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1 - 지리산 작두 허영만 타짜 시리즈 1
김세영 글, 허영만 그림 / 채널21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만화의 매력이라면 전달이 쉬운 것이 아닐까 싶다. 가령 농구는 안 좋아하지만 농구만화는 좋아하고, 야구는 안 하지만 야구 만화는 챙겨보는 이유 말이다. 픽션이 갖는 극적인 상황 때문이라고만 한다면 농구소설도 야구영화도 절대 챙겨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아무튼 그래서, 도박이라곤 민화투도 제대로 칠줄 모르는 나는, 도박 만화는 열심히, 그리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보는 편이다. 보통의 승부 만화와 달리 대개의 경우 도박만화는 그들의 인생이 걸려있는, 진짜 치열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허영만의 도박 만화는 예전부터 내 열독의 대상이었다. 약 8년 전쯤 나왔던 '48+1'는 지금도 그 비참한 결말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얼마전에 본 타짜. 원래 스포츠 신문을 안 보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다가 우연히 알게된 뒤로는 지금은 편의점에서 맨날 눈치보면서 그부분만 챙겨보고 있다(...음...자랑할 일은 아닌가)

1부 '지리산 작두'의 주인공 곤은 3부 '원아이드 잭'까지 나오면서 그 중량감을 과시한다. (오히려 자신이 주인공이었던 1부보다는 2,3부에서 더 매력적이 되는 캐릭터가 아닌가 한다. 멋진 나이스 중년~~ ^^)

도박만화가 갖는 그 긴박함은 이 '타짜'에도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무엇보다도 작가의 치밀한 조사에 따른 생생한 현실감이 장점이다. 일본의 도박만화와의 차별성 중 하나가 바로 이 현실감이다. 작위적이지 않은, 진짜로 우리 바로 옆 주위에 있을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눈을 뗄수 없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지는 '타짜'만의 매력은 바로 한국사를 꿰뚫는 흐름이다. 일본 도박만화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현실적인 감각. 시대의 변천과 함께 변하는 도박, 시대를 반영하는 도박의 역사를 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아쉬운 것은 장정. 어찌 이리 후줄근하게 나왔는지.... 안타깝다. 누가 봐도 이건 온리 대여점용이라서... 도무지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들게 만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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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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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유쾌한 책이었다. 원숙한 사람의 위트가 넘치는 책이랄까. 그리고 내게 도움되는 경구들도 많았다. 특히나 무릎을 친 건 3번째 경구. 수많은 순진한, 그러나 어리석은 이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내가 고해성사를 하면 세상이 받아들여줄 거라는 꿈은 어디까지나 환상에 불과함을 잘 알게 되었다. 맞다. 전에 스포츠 신문에서도 그러지 않았는가. 운동 선수들은 순진해서 비방과 헛소문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연예인들은 무시한다고. 일일이 대응했다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고.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무시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진실을 고해함으로서 상상을 못하게 된 데에 대해 분노한다는 통찰은 정녕코 찬탄스러운 것이었다. 생활속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지혜를 담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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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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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에 처음 그 책을 집어들었을 땐 별다른 감흥은 오지 않았었다. 아, 이 여자는 이런 식으로 신앙을 찾았나보다, 그냥 그 정도였다. 그런데 사람이란 참 희한한 동물인가 보다. 상황이 바뀌니 책이 주는 감흥조차 바뀐 것이다.

지금... 혼자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나 개인의 고독한 상황에서 이 책은 굉장한 위안을 주고 있다. 어쩜 이렇게 한구절 한구절이 가슴을 치는지... 물론 난 아직 그녀만큼 세상에 치인 건 아닌지(살아온 세월이 10년도 더 차이나지 않는가) 아직 종교에 귀의하지는 못하고 있지만(내가 온전히 창조론에 귀의하려면 누군가 내게 마빈 해리스의 [식인과 제왕]을 화끈하게 깨뜨릴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가 종교에 귀의할 수밖에 없었던 막막함은 절실히 공감되어왔다. 그리고 그녀 특유의 작고 조곤조곤한 목소리... 힘들 때의 내게, 지금 몇 달 째 얼마만한 위안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은, 괴로울 때, 자신 스스로를 들들 들볶는 지옥 속에 있어본 사람들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그 메시지 하나하나를 되새기고 그리고 위안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행복도 자격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그녀 말마따나, '자격 있는 자'만이 같이 울 수 있는 책... 내가 감히 이렇게 말하는 것은, 괴롭기 전의 작년의 나는 이 책을 읽고 아무런 감흥 없이 넘겼기 때문이다. 자신을 마주보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꼭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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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Fat Cat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무코야마 아츠코 외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여기 소개되어 있는 대로, 잽싸게 서점 사이트로 달려가 영어 원서를 사보았습니다. 중급으로 소개되어 있는 로얼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책인데... 문제. 아무래도 어린애들 책이다 보니 두번 읽게되지 않더라고요. Big Fat Cat 본문에는 자꾸 새 이야기를 접하는 것보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숙지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힘들었습니다.

