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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한국학
J. 스콧 버거슨 지음, 주윤정.최세희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책을 받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관심도 없었지만 받은 책을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집에 펴놓고 읽었는데... 어머니와 저의 공통 의견 '재미없다!'. 놀라운 것은, 그걸 저에게 준 사람이 이 책을 소개하며 '베스트셀러다, 반응 괜찮은 좋은 책이다'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서점 관련 종사자라지만... 어흐흑. 그래서 대체 이 책이 과연 '어찌하여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는가' 싶어서 알라딘에 와보니... 다행스럽게도 저만 재미없었던 게 아니네요.
별을 2개 준 건, 작가의 성실성과 편집의 깔끔함을 샀기 때문입니다. 질은 형편없이 값만 다락같이 올린 책들이 많은 요즘에 속지 컬러인쇄를 해가며 비교적 책도 두툼하고... 성의가 돋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랫분들의 서평을 보며 제가 느꼈던 이 재미없음과 뭔지 모를 찝찝함이 뭔지 명확하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발칙한' '한국학'이라길래, 그래도 한국에 대한 어떤 비평서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홍세화나 박노자의 글들처럼요. 그런 책들은 굉장히 재미있으면서도 인상깊게 읽었고, 읽으면서도 참 좋았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국'학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부분은 맨 앞의 서문이 아닌가 싶네요. 그 서문부분은 재미있었습니다. 속물 PD와의 한바탕 에피소드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김지룡의 '나는 솔직한 것이 좋다'에도 저런 류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PD'가 나옵니다. '방송이란 아저씨 미디어'라는 핵심을 찌르는 통찰도 나오는데, 이 책에도 똑같은 부류의 PD가 나오는 걸 보니 '과연' 싶네요.)
하지만 그 다음에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단편적 인터뷰들(양복점 아저씨 같은 한국인도 나오긴 하지만)에 치중한 부분은 무척 산만했고, 북한 얘기도 '그래서 무슨 얘길 하고 싶어?'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평면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앞부터 차근차근 읽다가 재미없어서 중간부터는 띄엄띄엄 읽다보니 책을 총괄적으로 조망하지 못했지만... 저와 취향이 제 어머니도 재미없다고 책을 덮으시는 걸 보니, 더 읽을 의욕이 안 나데요.
흠, 만약 이곳에서 언급한 부산 외국인 거리, 이태원, 홍대, 그런 쪽의 문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흥미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쿨'한 문화로 인정받는 모양인데, 저같이 지루한 노땅 문화 방콕족에게는 정말 맞지 않았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