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비가 왔지요. 그래서인지 아침을 늦게 시작했어요. 
비가 오는 날은 왠지 이불이 요가 발목을 잡는 것만 같아요.
최근에 소홍양이 읽고 있는 책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소홍양은 얼마전에 두돌이 지났어요.

11시경 집을 나왔네요. 소홍양에게 웃어보라고 했더니 이런 표정을 지었어요^^;;



소홍양은 요즘 그네에 푹 빠져 있답니다. 우리집 앞에 놀이터가 새단장을 했는데
덕분에 매일매일 놀이터에서 한 두시간 놀곤 하지요. 오늘도 놀이터가 먼저! 자~ 출발!!




여긴 <각심 어린이공원>입니다. 먼저 가볍게 몸풀기부터 하구요.
(뒤로 보이는 2단계 미끄럼틀 보이나요? 이런 미끄럼틀이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이것을 만들기 위해 네 번이나 뜯었다고 합니다.)



그네를 본 소홍양의 표정이 정말 밝지요. 마치 달님 같아요^^
비가 오고 난 후라서 놀이터엔 아무도 없더군요. 신나게 그네를 타고 도서관을 향해 GO!GO!



가는 도중 제가 좋아하는 나리꽃을 만났어요. 소홍양도 좋아합니다.
나리꽃에서 인사도 하고~ 다시 출발~



드디어 도착했어요. 소홍양은 서울 노원구에 있는 <월계문화정보도서관>에 다닌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책은 <영어그림사전>이란 책이에요. 소홍양이 영어가 뭔지 한글이 뭔지 알까요?
네~ 안답니다.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아닌데, 어쨌든 한글과 다르다는 것은 아는 것 같아요.
이 곳은 1층 모자열람실이에요. 소홍양은 평소에 이곳에서 주로 책을 보지요. 가끔은 2층과 3층에도 다녀오구요.



어제는 3층에도 갔었어요. 소홍양은 3층 일반열람실에선 천문학 코너를 좋아해요.
당당히 걸어가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실수로 다른 책을 빼면
아니라고 고개를 젓지요 지금 보고 있는 큰 책은 제가 들기에도 힘이 듭니다.
<우주로 가는 별자리 지도>라는 책이구요, <우주탐험>이란 책도 즐겨본답니다.



여기는 2층 어린이 열람실이에요. 3층에선 보았던 <우주탐험>이란 책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3층에선 대출이 되지만
딸린 교구는 없는데, 2층에선 책에 딸린 천구 교구가 있어서 가끔 가서 조립해보고 끼어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답니다.



도서관에서 두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근처 놀이터 중에서 가장 미끄럼틀이 괜찮은 
놀이터를 찾았답니다. 이 곳은 그네는 없고 이 미끄럼틀이 주된 놀이기구인데 소홍양이 매우 좋아하지요.



이곳은 신창어린이공원입니다. 미끄럼틀을 탄 후 그네를 타기 위해 이곳을 들렸지요.
여기 놀이터는 다른 어떤 곳보다 그네가 참 좋아요. 힘껏 밀어도 안심이 되구요.



집으로 돌아오니 두시 반쯤 되었네요. 소홍양 아빠가 시원한 무등산 수박을 자르고 있지요.
수박을 먹은 소홍양은 점심도 생략하고 고만 꿈나라로 직행했답니다.
그 사이 저는 점심을 먹고, 책을 읽었구요. 이제 소홍양은 물놀이와 책읽기, 그리고 블록쌓기를 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 된답니다.



작년에 찍은 소홍양 물놀이 모습입니다. 빨간 다라이가 눈에 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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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내 거야 경독교육동화 2
프로 파밀리아 지음, 조영수 옮김, 다그마 가이슬러 그림 / 경독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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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참 세상이 무섭다. 딸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짐승같은 놈들의 짓거리를 보노라면 경악을 넘어서 분노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낀다. 아니다. 짐승같은 놈이라고 하면 짐승들이 분할 것 같다. 짐승들도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딸아이를 가진 죄(?)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고민에 빠지곤 한다. 지금은 어려서 매 시간 따라다니지만 아이가 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남편은 우스개 소리인지 진심인지 모르나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쉬는 시간마다 가서  확인하고 그럴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한 것을 보면 말이다.

