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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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퀴공포증이 있다. 바퀴가 달린 것은 어떤 것도 스스로 운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전거는 물론 인라인도 못탄다. 더불어 우리집은 차도 없다. 차만 없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운전면허증까지 없으니 차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가끔 신나게 운전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꿈에서 깨면 얼마나 아쉬운지 모른다.

이 그림책은 일반적인 책에 비해 크기가 좀 크다. 책장을 펼쳐보면 그 까닭을 알 수 있다. 펼침면 가득히 수많은 차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차 이외에도 갖가지 모양의 차들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점을 발견하기 때문에 몇 번이고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림책의 가장 큰 즐거움인 볼거리가 풍성한 책이다.

커다란 줄거리는 돼지 가족의 소풍이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건과 다양한 차들을 만나게 된다. 더불어 말썽꾸러기 운전자 딩고가 탄 차가 주차 미터기를 죄다 넘어뜨려 플로시 경관이 딱지를 떼려고 뒤쫓는 장면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굳이 줄거리와 상관없이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 어른들까지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나중에는 숨은 그림찾기처럼 여러 차들을 찾는 놀이를 해도 좋을 듯 싶다.

도로변에 위치한 집이 보이고 엄마돼지가 바구니를 들고 가족이 타고 있는 빨간 차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자주 등장할 ‘생쥐 아줌마 자동차 정비소’란 문구가 적힌 견인차도 보인다.




바닷가로 소풍을 가는 돼지 가족은 그 전에 살 물건이 있어서 장난감 집에 들린다. 물건은 집으로 배달시킬 거라는데 맨 마지막 페이지에 그 물건의 정체가 밝혀진다. 멍멍이 딩고가 탄 차가 주자 미터기를 죄다 넘어뜨린 광경이 보인다. 플로시 경관과의 추격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샘의 구두가게'라고 적힌 구두 배달차가 재미난다.




플로시 경관이 딱지를 끊으려는데 딩고가 차를 몰고 휑하니 가버린다. 돼지 가족의 차가 조각상을 실은 트럭 옆을 지나간다. 조각상을 실은 짐칸에 풍뎅이 '노랑이'가 보인다. 앞으로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가 여기 있다. 노랑이는 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데 아주 조그마해서 꼼꼼이 살펴야 된다. 그래도 이 페이지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위쪽에 있는 기다란 피클트럭이 아닐까!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기관차에 타고 있나? 아니 아니. 마차에 타고 있나? 아니 아니. 노랑색이 보이는 모든 곳에 눈길을 두다가 몸 전체가 아닌 두 눈을 발견했다. 이 기쁨~~ 생쥐 아줌마가 차를 고치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무엇보다 주인공 돼지가족이 어디 있는지 먼저 찾게 된다.




이 펼침면은 가로로 이등분이 되어 보인다. 위쪽은 벌목장이고 아래쪽은 노란 기중기를 실은 트레일러 하나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벌목장에선 통나무를 끌고, 싣고, 제재소까지 운반하는 다양한 차들이 나온다.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앗! 저기 기중기 운전석에 있구나.




자전거를 탄 플로시 경관이 보이고 차를 탄 딩고는 벌써 앞서가는지 보이지 않는다. 조그만 생쥐 아줌마의 견인트럭에 견인된 커다란 견인 트럭에 견인된 찌르러진 자동차의 모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아 재미있다. 호박 자동차 안엔 누가 타고 있을까?




총 12대의 차량이 달려가고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부엉이의 빗자루 자전거다.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입가에 미소가 가득한 것을 보니 아픈 것은 아니겠지?




굴착기, 트럭, 트랙터, 불도저, 세척차, 트럭 등 온갖 장비 차들이 있다. 어떤 차는 도랑을 파고, 어떤 차는 수도관을 놓는다. 일꾼들이 일을 마치면 물이 수도관을 지나 사람들의 집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 가운데 쥐들이 탄 노란 연필차가 앙증맞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각기 다른 물건들(돌, 석탄, 시멘트, 토마토, 모래, 오렌지 등)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모두 물건들을 바닥에 쏟고 있다.




2층 버스가 보인다. '하루에 한 권 책을 읽자'라는 문구가 적힌 차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다. 차를 얻어 타려는 여행자의 짐이 너무 커서 태워줄만한 차가 있을까. 몸집이 작은 쥐들이 탄 2인승 크레용 자동차와 5인승 연필 자동차도 큰 차들 틈에 보인다.




운전자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 있다. 망치 자동차의 주인이 철물점에서 못을 산 후 횡당보도를 건넜는데 봉지가 터져 흘린 못에 지나가던 차들의 타이어가 모두 펑크가 났다. 맨 위의 중고차 매매소가 보인다. '친절한'이란 상호와는 달리 주인장의 표정이 심상찮다.




