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물고기 하면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대부분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만큼 입소문이 있는 책이다. 반짝이는 홀로그램이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과연 무지개 물고기가 존재할까? 바닷가에서 자란 덕에 제법 낚시도 해보았고, 물고기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진짜 있다. 무지개 물고기처럼 생기진 않았지만 온 몸이 반짝이는 물고기. 내가 살던 동네 앞바다엔 볼락이라는 이름의 물고기들이 많이 잡힌다. 그냥 볼락은 시커멓다. 그런데 각시볼락은 온몸이 반짝이는 물고기로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을 수밖에 없다. 무지개 물고기를 보면 각시 볼락이 떠오른다. 얼마전에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를 본 덕에 <무지개 물고기와 흰 수염 고래>를 이해하는 데 쉬웠다. 줄무늬 꼬마 물고기만 은빛 비늘이 없고, 톱니 지느러니 물고기도 그 책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책을 보지 않아도 이 책을 보는데 별반 어려움을 없겠지만 말이다. 흰 수염 고래 한마리가 무지개 물고기와 친구들이 사는 곳에 눌러 살기로 마음 먹는다. 맛있는 크릴이 아주 많은 곳이고, 반짝이는 물고기들에 둘러싸여 지낸다는 것이 기쁨이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이고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은빛 비늘에 감탄하곤 했다. 그런데 몸집이 작은 물고기들은 고래가 자신들을 쳐다보는 것이 매우 의심쩍은 느낌을 들게 했다. 꿍꿍이 속이 있는 것도 같았고, 몸집이 큰 고래가 크릴을 몽땅 먹어 치울 것도 같았다. 혹시 잡아먹으려는 것은 아닐까? 어느 날 고래가 물고기 떼에 바짝 붙어 헤엄을 쳤고, 겁이 난 톱니 지느러미 물고기는 "고래가 우릴 잘으러 왔다"며 소리를 친다. 그 소리에 마음이 상한 고래는 화가 치밀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물고기 떼 사이로 돌진해 들어가 꼬리를 세차게 휘두르고 만다. 그런데 이 싸움 탓에 크릴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에 무지개 물고기는 고래와 화해해야 된다며 고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고래가 왜 그랬는지 깨닫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이들은 먹이가 많은 곳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다. 몸집이 왜소한 나는 가끔 덩치가 큰 사람을 보면 겁이 난다. 그 사람이 내게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오해가 생긴다. 가끔은 어떤 사람의 행동에 과민반응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오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어린이들도 친구들과 또는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럴때면 서로 싸우지말고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본 마음을 전하는 과정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거나 옆에서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을 것 같다. 아직 덜 읽은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책 들도 마저 찾아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