청소년 시기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다니면서 부모님 중 특히 엄마는 항상 내게 조심스런 눈길을 보냈었다. 그때는 왜 그러셨는지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보니 알게 되었다. 여자라면 살면서 원치 않은 성추행을 당해보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비비적거리는 늑대놈들때문에 소스라친 적이 몇 번 있다. 그럴때면 소리를 질러서 방어를 해야하는데도 막상 너무 놀래서 몸이 굳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냥 멍해진 느낌~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아마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서 늑대놈들이 버젓이 활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도 이러한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 할까. 세살배기 내 아이에겐 아직은 버거울 것 같지만 내년에는 이 책을 읽어 줄 계획이다. 연습도 시킬 생각이다. 아주 어렸을 적 부터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오게 자주 일러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세상에 대해 불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너의 몸은 소중하니까 싫은 손길엔 ’싫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가르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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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바의 비단 - 일본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6
마쓰타니 미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세가와 야스오 그림 / 비룡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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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곳엔 항상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가 풍성할 수록 어린이들의 눈도 빛이 나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정서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야만바의 비단>은 일본의 옛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나 처녀 귀신처럼 일본에도 아이들을 두렵게 하는 무시무시한 귀신이 있는데 바로 '야만바'다. 원래는 '산에 사는 노파'라는 뜻의 '야마우바'로 불리다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야만바'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해 가을 달빛 좋은 밤, 산골 마을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달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나중에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박까지 떨어지자 아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이불 속으로 파고 든다. 그리고 "초후쿠 산의 야만바가 아기를 낳았으니 떡을 해 와라! 안 해 오면 사람이고 말이고 죄다 잡아먹어 버리겠다!"라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을 사람들은 잡혀먹힐 수가 없으니 쌀을 걷어서 떡을 한다. 그런데 누가 야만바에게 가져갈 것인가가 문제다.

평소에 잘난체 하기로 유명한 두 사람에게 공을 세우라고 떠밀자 아카자 할멈이 자기가 길 안내를 하겠다고 나선다. 늘 으스대기 좋아하는 두 사람은 센 바람이 불자 마을로 도망쳐 가버리고, 할멈은 마을사람들을 위해 홀로 산을 오른다. 야만바의 집에 도착한 할머니는 마을에서 해 온 떡과 야만바의 아기가 잡은 곰으로 맛있는 떡국을 끓여먹고 스무하루 동안 야만바를 돕는다. 스무하루가 지나자 야만바는 고운 비단을 할멈에게 준다. 그 비단은 아무리 써도 다음 날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신기한 비단으로 마을 사람들이 감기 한 번 안걸리고 아무 탈 없이 잘 살도록 보살펴 준다고 한다. 마을로 돌아온 할멈은 그 비단으로 옷도 해 입고, 감기 한 번 안걸리고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우리도 아이를 낳으면 삼칠일이라고 해서 스무하루 동안은 산모에게 누군가가 산바라지를 해주는데 귀신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귀신이 아이를 낳는다는 것도 재미있고, 할멈이 산바라지를 해주는 것도, 그 공을 비단선물로 갚는 것도 재미있다. 각 나라의 옛이야기는 그 나라의 풍습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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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글, 그림 |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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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하면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대부분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만큼 입소문이 있는 책이다. 반짝이는 홀로그램이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과연 무지개 물고기가 존재할까? 바닷가에서 자란 덕에 제법 낚시도 해보았고, 물고기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진짜 있다. 무지개 물고기처럼 생기진 않았지만 온 몸이 반짝이는 물고기. 