일단 한번 쭉 읽고, 단어실력이 많이 딸리는 것을 통감, 두번째 읽을 때는 일일이 사전을 찾아 책의 빈 여백에 써놓았는데--평균 한페이지 당 5개 꼴로--, 막상 단어를 찾고 보니 다시 읽을 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내용이 너무 뻔하다보니...... 그래도 단어 찾아놓은 게 아까워서 억지로 세번째 읽긴 했는데.... 어디서 보니 '리딩 스마트 베이직' 책의 서평에도 비슷한 말이 있더군요. 내용이 쉽다보니 다시 읽게 되지 않더라는. 그래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기왕이면 소설보다는, 여러번 읽을 수 있는 수필을 소개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해보니, 이건 Big Fat Cat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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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Fat Cat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무코야마 아츠코 외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일단.
1. 제가 아무리 그 책을 열심히 뜯어봐도(10번은 본 것 같습니다만)
go to house 라는 문구는 없는데요.
'to the house' 라는 문구가 있을 뿐입니다. (책의 끝부분의 '접착제' 편에서)
그리고 이 문구는 얼마든지 쓰일 수 있는 문구 아닙니까?
헌티드 힐 같은 괴기 호러 집인지, 혹은 행인 A와 B의 대화중에 나왔던 '그 집'인지. 이것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제가 살펴본 한에서는 'go to house'라는 이유로 비난하심은
정확한 인용에 의거한 비난이 아닌 듯 합니다.

2. 히어링 에 대해서.

아무래도 뭔가 핀트를 잘못 맞추어 생각하고 계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책은 '일본인(+한국인)'을 대상으로 쓴 책입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쓰는 책이 아니지요.
즉, 전달 대상인 일본인(한국인)이 쓰는 언어를 써야 합니다.
휴대전화는 외국에서 먼저 발명되어 쓰이기 시작한 물건이고, 그네들 말로는 '셀룰러'라고 합디다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은 콩글리시인 '핸드폰'이듯이 말입니다. 핸드폰 사용기를 쓰면서 누군가가 내내 '셀룰러' '셀룰러' 하고 있으면, 알아들을 수는 있을지라도 꽤 낯설지 않을까요.

'영어 듣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한국인이고,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받고 한국에서 불어닥치는 온갖 영어 열풍을 보고 듣고 접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만,
저는 '리스닝'이라는 말보다는 '히어링'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살아온 것 같은 기억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어쩌면 일본에서는 '히어링'이라는 말이 훨씬 더 대중적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일본인(한국인)'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작가(및 번역자)가 '히어링'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글을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무릇 글쓰는 이(그리고 번역자)들이 지켜야할 기초 중의 기초이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이 문제로 비난을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며,
만약에 정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리스닝'과 '히어링'을 혼용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부정확한 '히어링'을 선택한 번역자에게 그 몫이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리스닝'이라는 말이 거의 안 쓰이고 '히어링'이 대중적일지 어떻게 압니까? 일본에는 '리스닝'이라고 하면 '앗, 이게 무슨 말이지?' 하는 사람이 많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또한, 물론 저는 번역자분이 '히어링'이라는 단어를 써 줘서 더 좋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히어링'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더 많이 듣고 보고 접하고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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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추천할 칸이 얼마 없군요.

정말 강추입니다! 영어에 대한 강박관념을 없애주는 책이라는 책 표지의 문구는 정녕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오랜세월 강박과 걱정에 시달려왔던 저입니다만, 이 책을 읽고 바로, 저는 이 책에 나온 추천도서를 사고자 하는 욕망이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당장에 사서 열심히 읽고 있지요. 재밌더군요 ^^)

가장 효과적인 말로 조곤조곤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더할나위없이 겸손하게,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모든 영어 고민자들에게 꼭 쥐어주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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