아빠 돼지는 타어어를 가느라 완전히 지쳤는지 뒷자석에서 자고, 엄마돼지가 운전을 한다. 오른쪽 위쪽에 '공사 중'이란 표지판이 서 있다. 시내 전차의 모습이 신기하다. 위쪽에 달린 선을 통해 매달려 가는 것인지 바퀴로 굴러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핫도그 자동차와 개미버스, 곤충버스가 큰 차들보다 더 눈길을 잡는다. 도서관차도 보이고, 2층으로 된 관광버스도 보인다. 그런데 노랑이는 어디 있지?




도로 공사용 중장비 차들이 흙과 돌을 긁어서 옆으로 밀어내고 있다. 새 도로가 놓일 땅을 평평하게 다지는 작업이다. 노랑이도 불도저를 운전하고 있다. 골동품 스포츠카 네 대도 보인다. 바나나 자동차를 타고 가며 바나나를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도 일꾼들과 도로 공사 차들이 굉장히 많다. 부지런한 생쥐 아줌마는 바람빠진 타이어에 공기를 넣고 있다. 오이 피클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돼지도 보인다. 노랑이는 어디 있지?




동력 삽차, 바위 분쇄기차, 아스팔트 혼합기, 기중기, 적재기 등 여러 차량들이 평평하게 다진 땅을 포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 저기 공사에 이렇게 많은 차들을 사용하다니 신기하다. 토끼가 탄 당근 자동차도 보인다.




새 도로를 만들기 위해 흙과 돌을 긁어내고, 땅을 평평하게 만든 다음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자갈을 쏟고, 아스팔트 기름을 뿌린 후 아스팔트를 깔면 마무리가 된다. 그런데 차도에선 교통사고가 났다. 찌그러진 차가 3대 있다. 플로시 경관과 딩고의 추격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치즈 자동차를 타고 가는 쥐들의 나들이가 즐거워 보인다.




일꾼들이 도로 공사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에 중앙선을 긋기만 하면 끝인데 중앙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훼방꾼이 있다. 풍뎅이 폭주족이다. '왼쪽으로 가세요'라는 푯말에 따라 차들이 왼쪽으로 천천히 운행하고 있다. 분홍 캠핑차에 타고 있는 상상을 해본다.




주유소의 여러 모습이 보인다.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과 세차를 하고 있는 모습, 자동차를 정비하는 모습 등등..

주유소를 지나쳐서 가는 차량 중에 돼지가 운전하는 칫솔 자동차의 칫솔은 어디에 쓰는 걸까?




왠지 위급한 느낌!! 빨간색의 차들이 가득하다. 호스로 불이 난 차에 물을 뿌리는 데 정작 불이 난 차를 보니 손톱만하다. 풍뎅이 아가씨 차에 불이 났는데 소방서엔 누가 전화했을까? 한참을 살펴보니 노랑이가 보인다.




기차역은 바쁜 곳이다. 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 화물 열차가 편지와 음식과 소포와 온갖 물건들을 싣고 내린다. 어떤 사람은 먼 곳으로 휴가를 떠나고 싶어한다. 휴가 가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 싶으면, 기차의 자동차 운반차에 싣고 가면 된다. 냠냠 도넛자동차를 보니 도넛이 먹고 싶다.




자동차 경주가 열리고 있다. 경주차들의 색깔이 화려하다. 누가 우승자일까?




옥수수 자동차가 보이는 이 곳은 농장이다. 농장에서도 차는 필요하다. 건초수집기에 옥수수를 수확하는 차, 곡물을 수확하는 차에 우유를 배달하는 차, 거기다 할머니돼지는 증기 트랙터까지 운전하고 있다. 정말 바쁜 농장이다. 삶지도 않은 옥수수를 먹는 아빠돼지를 보니 배가 몹시 고픈가 보다.




여기는 온통 초록이다. 군대캠프를 지나가는 중이다. 수륙양용 지프, 탱크, 대포 트랙터, 뒷바퀴에만 무한궤도가 달린 군인 수송차 등등 ... 훈련 차량뿐만 아니라 매점트럭과 예배당트럭도 보인다. 이런 전쟁을 위한 차량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져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비행기가 있는 이 곳은 공항이다. 아빠돼지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비행기 한 대에 여러 차량이 달라붙어 연료를 채우고, 청소를 하고. 짐가방을 운반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생쥐아줌마는 일을 하고 있다. 활약이 대단하다. 외겹 날개 비행기, 생쥐의 추진식 비행기, 세겹 날개 비행기도 보인다. 정말 실재할까?




각종 캠핑카들이 많다. 지붕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부럽다. 수영장 트럭에서 다이빙하는 모습이 시원해 보인다. 뚱보네 천국이라고 씌여진 차가 압권이다. 자전거에 배까지 실고 간다. 나도 저런 캠핑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울 따름이다.




