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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읽는다 - 심리학자가 읽어 주는 어린이 문학
가와이 하야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아는 분으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았었다. 심리학자가 썼다는 이 책은 우선 내용보다 책의 크기, 본문의 구성 등이 마음에 먼저 들었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십년이 넘게 편집디자이너로 밥벌어 먹은 까닭에 책을 고를때도 구성이나 활자가 엉망이면 왠지 읽고자하는 욕구가 반감이 되곤 한다. 물론 빈약한 알맹이에 비해 지나치게 겉모습에 치중한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열 두권의 어린이책을 읽고 심리학자의 눈으로 재해석해 놓은 글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해도 좋을만큼 흥미로웠다. 불행히도 소개된 책 12권 중에 어느 하나 내가 읽은 책이 없었다는 점이 중간에 책을 놓아야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딱 6장까지 읽고나니 이 책을 마저 읽는 것 보다는 먼저 소개된 책들을 보자는 생각이 일었고, 그래서 몇 권을 구해서 읽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소개된 책보다 작가의 글이 더 재미있었다고 하면 어떡게 해석해야 하나?
어쨌든 가장 큰 수확은 1장에 소개된 <하늘을 나는 교실>의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에 대해 알게 된 점이다.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남편은 어렸을 때 그의 작품을 몇 권 읽었었고, 책이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의 책을 몇 권 읽어봤고,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에밀과 탐정들>이란 책도 구입해놓은 상태다.
못 읽은 책들은 목록에 적어 놓고 한 권 한 권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정말 수많은 어린이책이 있고, 출판사의 마케팅으로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구별하기도 힘든 시대가 되었다. 가끔은 남이 좋다고 하니까 그저 그랬던 책도 좋아 보인 적도 있다. 가끔은 이것이 어린이 책인가 싶은 책도 있다. 모두 어른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도 어린이책이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책을 읽는다. 내 아이가 자라면서 읽게 될 수많은 책을 엄마가 먼저 읽어본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먼 훗날 아이와 더불어 한 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