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빵호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3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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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도 연예인 누군가가 사랑의 연탄배달을 했다고 뉴스에 뜬 걸보면 아직도 연탄을 때야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나보다. 어렸을 적 낙도에서 살았던 내겐 연탄보다는 나무를 더 많이 땠고, 다소 얼마간 연탄을 때기도 했지만 연탄에 대한 기억은 뜨스함보다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기억뿐이다.

<나는야 빵호돌>은 이금이 작가의 장편동화다. 15년전쯤 선보였던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왔다. 주인공 백호돌은 여덟살 아이다. 달동네라고 불릴만한 곳에서 엄마와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실제 여덟살이지만 출생신고를 늦게한 바람에 또래 친구들들이 다가는 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졸업한 유치원을 또다니기는 싫어서 왠지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다. 엄마는 생활을 꾸리기 위해 일을 나가야 하고 호돌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홀로 차려진 밥상을 마주해야 한다. 심심한 차에 아랫동네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갔다가 만난 할아버지를 선생님으로 삼고 모래밭학교 학생이 된다. 할아버지 선생님은 호돌이에 비해 사는 것은 걱정이 없는 분이다.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 은퇴했고, 지금은 의사 아들네 집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호돌이와 마찬가지로 심심하다. 

둘의 만남은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이를 오해한 엄마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관계가 되고 만다. 그러다 엄마가 연탄가스를 마시고 정신을 잃으면서 할아버지에게 신세를 지게되고 오해는 풀리게 된다. 

책을 읽고 나서 좀 무거운 생각이 들었다. 근래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문제로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다녔는데 매달 부담해야 하는 보육료를 보니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겐 이것도 큰 부담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소득층 아이들은 정부 지원이 되지만 우리처럼 작은 평수의 집 하나 소유하고 있으면 그나마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어린이집 보내는 문제로 머리가 아픈데 아이가 자라면서 보내야할 각종 학원들의 비용에 정말 허리가 휘청거릴 것 같다.

또 하나는 노인의 일자리 문제다. 정부에서는 출산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책임져야할 노인인구는 늘어나 걱정이라고 난리다. 그런데 사실 그건 공연한 말이란 생각이 든다. 노동욕구를 가진 노인들은 참 많다. 그런데도 일정의 나이가 되면 퇴출시키고 있다. 뿐인가. 요즘은 한참 일할 나이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 젊은이들도 참 많다. 젊은이들에게도 일자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노인에게 제공해줄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기업이 노인의 노동력을 원할까? 당연히 노인보다는 싼값에 막 시켜먹을 수 있는 젊은 노동력을 원할 것이다. 그러니 항상 기업의 입장에서 정책을 펴는 정부가 출산율을 운운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낳아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사실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노인을 경시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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