드디어 목적지인 해변에 도착했다. 바나나보트는 보이지 않고, 페달보트와 프로펠러 자동차가 바다위에 있다. 첨벙!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배가 보인다. 배에도 차가 가득이다. 내 고향도 섬이라서 차를 실은 배가 운행중이다. 이 배를 보니 고향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소풍을 끝낸 돼지가족이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쓰레기장을 지나는 중인데 수많은 파리떼가 날아다닌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눈이 내리니 빙판길이 되었다. 파이를 실은 트럭이 도로 밖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이럴 땐 바퀴에 스노체인을 달아야 한다.




온통 눈 세상이다. 눈길용 버스와 제설차, 눈길용 트랙터도 보인다. 돼지가족 뒤에 오는 트럭에 초록 물건이 가득하다. 저 물건들은 뭘까?




초록 물건의 정체가 밝혀졌다. 눈길에 뒤집힌 트럭때문에 수박들이 굴러가고 있다. 멈춰!라고 소리치지만 수박들은 멈추지 않는다. 통통통 굴러가는 수박을 보는 운전자의 심정은 어떨까?




안 돼!
대참사가 일어났다. 추돌사고가 난 것이다. 겨자가 터지고, 토마토 주스가 쏟아지고, 생크림도 터졌다. 밀가루 봉지가 쏟아지고, 바나나가 나뒹군다.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돌아온 돼지가족. 집 앞에서 배달원이 막 떠나려 하고 있다. 엄마돼지와 아이들 돼지들은 앞마당 잔디에 놓인 상자들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데 아빠돼지는 씩 웃기만 할 뿐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옆집에 이삿짐차가 온 걸로 보아 새로운 이웃이 생기려나 보다.




아빠돼지가 소풍가는 길에 장난감 가게에 들렸던 것이 기억난다. 아빠돼지는 아이들을 위한 자동차를 샀던 것이다. 아이들은 무척 즐겁다. 노랑이도 즐겁다. 새차에 새로운 친구들이 잔뜩 생겼기 때문이다. 와~ 드디어 플로시 경관의 추격전도 끝이 났다. 딩고가 탄 차의 바퀴가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진짜 신나는 하루다!!




지은이 리처드 스캐리는 이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았을까. 증기를 이용한 차량에서 디젤을 이용한 차들로 바뀌는 모습들이 마치 차의 역사를 보는 것 같다.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차들을 그린 것은 아닐까. 아니 존재한 차량 이외에도 상상으로 그려진 차들을 보는 재미는 더욱 컸다.

그림들을 보면서 상상력이 쑥쑥 자라나는 느낌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물건들에 바퀴를 달면?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차가 되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스케치북을 펼치고 오늘 보았던 잠자리와 나비, 그리고 꽃을 그리고 예쁜 바퀴들을 달아보았다. 재미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점토로 만들어 보아도 즐거울 것 같다.

처음엔 노랑이의 존재를 몰랐는데 나중에 노랑이를 찾는 즐거움도 컸다. 그리고 앞에 나왔던 차와 동일한 차가 있는지 몇 번이고 들춰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잘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이 참으로 여러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 같다. 그러니 오랫동안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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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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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퀴공포증이 있다. 바퀴가 달린 것은 어떤 것도 스스로 운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전거는 물론 인라인도 못탄다. 더불어 우리집은 차도 없다. 차만 없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운전면허증까지 없으니 차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가끔 신나게 운전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꿈에서 깨면 얼마나 아쉬운지 모른다.

이 그림책은 일반적인 책에 비해 크기가 좀 크다. 책장을 펼쳐보면 그 까닭을 알 수 있다. 펼침면 가득히 수많은 차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차 이외에도 갖가지 모양의 차들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점을 발견하기 때문에 몇 번이고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림책의 가장 큰 즐거움인 볼거리가 풍성한 책이다.

커다란 줄거리는 돼지 가족의 소풍이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건과 다양한 차들을 만나게 된다. 더불어 말썽꾸러기 운전자 딩고가 탄 차가 주차 미터기를 죄다 넘어뜨려 플로시 경관이 딱지를 떼려고 뒤쫓는 장면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굳이 줄거리와 상관없이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 어른들까지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나중에는 숨은 그림찾기처럼 여러 차들을 찾는 놀이를 해도 좋을 듯 싶다.

도로변에 위치한 집이 보이고 엄마돼지가 바구니를 들고 가족이 타고 있는 빨간 차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자주 등장할 ‘생쥐 아줌마 자동차 정비소’란 문구가 적힌 견인차도 보인다.

바닷가로 소풍을 가는 돼지 가족은 그 전에 살 물건이 있어서 장난감 집에 들린다. 물건은 집으로 배달시킬 거라는데 맨 마지막 페이지에 그 물건의 정체가 밝혀진다. 멍멍이 딩고가 탄 차가 주자 미터기를 죄다 넘어뜨린 광경이 보인다. 플로시 경관과의 추격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샘의 구두가게'라고 적힌 구두 배달차가 재미난다.