내가 살던 동네 앞바다엔 볼락이라는 이름의 물고기들이 많이 잡힌다. 그냥 볼락은 시커멓다. 그런데 각시볼락은 온몸이 반짝이는 물고기로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을 수밖에 없다. 무지개 물고기를 보면 각시 볼락이 떠오른다. 얼마전에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를 본 덕에 <무지개 물고기와 흰 수염 고래>를 이해하는 데 쉬웠다. 줄무늬 꼬마 물고기만 은빛 비늘이 없고, 톱니 지느러니 물고기도 그 책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책을 보지 않아도 이 책을 보는데 별반 어려움을 없겠지만 말이다.

흰 수염 고래 한마리가 무지개 물고기와 친구들이 사는 곳에 눌러 살기로 마음 먹는다. 맛있는 크릴이 아주 많은 곳이고, 반짝이는 물고기들에 둘러싸여 지낸다는 것이 기쁨이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이고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은빛 비늘에 감탄하곤 했다. 그런데 몸집이 작은 물고기들은 고래가 자신들을 쳐다보는 것이 매우 의심쩍은 느낌을 들게 했다. 꿍꿍이 속이 있는 것도 같았고, 몸집이 큰 고래가 크릴을 몽땅 먹어 치울 것도 같았다. 혹시 잡아먹으려는 것은 아닐까?

어느 날 고래가 물고기 떼에 바짝 붙어 헤엄을 쳤고, 겁이 난 톱니 지느러미 물고기는 "고래가 우릴 잘으러 왔다"며 소리를 친다. 그 소리에 마음이 상한 고래는 화가 치밀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물고기 떼 사이로 돌진해 들어가 꼬리를 세차게 휘두르고 만다. 그런데 이 싸움 탓에 크릴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에 무지개 물고기는 고래와 화해해야 된다며 고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고래가 왜 그랬는지 깨닫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이들은 먹이가 많은 곳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다.

몸집이 왜소한 나는 가끔 덩치가 큰 사람을 보면 겁이 난다. 그 사람이 내게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오해가 생긴다. 가끔은 어떤 사람의 행동에 과민반응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오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어린이들도 친구들과 또는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럴때면 서로 싸우지말고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본 마음을 전하는 과정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거나 옆에서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을 것 같다.

아직 덜 읽은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책 들도 마저 찾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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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읽는다 - 심리학자가 읽어 주는 어린이 문학
가와이 하야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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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으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았었다. 심리학자가 썼다는 이 책은 우선 내용보다 책의 크기, 본문의 구성 등이 마음에 먼저 들었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십년이 넘게 편집디자이너로 밥벌어 먹은 까닭에 책을 고를때도 구성이나 활자가 엉망이면 왠지 읽고자하는 욕구가 반감이 되곤 한다. 물론 빈약한 알맹이에 비해 지나치게 겉모습에 치중한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열 두권의 어린이책을 읽고 심리학자의 눈으로 재해석해 놓은 글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해도 좋을만큼 흥미로웠다. 불행히도 소개된 책 12권 중에 어느 하나 내가 읽은 책이 없었다는 점이 중간에 책을 놓아야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딱 6장까지 읽고나니 이 책을 마저 읽는 것 보다는 먼저 소개된 책들을 보자는 생각이 일었고, 그래서 몇 권을 구해서 읽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소개된 책보다 작가의 글이 더 재미있었다고 하면 어떡게 해석해야 하나? 

어쨌든 가장 큰 수확은 1장에 소개된 <하늘을 나는 교실>의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에 대해 알게 된 점이다.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남편은 어렸을 때 그의 작품을 몇 권 읽었었고, 책이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의 책을 몇 권 읽어봤고,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에밀과 탐정들>이란 책도 구입해놓은 상태다.

못 읽은 책들은 목록에 적어 놓고 한 권 한 권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정말 수많은 어린이책이 있고, 출판사의 마케팅으로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구별하기도 힘든 시대가 되었다. 가끔은 남이 좋다고 하니까 그저 그랬던 책도 좋아 보인 적도 있다. 가끔은 이것이 어린이 책인가 싶은 책도 있다. 모두 어른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도 어린이책이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책을 읽는다. 내 아이가 자라면서 읽게 될 수많은 책을 엄마가 먼저 읽어본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먼 훗날 아이와 더불어 한 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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