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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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어릴적엔 친구들과 여러가지 것을 따먹는 놀이가 많았던 것 같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핀따먹기 등등... 조카 아이가 카드 따먹기를 해서 카드를 많이 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카드가 많으면 좋니?" 라고 물었던 기억도 있다. 어른이 된 지금에야 다 하잘 것 없어 보이는 것이지만 어릴적에는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친구와의 다툼도 생겼던 것 같다.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지우개 따먹기 법칙>를 읽었다. 우선 최정인 그림작가의 익살맞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와 <호랑이를 탄 할머니>를 통해서도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는데 이 책을 통해 또 만나니 반가운 느낌마지 든다.

이 책은 우스워 보이는 지우개를 통해 친구가 되는 것에도 법칙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유순희 작가는 어떻게 이런 작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법칙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참 궁금해진다.  모든 면에서 다 잘할 것 같은 아이도 찾아보면 못하는 부분이 있고, 꼬질꼬질 냄새나는 아이에게도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마음이 있고 잘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비단 아이들 세계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도 사실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너무도 단순하다. 공부를 잘한다거나 운동을 잘한다거나....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나중에 돈을 얼마나 잘 버는가하고 직결된 문제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나도 내 아이가 뭐든 뒤쳐지지 않고 잘해내길 바라는 욕심이 있지만 살아보니 행복은 제각각인 것 같다.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니 말이다. 내 아이도 너무 버둥대지 않고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살아가길 원한다. 

내 아이가 커나가면서 만나게 될 친구들인 준혁이와 상보 모두에게서 겉모습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느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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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2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2월
절판


세살이 되면서 아이가 여기저기에 낙서하는 것을 좋아해서 스케치북을 사주었더니 그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 물론 아이의 그림이래야 고작 선을 죽 긋거나 동그라미를 반복해서 그리는 것이었지만...

아이의 옆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나 동물들의 그림을 그려주었더니 아이는 유심히 살피곤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동그라미를 눈을 그리고, 코와 입, 머리카락과 귀를 그렸다. 그후 코 양옆에 두 줄도 그려넣어서 이것은 뭐냐고 물었더니 수줍게 "볼"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사람얼굴만 그리더니 달팽이를 그리고 얼마전에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접하고 나서는 그 책에 폭 빠져 있는 중이다. 여전히 다른 그림책에는 관심이 생기질 않나 보다.

<난 동물을 잘 그려요>는 아이가 좋아하는 물고기랑 개구리, 고양이 등이 나와 있고, 동그라미를 기본으로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책이다. 후속작인 <난 사람을 잘 그려요>를 보니 각각 직업의 특성을 잘 살린 사람의 그림과 움직이는 모습이 생생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크레용뿐만 아니라 테두리선을 마커펜으로 그려서 좀 더 깔끔한 느낌도 든다.

가장 쉬운 그림을 찾아서 아이에게 먼저 그림을 그려줘봤다. 아이는 따라 그리기에 머뭇머뭇만 했다.

아이에게 며칠동안 조금씩 책을 접하게 했더니 한장 한장 넘기면서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살펴보곤 했다.

그리고 마침내 수줍게 얼굴 모양을 그렸다.
내게 건네는 말 "어려워~" 한다.
"야~ 멋진데"라고 해줬더니 웃는다.

이 책을 보고 아이에게 처음으로 마커펜을 건네줬다.
아이는 마커펜으로 신나게 지렁이를 그렸다.

<난 사람을 잘 그려요>는 초등학생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그림의 순서대로 따라 그리면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어서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줄 것도 같다. 우리 아이에겐 지금은 좀 어렵지만 두고 두고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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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박물관 동심원 15
푸른동시 동인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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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지방에 내려가게 되었다. 짐을 싸면서 어떤 책을 챙겨갈까 하다가 <별 박물관>을 택했다.
그동안 푸른책들 출판사에서 나오는 동심원 시리즈를 챙겨본 덕에 여러 시인의 시집을 접해보았는데 <별 박물관>은 푸른동시 동인 동시집이라서 여러 시인의 작품들이 한데 모아져 그 의미가 큰 것 같다.
창밖으로 휙휙 내달리는 풍경들이 비슷한 것 같지만 저마다 다르듯이 <별 박물관> 역시도 그랬다.
저마다 다른 빛깔의 시들이 기차 여행을 하면서 읽기엔 제격이었다고 할까.