플로시 경관이 딱지를 끊으려는데 딩고가 차를 몰고 휑하니 가버린다. 돼지 가족의 차가 조각상을 실은 트럭 옆을 지나간다. 조각상을 실은 짐칸에 풍뎅이 '노랑이'가 보인다. 앞으로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가 여기 있다. 노랑이는 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데 아주 조그마해서 꼼꼼이 살펴야 된다. 그래도 이 페이지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위쪽에 있는 기다란 피클트럭이 아닐까!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기관차에 타고 있나? 아니 아니. 마차에 타고 있나? 아니 아니. 노랑색이 보이는 모든 곳에 눈길을 두다가 몸 전체가 아닌 두 눈을 발견했다. 이 기쁨~~ 생쥐 아줌마가 차를 고치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무엇보다 주인공 돼지가족이 어디 있는지 먼저 찾게 된다.

이 펼침면은 가로로 이등분이 되어 보인다. 위쪽은 벌목장이고 아래쪽은 노란 기중기를 실은 트레일러 하나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벌목장에선 통나무를 끌고, 싣고, 제재소까지 운반하는 다양한 차들이 나온다.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앗! 저기 기중기 운전석에 있구나.

자전거를 탄 플로시 경관이 보이고 차를 탄 딩고는 벌써 앞서가는지 보이지 않는다. 조그만 생쥐 아줌마의 견인트럭에 견인된 커다란 견인 트럭에 견인된 찌르러진 자동차의 모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아 재미있다. 호박 자동차 안엔 누가 타고 있을까?

총 12대의 차량이 달려가고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부엉이의 빗자루 자전거다. 노랑이는 어디 있을까? 입가에 미소가 가득한 것을 보니 아픈 것은 아니겠지?

굴착기, 트럭, 트랙터, 불도저, 세척차, 트럭 등 온갖 장비 차들이 있다. 어떤 차는 도랑을 파고, 어떤 차는 수도관을 놓는다. 일꾼들이 일을 마치면 물이 수도관을 지나 사람들의 집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 가운데 쥐들이 탄 노란 연필차가 앙증맞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각기 다른 물건들(돌, 석탄, 시멘트, 토마토, 모래, 오렌지 등)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모두 물건들을 바닥에 쏟고 있다.

2층 버스가 보인다. '하루에 한 권 책을 읽자'라는 문구가 적힌 차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다. 차를 얻어 타려는 여행자의 짐이 너무 커서 태워줄만한 차가 있을까. 몸집이 작은 쥐들이 탄 2인승 크레용 자동차와 5인승 연필 자동차도 큰 차들 틈에 보인다.

운전자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 있다. 망치 자동차의 주인이 철물점에서 못을 산 후 횡당보도를 건넜는데 봉지가 터져 흘린 못에 지나가던 차들의 타이어가 모두 펑크가 났다. 맨 위의 중고차 매매소가 보인다. '친절한'이란 상호와는 달리 주인장의 표정이 심상찮다.

아빠 돼지는 타어어를 가느라 완전히 지쳤는지 뒷자석에서 자고, 엄마돼지가 운전을 한다. 오른쪽 위쪽에 '공사 중'이란 표지판이 서 있다. 시내 전차의 모습이 신기하다. 위쪽에 달린 선을 통해 매달려 가는 것인지 바퀴로 굴러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핫도그 자동차와 개미버스, 곤충버스가 큰 차들보다 더 눈길을 잡는다. 도서관차도 보이고, 2층으로 된 관광버스도 보인다. 그런데 노랑이는 어디 있지?

도로 공사용 중장비 차들이 흙과 돌을 긁어서 옆으로 밀어내고 있다. 새 도로가 놓일 땅을 평평하게 다지는 작업이다. 노랑이도 불도저를 운전하고 있다. 골동품 스포츠카 네 대도 보인다. 바나나 자동차를 타고 가며 바나나를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도 일꾼들과 도로 공사 차들이 굉장히 많다. 부지런한 생쥐 아줌마는 바람빠진 타이어에 공기를 넣고 있다. 오이 피클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돼지도 보인다. 노랑이는 어디 있지?

동력 삽차, 바위 분쇄기차, 아스팔트 혼합기, 기중기, 적재기 등 여러 차량들이 평평하게 다진 땅을 포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 저기 공사에 이렇게 많은 차들을 사용하다니 신기하다. 토끼가 탄 당근 자동차도 보인다.

새 도로를 만들기 위해 흙과 돌을 긁어내고, 땅을 평평하게 만든 다음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자갈을 쏟고, 아스팔트 기름을 뿌린 후 아스팔트를 깔면 마무리가 된다. 그런데 차도에선 교통사고가 났다. 찌그러진 차가 3대 있다. 플로시 경관과 딩고의 추격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치즈 자동차를 타고 가는 쥐들의 나들이가 즐거워 보인다.

