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웅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타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시 이야기 보물창고 20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신형건 옮김, 조경주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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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니거나 아니면 특별활동비를 내고 영어수업을 들어야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저녁밥을 먹고 2시간씩 공부를 해야 잠들 수 있는 우리 어린이들. 고작 즐거움이라고 해봤자 ’짱구는 못말려’와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들여다보는 것이 전부인 우리의 아이들에게 우리 부모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비록 겨울이 되면 방안에서도 내복에 쉐타에, 양말도 두겹씩 껴입고서 지내야 했지만 그래도 우리 부모들은 현관문만 열면 나무와 꽃과 멍멍이와 참새들이 어울려져 있던 마당과 동네 친두들과 함께 몰려다니던 골목길과 마을 공터가 있었다.

회색빛 아파트와 틀에 박힌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TV와 컴퓨터 화면 사이에서만 오고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비록 글과 그림뿐이라 할지라도 나뭇잎사귀의 초록빛과 높은 하늘의 푸른 빛과 새벽 이슬에 맺혀있는 무지개 빛 색깔들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했기 때문에 이 ’작은 영웅’이라는 타고르의 동시집을 읽어본 나의 마음은 우리 아이가 맛있는 것을 입에 오물거리며 미소짓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흐믓하고 기쁠 수 있었다.

이 책은 한글을 조금씩 읽어나가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같이 읽어주기에 알맞을 듯 하다. 환상적인 시어들은 서사적인 느낌을 가져다 주고, 화사하고 따뜻한 그림들도 아이들의 색감각을 익히게 하는데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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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절판


아이와 나는 거의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먹고 도서관으로 가서 두세시간 책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먹고 낮잠을 자고 저녁을 먹고 아이가 좋아하는 퍼즐, 블록을 함께 하고 책을 읽어주고 일과를 마치는 것이다.

그런데 11월에 아기를 갖게 되면서 거의 모든 시간 누워만 지내야 하니 엄마와 늘상 뭔가 함께하던 아이는 당황하게 된것 같다. 자신의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집에서만 보내야하니 갑갑해선지 짜증이 부쩍 늘어나고, 그런 아이에게 나는 달래주고 안아주기보다는 윽박지르고 "엄마 힘들어, 그러지마"라는 말만 했다. 내가 변해서 아이가 변했는데도 내 자신의 문제를 먼저 살피지 못하고 아이탓만 하니 아이가 괴로울 수밖에...

급기야 아이는 온몸에 두드러기까지 나고, 한밤중에 깨워 갑자기 울음을 떠뜨리기도 했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이와 함께 진정으로 함께할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기책을 빼서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보았다. 아이는 진심으로 좋아했다. 저녁마다 책을 꺼내 그리기를 하자고 한다. 그런 시간을 갖게 되면서 아이와의 관계가 다시 전처럼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난 동물을 잘 그려요>는 세살배기 우리 아이에겐 좀 어려울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아이가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함께 매일 저녁 그리기를 따라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그림을 잘 못그리는 엄마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가 있다. 그림의 순서와 그림을 조금 변형해서 그릴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에게 처음부터 하나 하나 보면서 그리기를 해줘봤다.

그리고 내가 그린 그림 위에 아이가 색칠을 하도록 했다.
아이는 아직 영역의 구분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즐거워하며 색을 칠했다.

아이에게 어떤 것을 그려줄까 물었더니 '개구리'를 그려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려주었더니 색칠을 한다. 그리고 개구리 옆에 점, 점, 점을 그린다.
"그건 뭐야?"하고 물었더니 개구리 똥이라고 말한다.(^^::)

다음날,아이에게 사자를 그려주었더니 아이가 자기도 그리겠다고 한다.
먼저 동그라미를 그리고, 눈을 그리고, 갈기를 그리고 색칠을 했다.

짜잔~ 아이가 그린 사자 그림이다.
첫 그림치고는 나쁘지 않다.
아이에게 칭찬을 듬뿍해주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주었더니 아주 흐믓해 하였다.