소설을 읽다보면 책 속의 이야기에 끌려 나를 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는 좀 다른 것 같다.
시를 읽다보면 자꾸 주변 이야기가 생각나고 각각의 시가 모두 이야기로 느껴져 다채로운 느낌이 든다.

몇 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구멍

                            이장근




방바닥에 구멍이 뚫렸나 보다

소리가 새는 게 분명하다

뒤꿈치를 들고 다니는데도

아래층 할머니는 시끄럽다고

만날 인터폰을 한다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온

할머니께 일렀더니

“내 한번 다녀오마.”

아래층에 내려가셨다

“혼자 사시더라 쯧쯧

마음에 구멍이 뚫린 거지.”

친구하기로 했다며

전화번호까지 적어 오셨다

할머니가 시골로 내려가신 후

인터폰이 울리지 않는다

뛰어다녀도 공을 튀겨도 된다

시골 할머니가 서울 할머니의

구멍을 막았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마도 경험이 있을 듯한 이야기다. 나는 시골서 자라서 늘상 밖에서 생활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을 갇혀서(?) 지내다 보니 민폐를 끼칠 때가 있다. 아마도 이 시의 아래층 할머니는 외로우신 분이 아니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길을 가다가 모르는 할머니를 만날 때가 있다. 낯선 사람에게도 자식자랑에 이런 저런 말씀을 걸어오시는 것을 보면 나이들 수록 외로움도 깊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복수
                            
                               김미희


양말 뒤집은 채 벗어 놓았더니
엄마는 뒤집힌 그대로 빨아
서랍에 넣어 뒀다. 


요까짓 정도 가지고 뭘
바로 뒤집어 신으면 되지.

 
목욕하고 젖은 슬리퍼 두고 나왔더니
엄마는 슬리퍼 가득 물을 담아
가지런히 모아 두었다.

 
학교 가지 전 부랴부랴
화장실에 간다고 달려갔더니
내 양말 철벅 젖고 말았다.


쌤통이다!
엄마는 ‘이에는 이’라면서
이를 갈고 계시지만

 

그거 아세요?
양말 빨랫감 하나만 더 늘었다는 거.




너무 재미있어서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아이가 없을 때는 아이와 다투는 엄마들을 보면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아이를 키워보니 나도 꼭 아이의 수준과 똑같다. 아이의 욕구는 인정하지 않고 가끔 내 말만 잘 들었으면 하는 이기심이 생겨난다. 그래서 아이를 상대로 싸우기도 한다. 좀 부끄러워지기도 하지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끔해지기도 했다.









축구공 하나가

                                 김현숙


여름 한낮

축구공 하나가
동네 아이들
다 데리고 나갔다




학교 운동장으로



그 더운 여름날 축구공 하나가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가다니 발상이 재밌다.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찰 아이들을 생각하니 시원한 수박 한덩이 준비해 두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김현숙