일꾼들이 도로 공사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에 중앙선을 긋기만 하면 끝인데 중앙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훼방꾼이 있다. 풍뎅이 폭주족이다. '왼쪽으로 가세요'라는 푯말에 따라 차들이 왼쪽으로 천천히 운행하고 있다. 분홍 캠핑차에 타고 있는 상상을 해본다.

주유소의 여러 모습이 보인다.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과 세차를 하고 있는 모습, 자동차를 정비하는 모습 등등..

주유소를 지나쳐서 가는 차량 중에 돼지가 운전하는 칫솔 자동차의 칫솔은 어디에 쓰는 걸까?

왠지 위급한 느낌!! 빨간색의 차들이 가득하다. 호스로 불이 난 차에 물을 뿌리는 데 정작 불이 난 차를 보니 손톱만하다. 풍뎅이 아가씨 차에 불이 났는데 소방서엔 누가 전화했을까? 한참을 살펴보니 노랑이가 보인다.

기차역은 바쁜 곳이다. 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 화물 열차가 편지와 음식과 소포와 온갖 물건들을 싣고 내린다. 어떤 사람은 먼 곳으로 휴가를 떠나고 싶어한다. 휴가 가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 싶으면, 기차의 자동차 운반차에 싣고 가면 된다. 냠냠 도넛자동차를 보니 도넛이 먹고 싶다.

자동차 경주가 열리고 있다. 경주차들의 색깔이 화려하다. 누가 우승자일까?

옥수수 자동차가 보이는 이 곳은 농장이다. 농장에서도 차는 필요하다. 건초수집기에 옥수수를 수확하는 차, 곡물을 수확하는 차에 우유를 배달하는 차, 거기다 할머니돼지는 증기 트랙터까지 운전하고 있다. 정말 바쁜 농장이다. 삶지도 않은 옥수수를 먹는 아빠돼지를 보니 배가 몹시 고픈가 보다.

여기는 온통 초록이다. 군대캠프를 지나가는 중이다. 수륙양용 지프, 탱크, 대포 트랙터, 뒷바퀴에만 무한궤도가 달린 군인 수송차 등등 ... 훈련 차량뿐만 아니라 매점트럭과 예배당트럭도 보인다. 이런 전쟁을 위한 차량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져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비행기가 있는 이 곳은 공항이다. 아빠돼지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비행기 한 대에 여러 차량이 달라붙어 연료를 채우고, 청소를 하고. 짐가방을 운반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생쥐아줌마는 일을 하고 있다. 활약이 대단하다. 외겹 날개 비행기, 생쥐의 추진식 비행기, 세겹 날개 비행기도 보인다. 정말 실재할까?

각종 캠핑카들이 많다. 지붕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부럽다. 수영장 트럭에서 다이빙하는 모습이 시원해 보인다. 뚱보네 천국이라고 씌여진 차가 압권이다. 자전거에 배까지 실고 간다. 나도 저런 캠핑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울 따름이다.

드디어 목적지인 해변에 도착했다. 바나나보트는 보이지 않고, 페달보트와 프로펠러 자동차가 바다위에 있다. 첨벙!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배가 보인다. 배에도 차가 가득이다. 내 고향도 섬이라서 차를 실은 배가 운행중이다. 이 배를 보니 고향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소풍을 끝낸 돼지가족이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쓰레기장을 지나는 중인데 수많은 파리떼가 날아다닌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눈이 내리니 빙판길이 되었다. 파이를 실은 트럭이 도로 밖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이럴 땐 바퀴에 스노체인을 달아야 한다.

온통 눈 세상이다. 눈길용 버스와 제설차, 눈길용 트랙터도 보인다. 돼지가족 뒤에 오는 트럭에 초록 물건이 가득하다. 저 물건들은 뭘까?

초록 물건의 정체가 밝혀졌다. 눈길에 뒤집힌 트럭때문에 수박들이 굴러가고 있다. 멈춰!라고 소리치지만 수박들은 멈추지 않는다. 통통통 굴러가는 수박을 보는 운전자의 심정은 어떨까?

안 돼!
대참사가 일어났다. 추돌사고가 난 것이다. 겨자가 터지고, 토마토 주스가 쏟아지고, 생크림도 터졌다. 밀가루 봉지가 쏟아지고, 바나나가 나뒹군다.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돌아온 돼지가족. 집 앞에서 배달원이 막 떠나려 하고 있다. 엄마돼지와 아이들 돼지들은 앞마당 잔디에 놓인 상자들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데 아빠돼지는 씩 웃기만 할 뿐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옆집에 이삿짐차가 온 걸로 보아 새로운 이웃이 생기려나 보다.

