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바의 비단 - 일본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6
마쓰타니 미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세가와 야스오 그림 / 비룡소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사는 곳엔 항상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가 풍성할 수록 어린이들의 눈도 빛이 나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정서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야만바의 비단>은 일본의 옛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나 처녀 귀신처럼 일본에도 아이들을 두렵게 하는 무시무시한 귀신이 있는데 바로 '야만바'다. 원래는 '산에 사는 노파'라는 뜻의 '야마우바'로 불리다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야만바'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해 가을 달빛 좋은 밤, 산골 마을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달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나중에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박까지 떨어지자 아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이불 속으로 파고 든다. 그리고 "초후쿠 산의 야만바가 아기를 낳았으니 떡을 해 와라! 안 해 오면 사람이고 말이고 죄다 잡아먹어 버리겠다!"라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을 사람들은 잡혀먹힐 수가 없으니 쌀을 걷어서 떡을 한다. 그런데 누가 야만바에게 가져갈 것인가가 문제다.

평소에 잘난체 하기로 유명한 두 사람에게 공을 세우라고 떠밀자 아카자 할멈이 자기가 길 안내를 하겠다고 나선다. 늘 으스대기 좋아하는 두 사람은 센 바람이 불자 마을로 도망쳐 가버리고, 할멈은 마을사람들을 위해 홀로 산을 오른다. 야만바의 집에 도착한 할머니는 마을에서 해 온 떡과 야만바의 아기가 잡은 곰으로 맛있는 떡국을 끓여먹고 스무하루 동안 야만바를 돕는다. 스무하루가 지나자 야만바는 고운 비단을 할멈에게 준다. 그 비단은 아무리 써도 다음 날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신기한 비단으로 마을 사람들이 감기 한 번 안걸리고 아무 탈 없이 잘 살도록 보살펴 준다고 한다. 마을로 돌아온 할멈은 그 비단으로 옷도 해 입고, 감기 한 번 안걸리고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우리도 아이를 낳으면 삼칠일이라고 해서 스무하루 동안은 산모에게 누군가가 산바라지를 해주는데 귀신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귀신이 아이를 낳는다는 것도 재미있고, 할멈이 산바라지를 해주는 것도, 그 공을 비단선물로 갚는 것도 재미있다. 각 나라의 옛이야기는 그 나라의 풍습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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