아이에겐 책이든 블록이든 그림이든 그게 무엇이 되었든 학습이 아니라 놀이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항상 조바심 내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항상 원한다. 아이가 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할때는 아이에게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행동부터 체크해야 된다는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그리기 쉽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인데다 함께하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역시도 충분히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니 세살 이상의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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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0-12-24 23:37   좋아요 0 | URL
저도 요 책 샀답니다. 근데 언제쯤 그려볼 수 있으려나요..
요즘 이래저래 많이 바쁘네요... ㅡㅡ; (변명일수도 있공)

아기가 참 귀여워요. 특히 짧은 앞머리가 인상적이네요. 저도 어릴때 저런 헤어스타일이었거든요.. ^^
 
나는야 빵호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3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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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도 연예인 누군가가 사랑의 연탄배달을 했다고 뉴스에 뜬 걸보면 아직도 연탄을 때야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나보다. 어렸을 적 낙도에서 살았던 내겐 연탄보다는 나무를 더 많이 땠고, 다소 얼마간 연탄을 때기도 했지만 연탄에 대한 기억은 뜨스함보다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기억뿐이다.

<나는야 빵호돌>은 이금이 작가의 장편동화다. 15년전쯤 선보였던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왔다. 주인공 백호돌은 여덟살 아이다. 달동네라고 불릴만한 곳에서 엄마와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실제 여덟살이지만 출생신고를 늦게한 바람에 또래 친구들들이 다가는 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졸업한 유치원을 또다니기는 싫어서 왠지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다. 엄마는 생활을 꾸리기 위해 일을 나가야 하고 호돌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홀로 차려진 밥상을 마주해야 한다. 심심한 차에 아랫동네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갔다가 만난 할아버지를 선생님으로 삼고 모래밭학교 학생이 된다. 할아버지 선생님은 호돌이에 비해 사는 것은 걱정이 없는 분이다.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 은퇴했고, 지금은 의사 아들네 집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호돌이와 마찬가지로 심심하다. 

둘의 만남은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이를 오해한 엄마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관계가 되고 만다. 그러다 엄마가 연탄가스를 마시고 정신을 잃으면서 할아버지에게 신세를 지게되고 오해는 풀리게 된다. 

책을 읽고 나서 좀 무거운 생각이 들었다. 근래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문제로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다녔는데 매달 부담해야 하는 보육료를 보니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겐 이것도 큰 부담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소득층 아이들은 정부 지원이 되지만 우리처럼 작은 평수의 집 하나 소유하고 있으면 그나마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어린이집 보내는 문제로 머리가 아픈데 아이가 자라면서 보내야할 각종 학원들의 비용에 정말 허리가 휘청거릴 것 같다.

또 하나는 노인의 일자리 문제다. 정부에서는 출산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책임져야할 노인인구는 늘어나 걱정이라고 난리다. 그런데 사실 그건 공연한 말이란 생각이 든다. 노동욕구를 가진 노인들은 참 많다. 그런데도 일정의 나이가 되면 퇴출시키고 있다. 뿐인가. 요즘은 한참 일할 나이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 젊은이들도 참 많다. 젊은이들에게도 일자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노인에게 제공해줄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기업이 노인의 노동력을 원할까? 당연히 노인보다는 싼값에 막 시켜먹을 수 있는 젊은 노동력을 원할 것이다. 그러니 항상 기업의 입장에서 정책을 펴는 정부가 출산율을 운운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낳아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사실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노인을 경시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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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문고판) -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 작품 수록 네버엔딩스토리 21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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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 하면 서시를 기억할 것 같다. 고교시절 유난히 시를 좋아했던 나는 노트를 마련해서 좋아하는 시들을 따로 모아 적어놓고 읽어보고 또 읽어보곤 했었다. 그중에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 ‘자화상’, ‘별 헤는 밤’이 있었다는 것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만나면서 생각이 났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우선 표지와 두께가 세 살배기 내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보다. 아이는 내가 손대기도 전에 들고 자기 책꽂이에 꽂았다가 꺼냈다가 하면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엄마도 한번 읽어보자”라고 달래보아도 듣지 않길래 “엄마가 읽어줄까?”했더니 살짝 웃으면서 책을 들고 온다.