아빠돼지가 소풍가는 길에 장난감 가게에 들렸던 것이 기억난다. 아빠돼지는 아이들을 위한 자동차를 샀던 것이다. 아이들은 무척 즐겁다. 노랑이도 즐겁다. 새차에 새로운 친구들이 잔뜩 생겼기 때문이다. 와~ 드디어 플로시 경관의 추격전도 끝이 났다. 딩고가 탄 차의 바퀴가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진짜 신나는 하루다!!

지은이 리처드 스캐리는 이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았을까. 증기를 이용한 차량에서 디젤을 이용한 차들로 바뀌는 모습들이 마치 차의 역사를 보는 것 같다.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차들을 그린 것은 아닐까. 아니 존재한 차량 이외에도 상상으로 그려진 차들을 보는 재미는 더욱 컸다.

그림들을 보면서 상상력이 쑥쑥 자라나는 느낌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물건들에 바퀴를 달면?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차가 되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스케치북을 펼치고 오늘 보았던 잠자리와 나비, 그리고 꽃을 그리고 예쁜 바퀴들을 달아보았다. 재미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점토로 만들어 보아도 즐거울 것 같다.

처음엔 노랑이의 존재를 몰랐는데 나중에 노랑이를 찾는 즐거움도 컸다. 그리고 앞에 나왔던 차와 동일한 차가 있는지 몇 번이고 들춰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잘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이 참으로 여러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 같다. 그러니 오랫동안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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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 내가 물건을 잘 사야 지구가 건강해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세종도서)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4
정원곽 외 지음, 이상미 그림 / 상수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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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밤새 취객이 뱉아놓은 밥알들을 향해 달려들고, 길고양이들은 힘이 빠진 비둘기와 까치들을 향해 달려든다. 모두가 밥과 먹이를 향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람도 눈앞의 먹이, 즉 돈을 위해서 비둘기나 길고양이처럼 헤덤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짐승과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라는 책은 짐승과 다른 사람이 자기의 품격과 존엄을 지키면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이 의도하였던 주 독자층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학생들인 것 같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먼저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권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딱 표현한다면 윤리적 소비에 관한 초등 '교과서'일 것이다. 내용은 윤리적 소비의 역사적 기원과 경험 및 먹을 거리와 제3세계의 소년노동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균형잡히게 잘 망라되어 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요정 이야기나 애니매이션에 길들여져 있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기에는 다소 어렵거나 덜 재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중간에 책을 손에서 놓아버리지 않도록 부모나 보호자가 옆에서 같이 생각해주고 물어봐주고 그럴 필요가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매 단원마다 2~4 페이지 정도의 만화로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하는 점이다. 그랬으면 아이들이 보다 더 친숙하고 쉽게 책에 몰입되어 나갔을 것 같다라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집도 우리밀 살리기 운동이나 국내의 협동조합 운동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한 참여방법에 대해서는 책에 소개된 내용이 없었다. 그런 '참여방법'에 대한 안내도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한편, 페이지 중간중간의 삽화나 '무슨 뜻이에요?'나 박스로 정리된 보충설명 등은 적절했고 유익했다.

오바이트한 밥알을 주워먹는 비둘기가 더러워보이고, 병들고 힘빠진 새들을 사냥하는 길고양이들이 잔인해 보여도, 이들은 자기들의 동족을 삼키거나 사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보들보들한 고급 옷감으로 몸을 감싸고 온갖 휘황찬란한 식기세트들을 이용하여 식사를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연과 환경, 이웃과 다른 나라 어린이들의 노동을 쥐어짜서 우려낸 슬픔과 절망의 열매들을 즐기고 있다. 연대하고 나눌 것인지, 짓밟고 쥐어짜서 나만 즐거웁고 내 배만 부르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가능하기에 사람들은 더욱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필요와 의무가 있다.

비둘기 보다 더 더럽고 지저분하게 먹어댈 것인가, 길고양이보다 더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누군가의 목을 조르면서 소비해 나갈 것인가? 그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 책을 한 번쯤 펴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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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코슈는 어딜 저렇게 가는 걸까
디안 바르바라 지음, 류재화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5년 6월
품절


뜨로띠 뜨로따는 프랑스어로 동물들이 종종걸음으로 바삐 걷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토마토하우스의 뜨로띠 뜨로따 시리즈는 전 5권으로 고슴도치, 개, 물범, 돼지, 고양이가 각각의 주인공들이다. 그 주인공들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사주게 된 뜨로띠 뜨로따 시리즈는 각 권의 그린 이가 서로 달라서 그림의 느낌도 다른데 이 또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페이지마다 절개선이 나 있는 것이다. 표지 날개 부분의 절개선엔 주인공이 종이 인형처럼 오려져 들어 있는데 그 그림을 가지고 책 속을 돌아다닐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평면적인 종이 인형을 손에 쥐고 앞 페이지의 절개선을 통해 넣어 뒷 장으로 넘어가고 그 종이인형으로 각 페이지의 그림들 위를 걷게 하면 실제로 걸어다니는 느낌이 들고 입체적인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다.

