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백인들
마이클 무어 지음, 김현후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각종 매체들에서 이 책을 소개하며 치켜세우길래 길가면서 한번 사서 쭉 봤습니다. 읽을 때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등극이 그토록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플로리다 무슨 카운티의 나비모양 기표용지의 수수께끼도 이 책을 보며 매우 후련히 풀었습니다. 내용을 조금만 언급하자면 공화당원이 위장 탈당해서 민주당에 들어가 그런 기표용지를 도안했다더군요. 세상에나.

부시의 오만불손한 태도에 짜증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일단 이 책은 굉장히 후련합니다. 거침없는 입담, 인정사정없는 언어 망치질이 몹시 매력적이죠. 헌데... 헌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두번 읽게 되지는 않는군요. 중요한 정보들은 대충 머릿속에 들어 있어서 그러나-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정보책이라기보단 문화비평서 부류가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생각해 보았는데, 이 책의 지나치게 거침없는 입담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번 욕하면 후련해도 여러번 하면 스스로도 기분 잡치듯이, 이 책의 과격 편향적인 어조가, 두번 읽기엔 너무 투박하지 않았나 싶네요. (소녀취향적으로 말하자면 '글의 향기가 없다') 이 사람은 스스로의 나라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데 애쓴 나머지, 자신의 나라를 지나치게 구제불능의 무저갱으로 묘사해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첫맛은 톡 쏘는 상쾌함이 있지만 다 마시고 나면 입안이 텁텁한 청량음료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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