해서 무라카미 류의 책을 더 찾아볼랬더니 친구가 뜯어말리더군요. 환상 깨니까 이 작가의 다른 책은 읽지 말라고. 덕분에...라고 하면 변명 같겠지만 아직 이 작가의 다른 책은 안 읽고 있습니다. ^^;;

뭐랄까, 참으로 선명한 이미지로서 남은 책입니다. 이 소설은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합니다. 무(無)가 아니라, 진짜로 투명한. 그것도 유리의 차가운 투명이 아니라 봄날, 미국의 목가적 대초원의 따스한 볕이 내리쬐는, 파아란 하늘 아래의 공기의 투명함이랄까요. 그렇다고 나른한 공기가 아닌, 시원한 바람을 품은 그런 투명함입니다. 마치 시같은, 영화같은, 노래같은, 너무나 선명한 이미지로서 다가온 소설.저에게 교코가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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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이야기 - My Beautiful Girl, Mari
권대웅 지음, 이성강 그림 / 이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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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 정말 경악스러웠습니다. 아니 저것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만화영화가 맞단 말인가!! 수십년... 아니 수년 전 끔찍하고 끔찍하고 또 끔찍했던 블루 시걸 이래 이다지도 (비주얼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한국 만화영화계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영상이 아름다워도 영화는 역시 스토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는 허술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더군요.
허나, 그런 면에서 오히려 이 그림 동화책같은 화집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이 영화에서 바라는 건 아름답디 아름다운 영상이었으니까요. 그것을 짜증나는 스토리나 뻣뻣한 성우들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진짜로 동화책처럼 몰입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책의 인쇄도 너무 잘 되어있고 색감도 장난이 아닙니다. 손애니메이션처럼 부드럽기 짝이 없는 이 색감들... CG임이 티가 나는 구슬들조차, 이건 정말로 CG여서 다행이다 싶게 아름답더군요. 이 화집, 그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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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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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처음 보면 10분이 걸리고 두 번 보면 1시간이 걸리는 책. 대충 책 껍질에 쓰여있는 말이지요. 카피가 워낙 멋있었고 또한 동물을 워낙에 좋아하는 저인지라 슥 읽어보았습니다만... 생각보다는 그리 와닿지 않던데요. 글쓴이(그리고 번역자)의 감각은 높이 사줄만 하지만, 가끔씩 너무 작위적이다 싶은 부분도 있고, 그리고 읽을 당시에 제가 별로 우울하지 않아서 그랬는지(하지만 우울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별로 가슴을 울리지는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위적인 인간화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동물들이 정말 저런 감정을 느낄까? 저런 식으로 생각할까?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내내 맴돌다 보니 감정이입도 몰입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냥, 사진첩처럼 한번 죽 읽고 다시 읽게 되지는 않던데요. 그래서 후편인 Dear Mom 은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사람마다 맞는 책이 있고 맞지 않는 책이 따로 있겠지만, 글쎄요... 저는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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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왕님 10
야치 에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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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마어마한 제목이 질렸었습니다. 왕님... 일본말로 王樣이겠지요. 직역하면 왕님이 맞기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말 씁니까. 임금님이라는 말도 있을 텐데.
하여간 기가 막힌 번역 센스에 질려서 처음에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꾹 참고 읽어보니 역시 야치 에미꼬의 책 답더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푸근푸근하고 따스하고, 무엇보다도 가슴에 절실히 와닿는 이야기들.

특히 쇼고 단장이 유우에게 충고하는 말인 '머릿속에 들어 있는 거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내놓으면 되겠어?' 라는 말은, 창작하는 사람은 저 아니라도 누구나 뜨끔할 말일 겁니다. 유우의 험난하지만 꾸준한 발걸음, 역경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며 같이 울고웃게 해주고, 실패가 두렵지만 딛고 넘어갈 힘을 주는 만화.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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