<주 코슈는 어딜 저렇게 가는 걸까>는 돼지가 주인공이며 이름은 주 코슈다. 화살표로 표시된 곳에 절개선이 있다. 그 곳에 주 코슈를 넣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초록색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그림을 보면 돼지 두 마리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주 코슈의 부모일 것 같다. 추운 날씨가 두 달째 계속되니 밖에 돌아다닐 수도 없어 그냥 무료하게 집에서 낮잠을 즐기는 듯 하다. 하지만 어린 주 코슈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하루가 어지간히 심심한가 보다. 갑자기 귀를 움찔거리더니 밖으로 나간다.

눈 쌓인 겨울 숲이 보인다. 갈색 나무와 회청색의 하늘이 주 코슈의 초록색 집과 대비되어 보인다. 왠지 집이 더 포근하게 느껴진다. 바깥으로 나온 주 코슈는 길에서 아무런 소리도 안들리자 깜짝 놀란다. 하지만 저 뒤 작은 숲 속에선 아마도 겨울이 무슨 소리를 내지 않을까? 주 코슈는 숲 길을 걸어간다.

저 멀리 주 코슈의 초록색 집이 보인다. 숲으로 걸어나온 주 코슈는 붉은 갈색의 나뭇잎 무더기를 발견하고 주둥이로 뒤적거리다가 잠자는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려 새빨개진다. 놀라고 아팠을텐데 주 코슈는 “거봐, 그러니까 내가 가는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계속 간다.

이 책을 자세히 보면 각 페이지마다 초록색이 항상 나온다. 그 초록은 어둡고 무거운 느낌에 대비되어 밝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어린 주 코슈의 파릇파릇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눈 위에 작은 발자국이 아주 깊고 또렷하게 찍혀 있다. 주 코슈는 발자국들을 따라간다. 하나 둘, 하나 둘.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큰 밤나무가 보이고 눈이 내린다.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걸어가던 주 코슈는 초록색 사다리가 있는 예쁜 동굴을 본다. 어디에 닿을지 모르면서도 주 코슈는 동굴 안으로 기어들어 간다.

동굴을 보면 밤나무 아래 있는 굴이라서 그런지 밤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토끼들도 밤을 먹나보다. 그래도 역시 토끼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당근과 순무가 아닐까.

주 코슈가 들어간 동굴은 토끼들의 집이었다. 초록 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주 코슈를 보고 토끼들은 신이 난다. 마침 토끼 중에 하나가 당근 세 개랑 무 하나를 구해와서 축하파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축하파티를 벌이고 있는 까만 굴 속의 빨간 당근과 보라색 순무가 눈에 띈다. 당근과 순무가 무척이나 맛있을 것 같다. 거기다 초록색 사다리와 초록색 식탁과 의자 역시 눈길을 잡는다.

당근과 순무를 조금 갉아 먹던 주 코슈는 커다랗게 웃어댄다. 왜일까? 주 코슈에겐 당근과 순무보다 집에 있는 빵이 더 맛있기 때문이다. 주 코슈는 내일 다시 빵을 가지고 올거라는 말을 남기고 일어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눈으로 가득하다. 하늘에선 여전히 눈이 내리고 눈사람의 빨간 당근 코에도 눈이 쌓여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집을 나설 때와는 달리 돌아오는 길의 주 코슈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새 친구들을 사겼기 때문이다. 식성은 좀 다르면 어쩌랴. 겨울은 겨울일뿐, 신나게 놀다 보면 가지 않겠는가.

표지 뒷장의 날개 부분을 보면 주 코슈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만일 주 코슈를 잃어버리면 이 그림을 그대로 베껴 직접 종이 인형을 만들면 된다.

세 살배기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뜨로띠뜨로따 시리즈는 돼지는 돼지책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고양이 개 등을 함께 가지고 놀면 그 재미가 더하다. 아이와 엄마가 하나씩 가지고 인형놀이하듯 놀아도 된다.

하지만 찢어지기 쉬우니까 코팅을 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각각의 동물들을 큰 테이프로 코팅을 하듯 앞뒤로 붙였다. 그리고 모양을 따라 오렸더니 찢어지지 않아서 좋다. 이 책은 세 살에서 취학전 어린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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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와 소새와 개미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4
최민오 그림, 채만식 글 / 다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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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채만식으로 되어 있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작가 연혁을 찾아보니 <탁류>와 <태평천하>로 유명한 바로 그 채만식 작가다.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내용일까 하는 기대도 된다. 무엇보다도 왕치와 소새가 어떤 동물인지 궁금하다.