책을 펴들고 앞부분을 읽어주는데 아이에게 읽어주기에 무리가 없다. 짧으면서도 아름다운 시어들이 맑은 심성을 가졌을 듯한 시인을 마주한 느낌이다. 책을 읽다가 아이와 함께 밖에 나가 별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조금은 차가운 그러면서도 시원한 겨울밤의 정경은 별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아침에 보니 남편이 책을 읽고 있다. 바로 이 책이다. “두고 두고 읽기에 좋은 책이다”라고 말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이 한권의 시집은 남녀노소 온 가족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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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아파! - 마음에 상처를 입기 쉬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법 인성교육 보물창고 12
헬렌 레스터 글, 린 먼싱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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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상처를 입기 쉬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법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그림책이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누군가와 말을 한다.
하지만 그 말들은 어떤 순간엔 말이 아니라 비수가 되어 남을 마음을 후비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선 다른 사람의 그냥 지나가는 말이나 칭찬을 곡해해서 듣고 괜히
자신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서 말이란 늘 신중해야 하며 자신의 사고나 시각이 혹시나
좀 왜곡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때도 있다.




주인공 하마순은 아주 튼튼한 하마다.
어느 정도냐면 걸어가면 세상이 흔들리고, 친구들과 <빨리 가라앉기> 시합을 하면
항상 일등이다.

힘센 턱으로 잔디 깎는 기계보다도 빨리 들판의 품들을 먹어 치울 수 있고,
발가락 열여섯 개가 상처가 나도 울지 않는다.

하지만 외모와는 말리 아음은 굉장히 순하고 여리다.
그래서 마음에 상처를 잘 입는다.

친구들이 하마순에게 멋져보인다고 해도, 다리가 튼튼하다고 해도,
귀가 정말 작고 귀엽다고 해도 하마순에겐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하마순에게 멋지다는 것은 컵케이크가 멋지다는 것이다.
튼튼하다는 것은 피아노 다리와 같다는 것이고, 작고 귀여운 것은 바로 사람들이다.
친구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생각으로 판단한
하마순은 마음에 상처를 받고 울고 만다.

시간이 흐르자, 친구들은 하마순이 또 울까봐 더는 말을 걸지 않는다.
하마순은 외톨이가 되고 만다.

어느날 하마들은 모두 모여 축구를 한다.
하마순은 골키퍼다. 튼튼한 몸으로 골대를 지키고 있는 하마순의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그런데 그때 삐딱한 코끼리 삐딱코가 나타나 시비를 건다.
골대를 점심으로 먹겠단다.
삐딱코가 하마순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자.
"비켜, 이 무지막지한 덩치야!"


하마순은 무서웠다. 하지만 자기 자리를 꼭 지킨다.
그러자 삐딱코는 능글능글 웃으며 하마순의 약을 올린다.
"너 말이야. 칙칙하고 똥똥한 게 정말 꼴불견이로구나."
"넌 다리가 정말 나무 밑동아리 같구나."
"넌 네 귀가 괴상하게 생겼다는 건 아니?"

(삐딱코와 하마순의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

상처를 받은 하마순은 울면서 말한다.
"칙칙하고 똥똥하며, 다리가 나무 밑동아리 같고, 귀가 괴상하게 생긴 것은
바로 코끼리야!"

이 말에 삐딱코는 깜짝 놀라 욕조로 뛰어가 물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본다.
글쎄, 하마순의 말이 똑 맞지 뭐야.

삐딱코는 털썩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다.
"넌 내 마음에 상처를 줬어!"

눈물을 펑펑 쏟는 삐딱코를 보자 미안해진 하마순은
젖은 수건과 코를 풀 화장지를 가져온다.

"그래그래. 나는 네 기분을 잘 알아."

얼마 뒤 삐딱코는 점심을 먹고 돌아와 하마들의 경기를 응원하러 오겠다며 떠나면서 하는 말
"하마순아, 넌 정말 굳센 녀석이야."

하마순은 드디어 순순히 인정한다. "뭘, 그 정도쯤이야! 어쨌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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