삼겹살 좋아하는 엄마
몸무게 늘려 놓고는체중계 탓




맥주 좋아하는 아빠
허리둘레 늘려 놓고는
나잇살 탓




게임 좋아하는 나
신 나게 게임하고는
새 컴퓨터 탓




생쥐처럼 구멍을 쏙 빠져나가는
탓,

탓탓탓탓탓탓탓


탓이란 것은 정말 이상도 하다. 하면 할 수록 자꾸 하고 싶어진다. 아이하고 신경전을 벌이다가도 끝내 아이가 잘못해서 그런거라고 아이에게 탓을 하고 만다. 솔직히 그러고 나면 내 자신이 한심해진다. 행동에 대한 책임은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지게되지는 않나 보다. 탓탓탓.... 새해에는 탓하는 습관을 줄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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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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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때부터 위장의 기능이 좋지 않았던 내겐 식사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우선 밥을 하는 냄새를 맡으면 배가 아파와서 누워 있어야 했으며,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음식은 항상 배아픔으로 이어졌다. 집에서 먹는 식사는 물론이요, 점심 도시락도 먹지 않는 날이 태반이었다. 부모님은 이런 나때문에 항상 전전긍긍하셨고, 뭔가 좋아할만한 것을 찾느라 고심하셨다. 그래선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편식 습관이 남아 있고, 새로운 음식에 대한 경계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딱히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나마 여러 음식을 맛보게 된 건 대학에 진학하면서 혼자 자취를 하게 되면서이다. 요리도 잘 못하니 먹는 것이 부실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니 맘에 들지 않은 음식이라도 먹게 되었다. 잠시동안 같이 살게 된 친구는 순대를 참 좋아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 끔찍하게 생긴 녀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상사와 함께 순대볶음집에 가게 되어 할 수 없이 먹게 된게 순대에 대한 첫 기억일 거다. 먹어보니 그런대로 먹을 수가 있었다. 그날 집에 와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던 것 같다.

아이를 낳고 이유식을 만들어주면서 비로서 내 식습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아무거나 잘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니다. 환경의 오염도 심화되고,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게 되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먹지 않아야될 음식이 오히려 추가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아이는 좀 더 폭넓은 식습관을 가지게 되길 희망한다.

<샌드위치 바꿔 먹기>는 셀마와 릴리의 이야기다. 두 친구는 가장 친한 친구지만 각각 다른 샌드위치를 좋아하며 서로의 샌드위치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다. 둘은 서로의 샌드위치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꺼내면서 관계의 위기가 찾아온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반 친구들 역시도 편을 가르고 다투게 된다. 셀마와 릴리는 마침내 서로의 샌드위치를 바꾸어 먹음으로서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작은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사실 우리는 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며 경험하지도 않은 것들도 선입견이나 편견을 먼저 배우게 되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이해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좀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 아이보다도 부모가 먼저 자신을 살펴보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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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탄 할머니 이야기 보물창고 21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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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난 책을 만났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들었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호랑이가 나오고 옛이야기처럼 시작되다가 갑자기 버스가 나오고, 호랑이에게 잡혀 먹을 뻔 할 때 힘을 합쳐서 위기를 벗어나기도 하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더욱 참신하게 다가올 것 같다. 더군다나 손녀는 이야기의 결말부분을 할머니의 이야기로만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기도 한다.

어린시절을 추억해보면 대상이 선생님이건 조부모님이건 부모님이건간에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특히 여름날 밤이면 도시에서 살던 사촌들까지 내려와서 떠들썩했던 할머니네 집 평상이 생각이 난다. 할머니는 가운데에 누우셔서 특유의 웃음소리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하셨는데 여름밤의 반짝반짝 빛나는 별무리를 보면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저절로 편안해지고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이나 문화를 전승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내 시어머님을 보면 나 역시도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시어머님은 어렸을 적 부터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기화나 야담을 좋아해서 관련 책들을 알게 되면 바로 구입을 하시는데 내 아이를 볼 적마다 "얼른 자라라, 내가 재미난 이야기를 참 많이 알고 있다"라고 하신다. 사실 매주 어머님께 가는데 그때마다 어머님은 내게도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한다. 우리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의 이야기도 섞여 있어서 가금 배경지식이 없을 때는 난감할 때도 있지만 나도 내 손주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모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도 만든다. 

옛이야기임에도 새로운 기분이 들게 하는 <호랑이를 탄 할머니>는 재미난 그림과 더불어 글밥이 적어 5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초등 저학년에게 권해주고 싶고, 엄마가 먼저 읽고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썩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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