그림을 보니 소새는 새인 것 같고, 왕치는 방아깨비처럼 보인다. 정확히 알고 싶어서 백과사전을 찾아보았다. 왕치는 방아깨비의 큰 암컷이라고 되어 있고, 소새는 ’딱샛과 솔새속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되솔새, 버들솔새, 산솔새, 노랑눈썹솔새, 쇠솔새, 노랑허리솔새 따위가 있다’라고 나와 있다.

이 이야기는 왕치의 머리가 훌러덩 벗겨지고, 소새는 주둥이가 뚜우 나오고, 개미는 허리가 잘록 부러진 사연에 관해 들려주는 유래담이다.

옛날 옛적, 개미와 소새와 왕치가 한 집에서 함께 살았다. 개미는 부지런하고 일을 잘 했다. 소새는 성질이 괴팍하고 인정이 없고 야박스런 구석이 있었으나 본래 재치가 있고 부지런해서 제 앞길 하나는 넉넉히 꾸려 나가고도 남았다. 그런데 딱한 것은 왕치다. 파리 한 마리 건드릴 힘도 없는 약질이라서 매일 놀고 먹는다. 놀고 먹으면서도 뱃속은 커서, 먹기는 남 배나 먹는다. 그것도 염치 아닌 노릇인데 속이 없고 성질까지 불량했다. 한마디로 말해 얄미운 캐릭터다. 남남끼리 한 집에서 살다보니 서로 티격태격할 일도 많은 법! 왕치처럼 얄미운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눈꼴시러울까. 성질이 괴팍한 소새가 가만 있을리가 없다. 걸핏하면 꽁해서 왕치에게 구박을 하고 눈치를 주었던 것이다. 

어느 가을 백곡이 풍성한 식욕의 계절. 소새는 셋이 모인자리에서 잔치를 벌여보자고 제안한다. 사실은 왕치를 골려주려는 계획인데 그것을 모르고 먹을 생각만 한 왕치는 냉큼 찬성을 한다. 사흘 동안 계속해서 잔치를 하는데 하나가 하루씩 맡아서 차리기로 했다. 

첫날을 맡은 개미는 들로 나가 새참을 가득 담은 광주리를 이고 오는 아주머니의 다리를 꽉 문다. 이에 놀란 아주머니는 광주리를 내동댕이치고 도망을 친다. 개미는 광주리에 담긴 음식을 몽땅 집으로 날라 셋이 맛있게 먹는다. 둘째날은 소새가 물가로 나가 잉어 한마리를 잡아 맛있게 먹는다. 드디어 왕치가 맡은 세째날이다. 핑계를 대서 대충 넘어갈 생각이었던 왕치는 소새의 눈살에 안되겠다 싶어 무작정 밖으로 나가지만 많고 많은 음식들이 모두 그림의 떡이다. 날이 저물자 왕치는 물가에서 그만 엉엉 운다. 그러다 잉어를 발견하고 잉어의 콧등에 앉았다가 되려 잉어에게 통채로 먹히고 만다. 

하루 종일 왕치를 기다리던 개미와 소새는 왕치를 찾아나서지만 암만 찾아다녀도 보이지 않는다. 마침 물 위를 날아가던 소새는 굼실 떠오른 잉어를 발견하고 잉어의 눈을 꿰어 찬다. 집으로 돌아온 개미와 소새는 왕치를 걱정하다가 잡아온 잉어를 먹는다. 중간쯤 먹었을때 별안간 후루룩 하더니 잉어 뱃속에서 왕치가 풀쩍 뛰어나온다. 깜짝 놀란 개미와 소새는 뒤로 나자빠지고 잉어 뱃속에서 나온 왕치는 ’어서들 먹게! 아, 이놈의 걸 내가 잡느라고 어떻게 앨 섰던지! 에이 덥다! 어서들 먹게!" 하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능청이다. 

소새는 반가운 것도 잊고 슬그머니 화가 나서 주둥이가 한 자나 되게 뚜우 나아서는 샐룩 눈을 내리깔고 앉아 말이 없다. 개미는 너무 우스워서 대굴대굴 구르다가 그만 허리가 잘록 부러지고 말았다. 속을 못차리고 공짜를 바란 왕치는 이마의 땀을 닦는데 보기 좋게 머리가 훌러덩 벗어지고 만다. 이래서 왕치는 대머리가 되었고, 소새의 주둥이가 길어졌고, 개미가 허리가 부러진 것이라고 한다.

유래담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소새, 개미, 왕치를 보면서 친구들을 떠올려 본다. 주위에 소새나 개미, 왕치를 닮은 친구들이 있다. 특히 왕치를 닮은 친구는 왕따를 당하기가 쉽다. 소새처럼 못마땅해하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친구라면 그런 점도 조금은 이해해야 되지 않을까. 누구나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조금 형편이 나은 사람이 부족한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아량이 있다면 좋을텐데...그래야 진정 친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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