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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내 거야 ㅣ 경독교육동화 2
프로 파밀리아 지음, 조영수 옮김, 다그마 가이슬러 그림 / 경독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 참 세상이 무섭다. 딸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짐승같은 놈들의 짓거리를 보노라면 경악을 넘어서 분노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낀다. 아니다. 짐승같은 놈이라고 하면 짐승들이 분할 것 같다. 짐승들도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딸아이를 가진 죄(?)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고민에 빠지곤 한다. 지금은 어려서 매 시간 따라다니지만 아이가 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남편은 우스개 소리인지 진심인지 모르나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쉬는 시간마다 가서 확인하고 그럴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한 것을 보면 말이다.
청소년 시기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다니면서 부모님 중 특히 엄마는 항상 내게 조심스런 눈길을 보냈었다. 그때는 왜 그러셨는지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보니 알게 되었다. 여자라면 살면서 원치 않은 성추행을 당해보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비비적거리는 늑대놈들때문에 소스라친 적이 몇 번 있다. 그럴때면 소리를 질러서 방어를 해야하는데도 막상 너무 놀래서 몸이 굳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냥 멍해진 느낌~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아마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서 늑대놈들이 버젓이 활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도 이러한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 할까. 세살배기 내 아이에겐 아직은 버거울 것 같지만 내년에는 이 책을 읽어 줄 계획이다. 연습도 시킬 생각이다. 아주 어렸을 적 부터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오게 자주 일러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세상에 대해 불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너의 몸은 소중하니까 싫은 손길엔 ’싫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가르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